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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곡물 수출 협정 연장 합의...오커스, 호주에 핵잠수함 공급 계획 발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상선들이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에 따라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상선들이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이번 주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연장 기간은 종전의 절반인 60일로 줄었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의 오커스(AUKUS) 동맹국이 역사적인 핵잠수함 공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EU) 입법 기구인 유럽의회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치를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재연장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러시아가 13일 유엔과 협상을 통해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다시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당초 오는 18일 종료될 예정이었는데요. 세계 식량 안보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엔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재연장 협상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지난해 처음 체결됐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흑해 항구를 봉쇄했습니다. 이로써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막혔는데요. 그러자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했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 가난한 나라들에 인도적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에 나서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3곳을 통한 곡물 수출 허용을 골자로 하는 4자 간 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이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지난해 11월에 120일 연장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60일로 연장 기간이 절반으로 줄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13일 성명에서 “러시아는 3월 18일 이후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추가 연장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단 추가 연장 기간은 60일이라고 못 박으면서 “이후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러시아산 농산물 수출의 정상화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러시아 농산물은 정상적으로 수출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인가요?

기자) 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협정 체결 당시 했던 약속과는 달리 러시아산 농산물과 비료 수출길은 여전히 완전히 개방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는데요. 하지만 관련 자료를 보면 이런 주장과는 달리 러시아의 곡물 수출은 대체로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자료 내용을 좀 볼까요?

기자) 네. AP 통신이 세계적인 금융정보회사인 ‘레피니티브(Refinitiv)’ 자료를 인용해 전한 건데요.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12월, 그리고 올 1월의 러시아산 밀 선적 규모는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24%나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 또는 그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말하고 있는 ‘가시적 진전’이라는 건 어떤 것들일까요?

기자) 러시아 대표단을 이끈 세르게이 버시닌 외교부 차관은 현재 서방의 제재로 은행 결제, 물류 운송, 보험 등에 필요한 금융 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가시적 진전에는 금융 활동 동결 해제와 ‘톨리야티-오데사 파이프라인’ 재개도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톨리야티-오데사 파이프라인 재개를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해당 파이프라인은 러시아의 톨리야티와 우크라이나의 오데사를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비료 수송관입니다. 세계 최대 비료 수출국의 하나인 러시아는 전쟁 전 오데사항을 통해 비료를 수출해왔는데요. 러시아는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에 합의하면서 파이프라인을 재개하고 러시아산 비료 운송을 허용할 것도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에서 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 곡물이 아프리카 등 가난한 지역으로 가는 게 아니라 대부분 잘 사는 나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협정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이런 주장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엔은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금까지 약 2천410만t의 곡물이 수출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개발 도상국으로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은 러시아 측의 입장을 유념하고 있으며,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 쪽 반응 볼까요?

기자) 우크라이나는 60일 연장에 반발했습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60일만 연장하겠다는 러시아의 입장은 협정 내용에 배치된다”고 강조하면서 협정 보증인인 유엔과 튀르키예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미국은 재연장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세계는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우리는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전 이후 세계 곡물 가격이 30% 가까이 오른 것을 봤다”면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반드시 연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왼쪽) 호주 총리,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13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오커스 안보 협력에 관해 공동회견하고 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왼쪽) 호주 총리,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13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오커스 안보 협력에 관해 공동회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오커스(AUKUS) 지도자들이 회동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3국으로 구성된 ‘오커스(AUKUS)’ 동맹 정상들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3국 정상들은 이어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커스 차원의 첫 조처로 호주에 대한 핵추진 잠수함 공급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미국 대통령] “In forging this new partnership, we’re showing again how democracies can deliver our own security and prosperity — and not just for us but for the entire world…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 새로운 동반자 관계 구축을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가 우리의 안보와 번영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단지 세 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제작한 핵잠수함을 제공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척을 판매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로 2척을 더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도 시점은 2030년대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10년은 빠른 일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잠수함들은 핵추진이지, 핵무장이 아니라면서 미국이 핵무기를 파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의 중요성도 언급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미국 대통령] “Each of us standing here today representing the United States, Australia, and Great Britain is deeply committed to strengthening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regime…”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세 사람이 미국과 호주, 영국을 대표해 오늘 이 자리에서 섰다면서, 3국은 NPT를 엄숙히 준수하고 있고 핵확산 금지 체계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로써 호주도 핵잠수함 보유국이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 나라 계획대로라면, 호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 핵잠수함 보유국이 됩니다. 이 밖에도 오커스는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 초반에 새로운 핵잠수함(SSN-오커스)을 설계, 건조해 보유한다는 방침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제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오커스의 최우선 목표는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앞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된 호주 총리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미국이 핵추진 기술을 공유하는 것은 6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국가의 주권이 존중되고, 개인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이는 모든 나라가 강압 없이 자국의 주권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세계”라며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총리의 주요 발언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보다 직접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점증하는 강압적 행동, 북한과 이란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도발은 위험과 혼란, 분열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낙 총리는 또 영국은 60년간의 잠수함 운영 기술을 호주 기술진과 공유해 호주가 자신들의 함대를 직접 건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중국은 3국의 합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라고 크게 반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그 같은 합의는 군비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며 냉전 시대의 전형적 예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심각한 핵확산 위험을 초래하며 NPT의 목표와 목적에 위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니더라우셈에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독일 니더라우셈에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의회가 역내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승인했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입법 기구인 유럽의회가 14일 몇몇 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생태계를 확대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두 법은 역내 27개 회원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에서 55%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주요 기후변화 법안들 가운데 일부입니다.

진행자) 두 법의 세부 내용을 알아볼까요?

기자) 네. 먼저 도로 운송, 건물 난방, 농업, 소규모 산업 장치, 그리고 쓰레기 관리 등을 포함한 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제시한 법이 있습니다. 이 법은 이른바 ‘탄소 공유규정’의 개정안인데요. 해당 분야에서 2030년까지 연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에서 4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전에 설정된 목표치가 30%였는데, 이번에 유럽의회가 승인한 법은 이걸 40%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나라별로 이 목표치에 차이가 있는데요. 목표치가 최소 10%에서 최대 50%입니다.

진행자) 해당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60%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산업이나 발전 분야와는 달리 이 분야는 EU 탄소 시장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진행자) 나라별로 감축 목표치가 다르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유한 나라들, 예를 들면 덴마크나 핀란드, 독일, 룩셈부르크, 스웨덴 같은 나라는 감축 목표치가 50%이고요. 반면 불가리아는 10%입니다. 각 회원국이 달성해야 할 목표치는 나라별 1인당 GDP와 비용 효율성을 근거로 산출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모든 EU 회원국은 부여된 목표치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고요. 매년 목표치를 초과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증해야 합니다.

진행자) 유럽의회가 승인한 두 번째 법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두 번째 법은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는 유럽 내 숲이나 습지, 그리고 여타 ‘싱크(sink)’, 즉 탄소 흡수원을 확장해서, 2030년까지 지금보다 약 15% 늘어난 3억1천만t의 이산화탄소를 없애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모든 EU 회원국에는 전체적인 역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 흡수 목표치가 부여되는데요.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제재가 있습니다.

진행자) 산림이나 습지 등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carbon sink’, 즉 ‘탄소 흡수원’, 또는 ‘탄소 흡수계’라고 합니다. 이런 탄소 흡수원은 오래된 산림의 재정비나 새로운 숲 조성, 식물 잔해가 쌓인 이탄지의 습기 복원, 그리고 땅에 탄소를 가두기 위한 경작 감축 같은 농경 방식 변경 등을 통해 조성할 수 있습니다. 최근 유럽 내 탄소 흡수원이 줄어드는 현상이 보이는데요. 이 법은 이를 되돌리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승인된 법안들이 바로 발효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각 회원국이 이를 승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각 회원국과 의원들이 지난해 법안 세부 사항에 합의했기 때문에, 최종 투표에서 내용 변경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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