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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동맹 70주년 기획] 2. “IRA∙반도체법∙핵무장론 등 잠재적 갈등 극복 역량 충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미한 동맹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등 다양한 일정을 함께 하며 미한 동맹 70년의 성과를 확인하고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미한 동맹 70년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조망해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진화하는 미한 동맹 속에 내재된 잠재적 갈등 요인과 이견을 살펴보겠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오는 4월 26일 미한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열려 지난 70년간의 양국 동맹과 우정, 역사를 역동적으로 기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국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풀어야 할 잠재적 갈등 요인이나 이견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회담 성과에 대해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통제 조치 등을 거론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The U.S. will be looking for Korea to further align its policies and actions with those of the U.S., especially with respect to China on both the strategic and economic security fronts, to include greater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with Japan. Conversely, President Yoon will be seeking tangible relief from the US on some of the more stringent regulations it is imposing to restrict high tech trade and investment with China that significantly impact flagship Korean companies such as Samsung, Hyundai, and SK. Without something in hand from President Biden in this area, the Korean public is likely to view the summit as less than successful. At the end of the day, both leaders may come away less than fully satisfied, in my view.”

랩슨 전 대사대리는 17일 VOA에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의 기대와 관련해 “미국은 특히 전략적, 경제적 안보 영역에서 미국의 대중 정책에 한국이 더욱 연대하길 기대할 것이며, 일본과의 삼각 안보 협력 심화도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대로 윤 대통령은 대중 첨단기술 무역과 투자와 관련한 미국의 엄격한 규제에 대한 가시적인 완화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러한 규제가 삼성, 현대, SK 등 한국 주요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윤 대통령이 이 분야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가시적인 무언가를 받지 못한다면 한국 국민들은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두 지도자 모두 완전히 만족하지는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정상, IRA∙반도체법 우려 해결 의지 밝힐 것”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17일 VOA에 미국과 한국이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두고 마찰을 빚어 온 동시에 해법 마련에도 전념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We have over the last year seen friction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on this issue and primarily because it touches on to South Korea's most important export items, which are automotive and semiconductors. That being said, the US and South Korea have tried to take steps to work through these frictions as well. And we've seen both in terms of the inflation Reduction Act and Chips Act the U.S. take on board some of South Korea's concerns and try to alleviate those issues.”

스탠거론 국장은 “지난 1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 간 마찰이 드러났다”며 “주된 이유는 이 문제가 한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마찰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의 우려를 일부 수용하고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구체적으로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 규정에서 리스용으로 판매되는 전기차에 대해서는 북미에서 조립되지 않더라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과 한국 배터리 업계가 당장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크게 바꾸지 않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 점을 꼽았습니다.

또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공개한 반도체 지원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규정안에서 기업들이 미국의 보조금을 받더라도 중국에서 5%에서 10% 범위 내에서 생산 능력을 확대할 수 있게 한 것도 중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의 우려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상호 협력해 진전을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IRA와 반도체법과 관련한 우려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IRA의 전기차 최종조립 요건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입법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I think one of the things we'll see in this summit is a commitment to try and resolve these issues… And part of this will be through the expected new economic security working group that will come out of this summit and the commitment to take and work through that to make sure that both sides understand the constraints that they have and are working together to ensure not just US supply chains, but South Korea supply chains as well are secure.”

스탠거론 국장은 “정상회담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나올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출범이 예상되는 ‘경제안보 대화’를 통해 양측이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의 공급망을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한 의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2대(가운뎨)와 F-16 전투기 4대(오른쪽), 한국 공군 F-35 전투기 4대(왼쪽)가 14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2대(가운뎨)와 F-16 전투기 4대(오른쪽), 한국 공군 F-35 전투기 4대(왼쪽)가 14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재확인”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분명히 재확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would expect that one of the things coming out of this summit would be a very clear statement by both countries about the importance of extended deterrence and a renewed statement of US commitment to our ROK ally. This would be a very appropriate venue for such a statement to be mad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17일 VOA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확장억제의 중요성을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그러한 발표를 하기에 매우 적절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 핵무장론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이 이 문제를 추구하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계속 내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 추구를 미한 동맹에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현안으로 꼽으며 양국 정상이 회담을 계기로 솔직한 대화를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think that they will want to talk face to face and be able to have a frank exchange of their views on this… while we may not see any definitive statement in the forthcoming joint statement that will be released on that, I think that they will have frank discussions behind closed doors, and hopefully will come to an understanding that will continue to strengthen the alliance.”

맥스웰 부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이 솔직한 의견교환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동성명에 확정적인 관련 내용이 담기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비공개로 솔직한 대화를 하고 동맹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의 핵비확산 원칙을 존중하고 미국은 한국의 안보 강화 의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두 나라가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을 둘러싼 마찰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해서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미한 연합군이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해 북한을 확실히 억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고려해야”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여부를 둘러싸고 미한 간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자국의 포탄 재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해 모순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So there's a bit of a contradiction between Seoul’s unwillingness to provide much needed ammunition directly or indirectly to Ukraine, and the stated position of President Yoon’s government that they stand together with the United States and NATO in maintaining a 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 and pushing back against aggression.”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꺼리는 것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침략에 맞서겠다는 윤 대통령의 입장 사이에는 약간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문제를 고심한 내용이 담긴 “미국 정부의 어색한 정보 유출과 관련해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논란을 신속히 제거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The two sides will want to quietly clear the air with respect to the awkward leak of sensitive U.S. intelligence pertaining mostly to the Ukraine war in which Korea featured. The Yoon administration was clearly not on the same page with the U.S. as it flipped and flopped on its public messaging in the face of strong criticism from the media and opposition party. I think the U.S. will employ a light touch on the sensitive issue of Korea providing munitions to Ukraine.”

랩슨 전 대사대리는 “한국 정부는 언론과 야당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 공개적 발언을 거듭 뒤집었는데 미국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수품을 제공하는 민감한 문제를 심각하지 않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미한 동맹 견고… 이견 극복 가능”

전문가들은 강력한 동맹 간에도 핵심이익이 관련되면 이견이 발생하곤 한다며 다만 현재 미한 동맹은 이견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It's really just dealing with reality that this is a growing, deepening relationship. There are always going to be differences of interest… But I think the balance now that exists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and the two administrations is so sturdy and stable, that we can overcome those issues.”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양국 관계가 성장하고 심화할 때 발생하는 현실일 뿐”이라며 “미한 양국 정부간 균형이 견고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협력을 부각하는 한편 한국의 이익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do believe that the state visit is being designed in such a way that it's designed to showcase our cooperation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But I think that the major political challenge for President Yoon is actually to show close cooperation with the United States while also signaling that he is doing it in South Korea is interest.”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스나이더 국장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미한 간 협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면한 정치적 도전은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한국의 이익도 추구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아직 대 중국 전략을 구체화하지 않았다며, 성공적인 미국 방문을 토대로 중국과의 추후 관계 설정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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