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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권보고서 “북한 내 살인·고문 등 인권 유린 만연…책임자 처벌 없어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에서 살인과 고문, 인신매매 등 광범위한 인권 유린 행위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미국 국무부가 연례 인권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하지만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모든 수준에서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20일 발표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 북한 부분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무부 북한 인권 보고서]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is an authoritarian state led by the Kim family since 1949. The most recent national elections, held in 2019, were neither free nor fair.”

보고서는 북한은 1949년부터 김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라며, 가장 최근인 2019년 치러진 선거(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출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 교체가 불가능한 곳이 북한이며, 정치 참여도 엄격하게 제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나 그 대리인들이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는 수많은 보고가 있다”며 “북한 정부는 이에 대한 효과적인 조사 체계가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무부 북한 인권 보고서] “There were numerous reports that the government or its agents committed arbitrary and unlawful killings. The government had no effective investigative mechanism. The internal security apparatus includes the Ministries of Social Security and State Security and the Military Security Command. Authorities maintain effective control over the security forces. There were reports that members of the security forces committed numerous abuses.”

이어 북한 내부 보안 기구로는 사회안전성과 국가보위성, 보위국이 있고 당국은 보안군에 대한 효과적인 사회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보안군이 수많은 학대를 저질렀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 정권에 의한 불법적이거나 자의적인 살인, 강제 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주의적인 대우와 처벌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탈북민 증언과 비정부기구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정치범 수용소 내 처우도 고발했습니다.

[국무부 북한 인권 보고서] “Nutrition, hygiene and the medical situation inside prison camps were dire. There were no statistics for deaths in custody, but defectors reported deaths were commonplace as the result of summary executions, torture, lack of adequate medical care and starvation.”

수용소 내 영양과 위생, 의료 상황이 심각하다는 겁니다.

이어 구금 중 사망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즉결 처형과 고문, 적절한 의료 서비스 부족과 기아로 숨지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탈북민들이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수용소 내에서 구타와 전기고문, 물고문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어린이들은 12시간 이상 강제 노역에 시달리며 교육 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는 인간이 누려야 할 어떤 자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인터넷 접속을 극도로 제한하고 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 자유를 실질적으로 차단하며 종교와 신념의 대한 자유 또한 엄격히 제한 한다는 겁니다.

또한 검열과 억압을 통해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통제하고 이동 및 거주의 자유 등도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이 같은 인권 유린을 저지른 당국자들을 기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징후는 없으며 북한 전체에 부패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보고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 유린과 부패에 대한 책임면제는 계속해서 만연해 있는 문제”라고 부연했습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북한의 과도한 대응 조치도 꼬집었습니다.

국경 봉쇄가 북한 주민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코로나 증세가 있는 주민을 위한 ‘특별 격리 시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식량과 식수, 의약품 부족으로 시설에서 사망하는 사례들이 보고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로 북한 내 국제기구 직원의 체류가 제한되고 탈북민 수가 감소됐다고 보고한 내용을 거론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코로나 사태 와중에 강제 북송을 위해 중국과의 국경을 개방한 지난 2021년 7월 중국이 탈북민 50명을 북송한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에 억류된 최소 1천 170명의 탈북민이 강제 북송의 위험에 처했다는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발표를 거론하며 탈북민은 북송되면 사형 등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국무부 북한 인권보고서] “Six South Korean prisoners (Kim Jung-wook, Kim Kuk-gi, Choi Chun-kil, Kim Won-ho, Ko Hyun-chul, and Ham Jin-woo) were believed to remain in detention in the DPRK, some of them already incarcerated for as long as nine years.”

“김정욱, 김국기, 최준길, 김원호, 고현철, 함진우에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중 일부는 9년이나 감금돼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국무부는 한국의 인권 상황을 담은 보고서에서는 대북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정부에 의해 제한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한국 인권보고서] “Another defector-led civic group, Fighters for a Free North Korea, stated police partially blocked the group in October 2021 from sending balloons over the border”

탈북민들이 주도하는 시민단체가 경찰이 2021년 10월의 대북전단 풍선 살포를 부분적으로 막았다고 주장했다는 겁니다.

또한 당시 한국 법원이 통일부의 이들 단체 설립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결하자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이 항소한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의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와 관련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보고서는 약 200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유린 상황을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며 엄격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국무장관] “Now, every year, I come to this podium for the launch of the Human Rights Report. I do so because the report embodies the importance of human rights for American diplomacy and for our vision of an open, free, prosperous, and secure world. Human rights are universal. They aren’t defined by any one country, philosophy, or region. They apply to everyone, everywhere.”

블링컨 장관은 “인권보고서가 발간될 때 마다 매년 이 연단에 오른다”며 “이 보고서가 미국의 외교와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번영되며 안전한 세계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위한 인권의 중요성을 구체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권은 보편적이며, 어느 한 국가, 철학이나 지역에 따라 정의되지 않는 것으로 모든 사람과 모든 곳에 적용된다”고 블링컨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1997년부터 매년 각국의 인권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외교, 경제, 인도주의적 지원 등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 자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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