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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아파트∙기숙사 폭격...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시작


22일 러시아군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시내 아파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2일 러시아군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시내 아파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아파트, 학교와 기숙사 건물 등에 폭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이슬람권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시작됐습니다. 아이티에서 갱단이 수도를 거의 장악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군이 또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22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과 자폭 드론 공격을 재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 폭격을 감행한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피격된 지역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있는 자포리자시와 수도 크이우 인근 소도시 르지시우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22일) 텔레그램에 미사일 공격을 받은 자포리자 시내 9층짜리 아파트 건물 영상과 함께 글을 올리고, 러시아군이 ‘짐승 같은 야만성’으로 평범한 보통 사람들과 어린이들이 살고 있는 주거 지역에 폭격을 가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 폭격으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지만 지금까지 이곳에서는 적어도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는데요. 현지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25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 가운데 3명은 중태라고 합니다.

진행자) 자포리자는 유럽 최대 원전이 있는 곳인데, 피격된 곳과 원전과는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기자) 자포리자시와 원전과는 약 100km 정도,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원전 근처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련의 폭격은 핵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6개의 원자로를 갖추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폐쇄된 상태이긴 하지만 핵연료 냉각 장치 가동을 위해서는 외부 전력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수도 크이우 인근에도 공격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이우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소도시 르지시우인데요.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22일) 새벽 이란제 자폭 드론을 이용해 르지시우에 있는 학교 건물과 기숙사 건물 2동을 공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적어도 8명이 사망했고요. 20명 이상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진행자) 공격 시점이 새벽이라고 하셨는데, 피격 당시 기숙사 건물에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기자)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구조요원들이 건물 잔해를 치우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현지 경찰 서장은 수습된 시신들 가운데는 1층에서 발견된 40대 남성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언론 매체들이 전하는 영상은 파괴된 건물 근처 바닥에 피투성이 운동화와 공 같은 것이 굴러다니며 참혹했던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공습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공군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러시아가 발사한 21대의 드론 가운데 16대를 격추했으며, 그 가운데 8대는 크이우 근교에서 격추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가 자포리자 점령지의 행정책임자로 임명한 블라디미르 로고프 수반은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이 아파트 단지를 강타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장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2일 동부 전선 도네츠크주 격전지 바흐무트를 방문해 병사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병원을 방문해 부상병들을 격려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공개한 영상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병사들을 격려하며 “우리의 영웅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바흐무트를 방문했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22일)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바흐무트는 지금 몇 개월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흐무트는 지금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현재 가장 치열한 전선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던 순간에도 전투는 계속됐는데요. 바흐무트 전투를 이끌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은 바흐무트 장악이 임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행정지가 있는 서쪽 지역을 사수하고 있는 가운데 몇 주째 교착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추가 지원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속한 포탄 전달 계획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EU 회원국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들은 이번 주 20억 달러 규모의 이 계획을 승인했고요. 정상들의 최종 재가만 남아 있는데요. 이 계획은 회원국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의 재고에서 탄약을 보내는 것과 EU 국가들이 협력해 더 많은 탄약을 공동 구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서방 동맹국들에 더 많은 무기, 특히 155mm 포탄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들이 라마단 시작 전날인 22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저녁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들이 라마단 시작 전날인 22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저녁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슬람권의 주요 행사인 라마단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슬람의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23일 대부분의 이슬람권 국가에서 시작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전날(22일) 라마단을 맞이하는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축하와 지지, 또 미국 내 이슬람 사회를 격려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라마단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행사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무슬림들은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금식을 해야 합니다. 물도 마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면 가족과 지인, 어려운 이웃 등을 불러 모두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진행자) 금식성월이라고 하는 걸 보니 한 달 동안 계속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이슬람 국가는 23일 저녁부터 시작해 다음 달 22일 저녁까지 한 달 동안 라마단을 지킵니다. 태양이 아니라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이슬람력에서는 달이 새로 뜨는 날이 한 달의 시작입니다. 그러다 보니 라마단 날짜는 매년 달라지고요. 같은 이슬람권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시작하는 날짜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라마단이 끝나면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가 시작됩니다.

진행자) 라마단을 맞이하는 각국의 표정 한 번 살펴보죠.

기자) 네. 일부 아랍권 국가는 극심한 경제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 라마단을 맞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강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와 시리아 무슬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지난 강진으로 약 1천400개의 사원이 파손, 또는 파괴됐습니다. 그 때문에 현지의 많은 무슬림이 사원 대신 임시 천막에서 기도하는 실정이라고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에서 이들 나라를 언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슬림 사회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파괴적인 지진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 그리고 또한 지난해 여름 홍수 피해를 당한 파키스탄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성명에서, 그동안 미국 정부가 써오던 터키 대신 ‘튀르키예’라는 국명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1년 넘게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일부 중동 국가는 물가, 특히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단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AP’ 통신에 모든 것이 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올랐다고 하소연했는데요. 수단의 정정 불안과 사회적 불안이 물가 폭등을 더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동의 화약고라고도 하는 예루살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의 라마단은 올해도 긴장 속에 시작됐습니다. 특히 이스라엘에 지난해 12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초강경 우파 정부가 출범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더구나 다음 달 초에는 이스라엘 민족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유월절이 시작되기 때문에 양측 간의 충돌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금 사법개혁을 둘러싸고 큰 진통을 겪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몇 달간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사법개혁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의회가 23일 사법개혁의 몇 가지 법안 중 하나를 통과시켜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날 처리된 법안의 핵심은 총리 탄핵 결정의 주체를 대법원이 아니라 내각과 의회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현재 뇌물 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총리직을 지킬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입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경관들이 갱단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경관들이 갱단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인 아이티에서 범죄조직인 갱단이 수도 대부분을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최근 보도한 내용인데요. 현지 분석가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90% 이상을 갱단이 장악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아이티에 있는 한 유엔 관리는 이 수치가 대략 60%라고 밝힌 바 있었는데요. 뉴욕타임스가 전한 추정치는 이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간단하게 말하면 치안을 유지해야 할 공권력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권단체인 아이티 국가인권수호네트워크(RNDDH)의 피에르 에스페랑스 이사는 뉴욕타임스에 “경찰도, 당국도, 정부도 완전하게 공백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국가 경찰력이 붕괴 일보 직전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 경찰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일단 경관 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유엔 계산으로는 3년 전엔 경관 수가 약 1만5천 명이었는데, 그새 많이 그만두거나 아예 나라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서 현재 9천 명이 안 된다고 합니다. 거기에 무장도 빈약하고 급료도 적은 데다가 규율도 나빠져서 수도 대부분을 갱단이 장악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에서 경관들이 자주 공격받는다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티 경찰 당국에 따르면 1월에만 최소한 경관 12명이 살해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많은 지역에서 경관들이 경찰서나 검문소를 버리고 달아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 노조 측은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몇 주 안에서 경찰력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갱단을 막지 못하면서 목숨을 잃는 민간인들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번 주에 유엔에서 관련 통계가 나왔는데요. 3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만 아이티 전역에서 200명 이상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많은 수가 집이나 거리에 있다가 저격수가 무작위로 쏜 총에 희생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갱단이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조준사격 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아이티에서는 거의 모든 곳이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그러자 관리들이 시민들에게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키고 정부에 의존하지 말라고 한답니다. 그러니까 각자도생하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관해서 아이티 정부는 뭐라고 말합니까?

기자) 네. 아리엘 앙리 총리 대행의 대변인인 장 주니오르 조제프 씨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이런 폭력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제프 대변인은 그러면서 경찰이 갱단을 진압할 능력이 더 이상 없다고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 정부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현재 아이티에는 실질적으로 선거를 통해 세워진 정부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리엘 앙리 총리 대행은 무능하다고 전반적으로 평가되고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의원들 임기가 1월에 끝나서 지금 의회도 없습니다. 거기에다가 사법부는 근본적으로 부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티는 지난 2021년 7월에 당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뒤부터 나라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완전하게 혼란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 등 몇몇 나라가 안보 원조를 아이티에 제공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들 나라는 그간 갱단 대응과 경찰특공대 훈련, 그리고 장갑차량 등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티 경찰은 갱단이 미국에서 기관총 같은 중화기를 밀반입해서 무장했기 때문에 갱단 화력에 대응하려면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합니다. 이런 가운데 아이티 정부가 치안 유지를 위해 군대를 파병해 달라고 여러 차례 국제사회에 촉구했는데요. 그런데 아이티 경찰은 앙리 총리 대행이 이를 통해 자기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면서 외국 군대를 불러들이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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