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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억제∙경제안보∙국제현안”…미한 정상회담 주요 의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기자회견을 발표했다.

미한 동맹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을 국빈 방문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안보는 물론 경제와 첨단 기술, 국제 현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조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은정 기자가 미한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살펴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양국 간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19일 “두 정상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유지하는 강력하고 깊이 통합된 미한동맹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 수위가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14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가 ‘미한동맹 70주년’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보낸 화상메시지에서 두 정상이 “철통같은 미한동맹의 지속적인 힘과 이 나라(한국)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골드버그 대사] “They will highlight the enduring strength of the ironclad U.S.-ROK alliance and the United States' unwavering commitment to this country,"

이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실은 미한 정상회담에 맞춰 확장억제 제공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문안을 도출하기 위해 미국과 밀도 있는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난 9일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간 북핵에 대응해 미국 핵자산 운용의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강화하는 등 한국의 역할 확대를 목표로 제시해 왔습니다.

지난해 5월 미한 정상회담과 같은 해 11월 제54차 미한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측이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에 합의한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진전이 나올 지 주목됩니다.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일 기자들에게 지난 1년간 “정보, 기획, 실행 면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해 온 여러가지를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확장억제의 중요성을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미국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would expect that one of the things coming out of this summit would be a very clear statement by both countries about the importance of extended deterrence and a renewed statement of US commitment to our ROK ally. This would be a very appropriate venue for such a statement to be made.”

확장억제와 관련한 새로운 협의체가 구성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미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기획그룹’과 유사한 협의체를 만들거나 기존의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격상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토 '핵 계획 그룹'의 아시아판 구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강력한 핵 공격 대응 측면에서 나토 이상의 강력한 대응이 준비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나토와 미한 동맹은 매우 다르다면서 한국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확장억제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I think that the allies working together will enhance extended deterrence in a way that makes sense for South Korea and for the ROK-U.S. alliance. It may, or may not be similar to NATO. We got to do what makes sense for this alliance.”

맥스웰 부대표는 “동맹이 협력하면 확장억제를 한국과 미한 동맹에 타당한 방식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본다”며 “나토 방식과 비슷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미한 동맹에 맞는 방식으로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협력 심화… IRA∙반도체법 우려 논의

미한동맹이 안보 중심에서 경제협력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첨단기술 협력 방안도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윤 대통령의 방미에 122개사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입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미국이 중국을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차단하려는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연대를 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랩슨 전 대사대리] “The U.S. side certainly in the run up to the summit and at the summit will be looking for more signals from South Korea that they’re aligned with our overall objectives from our economic security initiative.”

랩슨 전 대사대리는 “미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그리고 정상회담장에서 한국이 미국의 경제안보 구상의 전반적 목표에 연대한다는 추가 신호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첨단기술 분야의 미국 내 제조 기반을 복원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공급망 재편에 나섰습니다.

또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했고,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이 10년간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설비 투자를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한국 전기차 가운데 이 규정을 충족하는 전기차는 없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미국과 한국이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두고 마찰을 빚어 온 동시에 해법 마련에도 전념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의 우려를 일부 수용하고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미한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IRA와 반도체법과 관련한 우려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힐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I think one of the things we'll see in this summit is a commitment to try and resolve these issues… And part of this will be through the expected new economic security working group that will come out of this summit and the commitment to take and work through that to make sure that both sides understand the constraints that they have and are working together to ensure not just US supply chains, but South Korea supply chains as well are secure.”

스탠거론 국장은 “정상회담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나올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출범이 예상되는 ‘경제안보 대화’를 통해 양측이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의 공급망을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한 의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타이완 등 국제 현안

종합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의 협력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미한 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주요 국제 현안도 심도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미국과 나토 등 서방 국가들의 주요 관심사인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넘어 군수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국제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테렌스 로리그 해군전쟁대학 국가안보학 교수
테렌스 로리그 해군전쟁대학 국가안보학 교수

해군전쟁대학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이 포탄 확보 압박을 받고 있다며 한국이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South Korea has a very efficient and well respected arms industry produces good material, good quality ammunition at such a low cost. But the key reason is Ukraine is burning through a lot of ammunition in a very short time and it's been a strain on the United States and NATO countries to supply their own produced ammunition for Ukraine. And so South Korea would be a great source for replenishing those stocks when the others are stretched.”

로리그 교수는 “한국의 무기 산업은 매우 효율적이고 널리 인정을 받고 있으며, 좋은 재료로 좋은 품질의 포탄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매우 짧은 시간에 많은 탄약을 소진하고 있고 미국과 나토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자체 생산한 탄약을 공급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다른 나라들의 역량이 최대치까지 늘어났을 때 한국이 재고 보충의 좋은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이 중국의 힘에 의한 타이완 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혀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련 협의 내용이 주목됩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두 차례의 미한 정상회담 공동성명들에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한국이 계속해서 옳은 일을 할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 고위 관리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도감청 의혹은 미한 정상회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한 정상회담 직전 한국 고위관리들에 대한 정보 수집이 폭로되면서 유감스럽게도 회담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며 “다만 이 문제는 비공개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고, 다가오는 정상회담의 중요성이나 강력한 양국 동맹과 전반적인 관계의 필요성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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