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권리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핵무기 확산 억제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도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5대 핵보유국의 하나이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주도한 미국 정부가 각국의 탈퇴 권리를 다룬 NPT 10조를 한국에 적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에서 핵 위협을 줄이는 유일한 효과적 방법은 핵무기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continue to pursue the shared objective of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We believe that the only effective way to reduce nuclear threats on the Peninsula is by curbing the 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We have continued to reach out to the DPRK to engage in serious dialogue on this matter and have received no response.”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9일 ‘북한의 지속적 핵 위협에 직면한 한국에 비상사태시 조약을 탈퇴할 수 있다는 NPT 10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한 진지한 대화에 관여하기 위해 북한에 계속 손을 내밀었지만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윤석열 정부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지 않으며 기존의 확장 억제 매커니즘을 통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The Yoon administration has made clear that it is not pursuing a nuclear weapons program and that it is working closely with the United States through existing extended deterrence mechanisms. It is the DPRK that is pursuing an unlawful nuclear arsenal and raising nuclear tensions on the Peninsula. The United States maintains its ironclad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OK and extended deterrence, using the full range of U.S. military capabilities, including nuclear.”
또한 “불법적인 핵무기를 추구하면서 한반도에 핵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북한”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사용하는 한국 방어와 확장 억제력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에 대해 한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will continue working together to strengthen extended deterrence in the face of increased DPRK rhetoric about its nuclear weapons program. President Biden and President Yoon have tasked their teams to further plan for an effective coordinated response to a range of scenarios, including nuclear use by the DPRK. We are working to deepen consultation and planning, increase the frequency and intensity of U.S. strategic asset deployments, and expand table-top exercises to ensure our extended deterrence approach is responsive to this changing threat environment.”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에 따른 한국 국민들의 안보 우려는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은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수사적 발언이 증가함에 따라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효과적인 공동 대응을 위한 추가 계획을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의와 계획을 심화하고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빈도와 강도를 늘리며 우리의 확장 억제 접근 방식이 변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상 상황 대비 위기 대응 훈련인 도상연습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다섯 개 국가입니다.
NPT 10조 1항은 ‘각 당사국은 자신들의 주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본 조약상의 문제에 관련되는 비상사태가 자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본 조약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핵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국이 10조에 근거해 NPT를 탈퇴하고 핵 보유를 통한 방어권을 추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핵 보유국인 영국 정부도 VOA에 핵확산 방지와 핵 군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은 NPT에 따른 우리의 의무에 의거해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장기적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 “The United Kingdom is committed to the long-term goal of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in line with our obligations under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We firmly believe the best way to achieve denuclearisation of Korean peninsula is through gradual multilateral disarmament negotiated through the treaty.”
그러면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약을 통해 협상된 점진적인 다자간 군축을 통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계속해서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 “North Korea’s illegal ballistic missile launches continue to destabilise the peace and security of the Korean Peninsula. The UK will continue to call out violations of UNSCRs. We strongly urge North Korea to return to dialogue and take credible steps towards denuclearisation.”
이어 “영국은 계속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지적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고 비핵화를 향한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핵 보유국인 프랑스 정부는 NPT 10조에 따른 한국의 조약 탈퇴 가능 여부에 대한 VOA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북한의 핵 위협을 규탄한 최근 성명을 상기시켰습니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 “France is deeply concerned by the North Korean leader’s renewed call to accelerate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program, which he issued during his tour of a facility that was described as a storage site for tactical nuclear warheads. North Korea’s many provocations are contributing to growing tensions on the peninsula and in the region and represent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France once again urges North Korea to comply with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to return to the negotiating table in response to offers of dialogue, and to immediately end its destabilizing actions. We emphasize our determination to work with our partners toward the goal of North Korea’s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and to encourage dialogue among all the parties.”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 지도자가 전술핵탄두 보관 장소로 묘사된 시설을 방문하면서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가속화할 것을 거듭 촉구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잇단 도발은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지적하고 “프랑스는 북한이 즉각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대화 제의에 응해 협상장에 복귀하며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목표로 협력국들과 함께 노력하고 모든 당사국들 간 대화를 독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