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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카노 하원의원] “미한일, ‘중국 초점’ 군사 공조 확대해야…한일관계 개선이 핵심”


마크 타카노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마크 타카노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미한일 3국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 억지에 초점을 맞춘 군사 공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민주당의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이 밝혔습니다. 지난달 말 미 의원 대표단을 이끌고 일본, 한국을 방문했던 타카노 의원은 2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국 간 군사적 협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일본계 미국인인 타카노 의원은 또 미한일 동맹의 확대와 심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의회에서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인물로도 유명한 타카노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서울에서 열린 미한일 의원회의에서 동북아 안보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들이 다뤄졌나요?

타카노 의원) 회의의 비밀보호 규정 때문에 일반적으로만 말하자면 우리는 세 나라가 더 가까워질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미한일 3국 관계는 더 확대되고 심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미국이 세 나라 간 군사적 상호운용성이 현재보다 더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고 봅니다. 정보 공유 등 어느 수준에서는 이미 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은 더 강력한 3국 동맹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더 나은 관계가 필요한데, 한일 관계 개선이 정말 핵심입니다. 한일 관계에는 수십 년에 걸쳐 힘든 시기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미한일 의원회의에 수년간 참여해왔는데요. 올해는 한일 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을 봤습니다. 지난번 대면 회의 때 일본 자민당 의원들은 참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회의에 오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는 참석했습니다. 저는 일본 정부가 정말로 한국과 함께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한일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국 모두의 큰 정치적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제32차 미한일 의원회의가 열렸다. 사진 = 대한민국 국회.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제32차 미한일 의원회의가 열렸다. 사진 = 대한민국 국회.

기자) 한일 관계 문제가 미한일 3국 공조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장을 주고 있나요?

타카노 의원) 현재 미한일 3국 간 군사적 운용과 협력은 사실 매우 제한적입니다. 3국 군사 공조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순 없습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함께 하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북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타이완 해협에 가하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커졌으면 합니다. 중국이 역내에서 한국, 일본과의 경계에 대한 시험을 늘리고 있는데, 중국의 이런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억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돼야 합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일본에 비해 한국이 미국과 더 의견을 달리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 나름의 복잡한 상황때문입니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소속인 저는 한국의 그런 입장을 존중합니다만 중국이 위험을 가하는 방식에 대해 더 신경을 쓸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보수 정부가 타이완 해협에서 항해의 자유 보호가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공식화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것이죠.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한국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3 ∙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 묘사하기도 했는데요. 한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일본보다는 확실히 더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타카노 의원) 미국의 한 관찰자로서, 그리고 미국의 한인들과 광범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는 일본이 역사에 대한 속죄에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일부 지도자들은 한국 및 태평양 지역의 다른 나라들을 불필요하게 적대시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한국 정치인들이 그런 기회를 이용했던 적도 있지만요. 하지만 저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일부 행동과 일부 일본인들이 지나치게 행동한 방식에 확실히 불만이었습니다.

기자) 미한일 의원회의가 한일 관계 개선에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타카노 의원) 팬데믹 이전 참여했던 미한일 의원회의에서는 한일 간 매우 격한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의는 정말 솔직했고 생산적이었습니다. 의원들, 특히 다른 정당 소속의 의원들과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한국 사이의 역학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본의 정책을 극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한국 양당의 사고방식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한국의 많은 정책 입안자들도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본과 한국 의원들이 반감을 낮추고 새로운 차원의 협력을 시도하는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 의원으로서, 그리고 일본계 미 의원으로서 한일 관계 개선에 어떤 역할을 하길 원하십니까?

타카노 의원) 제 역할은 편을 드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미국에서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에 항상 구별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본 측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일본인과 한국인은 미국인들이 보기에 매우 비슷해 보인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어떤 차별적인 일이나 인종차별적인 사건이 일어날 때 미국 내 일본계와 한국계는 종종 하나로 간주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저는 한국과 일본 사이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언급하고 싶습니다. 이번 일본 방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성소수자 평등 문제에 대한 일본 내 여론과 관심 수준이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여론은 이 문제에 한국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한국 방문 중 한국에 있는 동성애자 친구를 만났는데,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만약 일본이 성소수자 보호 확대에 나선다면 한국도 그렇게 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지금까지 민주당의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으로부터 한일 관계와 미한일 3국 공조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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