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찰 풍선(spy balloon)’이 며칠째 미국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페루 정정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페루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8%만이 완전한 민주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측정 결과가 나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상공에 중국 스파이 풍선이 떴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미국 국방부는 미국 상공에 나타난 중국 스파이 풍선이 동쪽으로 이동해 지금 미국 중앙부 상공에 있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풍선은 정찰용으로 18.3km 상공에 있고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는데요. 하지만 풍선의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부는 풍선이 중국 것이라고 명시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 풍선이 중국 풍선이고 기동하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부에 큰 화물이나 정찰장비를 실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문제의 풍선이 지금도 미국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풍선이 앞으로 며칠 동안 더 미국 상공에 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풍선이 진로를 바꿨기 때문에 풍선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군 당국이 수상한 비행체를 그냥 두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미 공군이 한 때 전투기를 출격시켜 풍선을 격추하는 것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의 풍선은 지난 1일에는 미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에 떴는데요. 하지만 격추할 경우 잔해 때문에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계획을 접었다고 미군 당국자들은 전했습니다.한편 라이더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풍선이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리적으로 위협을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는데요. 현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몬태나주에는 주요 미군 시설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운용하고 유지하는 미 공군 기지 3곳 가운데 1곳이 몬태나주에 있습니다. 한 국방부 관리는 몬태나 상공에서 중국의 풍선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풍선은 전보다 훨씬 오래 몬태나 상공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풍선이 어떤 경로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온 건가요?
기자) 네. 앞서 국방부 관리들은 이 풍선이 중국에서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를 지나 캐나다 북서부를 거쳐 미국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풍선이 캐나다도 통과했다는 건데, 캐나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캐나다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과 협력해 문제의 풍선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캐나다 국민들은 안전하며, 캐나다 영공의 2차 침범 가능성에 대비해 영공 안전을 위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과거에도 이런 정찰용 풍선 같은 걸 이용한 사례가 있었나요?
기자) 네. 냉전 시대, 미국과 옛 소련 모두 이런 부류의 감시 풍선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감시 풍선은 통상 2만4천~3만7천m 상공에서 작동하는데요. 이는 민간 항공사의 항공기나 전투기의 비행 고도보다 훨씬 높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과거 다른 곳에서 이런 종류의 풍선 활동을 포착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어떤 반응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3일 성명을 내고, 해당 풍선은 주로 기상 관측을 위한 목적의 연구용 민간 비행기구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또, 이 비행기구의 조종 능력이 제한적이라면서, 바람 때문에 계획된 경로에서 한참 벗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 비행기구가 미국의 영토에 진입한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 추측하고 선전하는 것은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주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이 일정이 연기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국무부 고위관리는 이번 중국 풍선 사건 때문에 블링컨 장관이 중국 방문을 연기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이 관리는 “의회, 그리고 행정부처들과 논의한 결과, 현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이 중국에 갈 상황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고 전했는데요. 상황이 허락하면 블링컨 장관이 다시 중국 방문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조정소통관은 지난 1일 블링컨 장관이 오는 5일과 6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쪽에서는 이에 관해 뭐라고 합니까?
기자) 3일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문제의 풍선 사건이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마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현재로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솔로몬제도에 미국대사관이 다시 문을 열었군요?
기자) 네. 2일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에 미국 대사관이 공식 개관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1일) 성명에서 솔로몬제도에 미국 대사관을 다시 연 것은 양국의 관계를 개선하고 솔로몬제도 국민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는 지정학적 이유로 최근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남미 페루로 가봅니다. 페루의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루에서는 지난달 초,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으로 물러난 이래 대규모 시위와 소요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3일 조기 총선에 관한 새로운 법안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총선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페루의 총선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정 불안 사태가 계속되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조기 총선을 통해 정국 안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총선을 언제 치르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볼루아르테 정부가 마련한 새 법안에 따르면 총선과 대선은 10월에 실시합니다. 그리고 선출된 의원과 관리들은 12월 말에 취임해서 2028년 7월까지 5년 임기를 수행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는데요.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는 3일 오후, 의회에 새로 마련한 법안을 제출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페루 의회는 이미 여러 차례 조기 총선 관련 법안을 거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페루 의회는 지난 1일에도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제안한 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해당 법안은 12월에 총선을 치르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페루 의회는 찬성 54표 대 반대 68표로 부결했습니다.
진행자) 카스티요 전 대통령 소속 정당도 관련 법안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페루 리브레’는 2일 저녁, 조기 총선과 새 헌법에 관한 국민투표를 촉구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이 밖에 조기 총선에 관한 여러 제안이 나오고 있지만 정당 간에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막후 협상에서 사장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조기 총선을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일부 우파 의원들은 조기 총선이 실시되면 자신들의 의원직이 상실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고요. 반면 좌파 정당은 새 헌법 제정을 위해 국민투표를 하지 않는 한,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시위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 탄핵 후 지금까지 적어도 48명이 사망했습니다. 특히 시위 초기, 주로 남부 시골 지역에 집중됐던 시위는 점점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는 수도 리마에서도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왜 탄핵당한 겁니까?
기자) 페루 의회는 지난달 초, 카스티요 전 대통령 측근들의 부패 혐의 등 ‘도덕적 무능’을 이유로 탄핵안을 가결했습니다. 좌파 출신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페루 정치권과 사법계 등 기득권의 개혁을 추진해왔는데요. 결국 집권한 지 1년 반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페루 검찰은 반란과 음모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요. 페루 대법원이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게 18개월 구금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8%만이 ‘완전한 민주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측정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조사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최근 ‘2022 민주주의 지수’를 발표했는데요. 167개 나라와 영토의 민주주의 지수를 측정해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EIU가 측정한 민주주의 지수에서 ‘완전한 민주국가’ 외에 또 어떤 부류가 있습니까?
기자) 네. ‘결함 있는 민주국가’, ‘혼합 체제’, 그리고 ‘권위주의 체제’로 모두 네 부류입니다. 전 세계 인구 중에 결함 있는 민주국가는 37.3%, 혼합 체제는 17.9%, 그리고 권위주의 체제는 36.9%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을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하는 기준은 뭔가요?
기자) 네. ‘선거과정과 다원주의, ‘정부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그리고 ‘시민자유’ 등 5가지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서 이를 합산해 분류했습니다. 10점 만점에서 8점이 넘으면 완전한 민주국가, 6점이 넘으면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이 넘을 경우 혼합 체제, 그리고 4점 이하라면 권위주의 체제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 평균 점수는 5.29점으로 전년도 5.28점과 비교하면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 지수에서 점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어디였습니까?
기자) 네. 노르웨이가 9.81로 1위였습니다. 이어 뉴질랜드가 9.61, 아이슬란드 9.52, 스웨덴 9.39, 그리고 핀란드 9.29점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하위권에는 어떤 나라들이 들어갔나요?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이 0.32점으로 최하위였습니다. 이어 미얀마 0.74, 북한이 1.08, 중앙아프리카공화국 1.35, 그리고 시리아 1.43점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은 순위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미국은 7.85점으로 30위에 올랐는데 전해보다 순위가 네 계단 내려왔습니다. 7.85점이면 ‘결함이 있는 민주국가’에 해당합니다. 또 권위주의 체제로 분류되는 중국은 1.94점으로 공동 156위였는데 전해보다 순위가 여덟 단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8.03점으로 24위였는데, 2021년보다 순위가 여덟 계단이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한국은 가까스로 완전한 민주국가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민주주의 지수 점수에서 변동이 가장 컸던 나라는 어딘가요?
기자) 네. 점수가 가장 많이 오른 나라는 태국입니다. 태국은 2021년에 점수가 6.04점이었는데, 지난해 6.67점이 됐습니다. 그밖에 앙골라와 니제르, 그리스, 몬테네그로가 점수가 많이 올랐습니다. 반면에 점수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나라는 러시아였습니다. 러시아는 점수가 2021년 3.24점에서 지난해 2.28점으로 0.96점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순위로는 146위로 최하위권에 근접했습니다. 그밖에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 부르키나파소, 그리고 아이티 등도 점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몇 위에 올랐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는 5.42점으로 87위였습니다. 전해보다 순위가 한 단계 내려왔는데요. 5.42점이면 혼합 체제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