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가능성을 시사한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보복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19일 VOA에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넘어 군수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I was surprised to see that President Yoon went public today with comments to the effect that Korea might supply Ukraine with more than just humanitarian and financial aid (e.g., munitions). Nonetheless, it is a very positive sign that he and his administration are pro-actively considering such a decision just a week out from his summit with Joe Biden. The U.S. and other NATO members will be very supportive given Korea’s plentiful stockpiles of needed munitions. Such a move would also be very much in keeping with Yoon’s aspirations for Korea as a so-called “Global Pivotal State.”
랩슨 전 대사대리는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그러한 결정을 전향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군수품을 한국이 많이 비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큰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중추 국가’를 향한 윤 대통령의 열망과 매우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1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군전쟁대학 테렌스 로리그 교수도 이날 VOA에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다소 놀랐다”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한국의 입장이 꽤 견고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미국뿐 아니라 나토 국가들이 막후에서 한국에 대해 포탄을 제공할 것을 더욱 강력하게 설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나토 국가들이 포탄 확보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South Korea has a very efficient and well respected arms industry produces good material, good quality ammunition at such a low cost. But the key reason is Ukraine is burning through a lot of ammunition in a very short time and it's been a strain on the United States and NATO countries to supply their own produced ammunition for Ukraine. And so South Korea would be a great source for replenishing those stocks when the others are stretched.”
로리그 교수는 “한국의 무기 산업은 매우 효율적이고 널리 인정을 받고 있으며, 좋은 재료로 좋은 품질의 포탄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매우 짧은 시간에 많은 탄약을 소진하고 있고 미국과 나토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자체 생산한 탄약을 공급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다른 나라들의 역량이 최대치까지 늘어났을 때 한국이 재고 보충의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러시아가 즉각 무기 공급은 전쟁 개입을 뜻한다고 경고한데 대해 러시아도 한국에 보복하는 데 스스로 제한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Russia still has an interest to maintain some degree of possibility of restoring economic ties with the South sometime in the future. And so there again, is a risk that Russia may feel some degree of restraint to burn all of its bridges with South Korea in its response to whatever the South Korean action may be.”
로리그 교수는 “미래에 한국과의 경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며 “한국의 행동에 대응해 러시아가 한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는데 제약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재래식 무기는 여유분이 없고 첨단 기술 제공에도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러시아가 한국의 움직임에 대해 즉각 우려를 알렸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Of course, Moscow didn’t waste anytime letting its concerns be known about such a move by Seoul. In addition to Russian reactions, there are other factors in play, including Korean law and precedent, that Yoon will have to weigh before making a final decision.”
이어 “러시아의 반응 외에도 윤 대통령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한국법과 선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초고성능 무기 개발…미사일∙전함 역량 주목
한편 윤 대통령이 북한 위협에 대응해 초고성능, 고위력 무기를 개발해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미사일과 잠수함, 전함 역량을 주목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의 초고성능, 고위력 무기 언급에 대해 “3축 체계와 관련해 보다 정밀하고 위력이 조금 더 크게 반격, 타격하는 능력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답변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9일 VOA에 “한국은 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로 구성된 현무 미사일들을 ‘사일로’(격납고)와 잠수함에 실전배치했다”며 “북한에 발사할 수 있는 다양한 미사일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o South Korea has fielded the Hyunmoo missiles, both ballistic missiles and cruise missiles, ballistic missiles to put both in silos and to put in South Korean submarines this gives South Korea a wide variety of missile systems to launch against North Korea now, South Korea only has a few submarines so far to load those missiles on. So South Korea is also building more submarines. So that it can have more missiles at sea at any given point in time.”
이어 “한국은 언제든지 해상에서 더 많은 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잠수함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역량이 완성되지는 않았고,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레이저 체계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한국 군 당국이 조만간 합동화력함 개발에 나설 계획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f they were to produce these ships with ballistic missiles, South Korea would be able to provide a ring of fire around North Korea where they would be able to target every inch of North Korea, in depth, and that would really be a capability that would be great.”
맥스웰 부대표는 “한국이 합동화력함을 생산해 탄도미사일을 장착한다면 한국은 북한 주변에 ‘불의 고리’를 만들어 북한 내부 모든 곳을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말 대단한 능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 군 당국이 조만간 개념설계 작업에 들어갈 합동화력함은 80발 이상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장착해 북한 내부의 핵심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전함입니다.
한국 군은 기존의 지대지, 공대지 미사일과 함께 합동화력함의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더해 입체적인 킬 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부대표는 “미한 동맹은 물론 한국군 자체의 역량도 북한 보다 훨씬 우세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