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연간 최대 6개 정도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7일 VOA에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용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폐연료 재처리 작업의 첫 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This is a stepwise process. What they might now be doing is actually taking the irradiated fuel away from the reactor or let it be there to cool down. And that is normally can be one or two months. So now that it has been shut recently down. There will be no reprocessing possible maybe next two months. So then this is the earliest time when they can start the reprocess because the fuel is too hot for them. So we have to wait and see what takes place next. You will see any sign that they are removing the fuel from the reactor site and transport it to the reprocessing plant.”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단지 내 5MW 원자로 활동이 수주일 간 중단됐다면서, 북한이 현재 원자로에서 방사성 물질을 빼내거나 폐연료를 식히기 위해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특히 원자로 가동 후 남은 폐연료가 아직 너무 뜨겁기 때문에 바로 재처리를 시작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최대 2개월 정도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2개월 후 북한이 5MW 원자로 부지에서 폐연료를 제거하고 이를 재처리 공장으로 옮기는 징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재처리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볼만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실제 재처리 작업을 시작하기 2주에서 한 달 전에는 플루토늄 분리 등 화학 공정을 위한 증기 생성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소 한 달 내에는 5MW 원자로 주변과 재처리 공장,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증기 배출이나 인원과 차량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5MW 원자로를 가동한 뒤 나오는 폐연료봉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하면 핵탄두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동안 원자로 가동 기간을 고려하면 무기급의 고순도 플루토늄이 최대 8kg 가량 추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정도 양이면 3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I would say maybe up to three. It could be two and could be four but I think three is a fair estimate. And then, if you look at this recent miniaturized weapon casing with Kim Jong Un was a couple of weeks ago showing, when you look all this together, I would say maybe up to the three up to three, maximum four perhaps even only two depending on the history and how well the reactor has been operated. There are many, many parameters.”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원자로가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 등 살펴봐야 할 여러 변수가 있다면서도, 북한이 최근 공개한 소형 핵탄두를 분석해 봤을 때 8kg 정도의 플루토늄 추출량으로 최대 3~4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핵무기 개발에 있어 점점 더 플루토늄보다 고농축 우라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 경우 고농축 우라늄에 비해 크기를 줄일 수 있어 핵무기 소형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으로서는 플루토늄 생산을 지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Generally, if you make a weapon from plutonium only, the plutonium weapon is smaller in size. So it is easier to deliver, it's easier to put inside the delivery vehicle. And in particular, if you are looking like they had these cruise missiles for deterrence purposes. So that Cruise missile has a smaller diameter. So you need a smaller weapon and this plutonium subtly is better. You can also make a thermonuclear weapon, where you use plutonium to trigger the thermonuclear fusion process.”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플루토늄으로 무기를 만들 경우 크기가 더 작아 핵 투발이 더 용이하고 운반 로켓에 장착하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억제력을 목표로 순항 미사일을 가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순항 미사일의 직경이 더욱 작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서는 플루토늄이 고농축 우라늄보다는 다소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플루토늄을 사용해 열핵융합 과정을 일으키는 열핵무기를 만들 수도 있다면서, 북한으로서는 고농축 우라늄 못지 않게 플루토늄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이번 폐연료 재처리 움직임 역시 최근 김 위원장이 공언한 핵물질 증산 목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갑자기 핵무기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So if North Korea now gets, let's say, enough material for three weapons from this plutonium. And then at the same time they produce high enriched uranium. They will be extremely busy. And it takes a lot of resources, it takes a lot of money, it's not free. They'll go, in my view, with some half a dozen weapons per year if you put together what they can get from uranium and what they can get from plutonium and what are their economical and other resources.”
핵무기 생산은 많은 자원과 시간이 필요하며, 북한보다 앞서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나 파키스탄도 매년 최대 6~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현재 플루토늄에서 3개의 핵무기 제조에 가능한 충분한 물질을 확보하고, 동시에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려 한다면 많은 자원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에서 얻을 수 있는 핵물질의 양과 자금 및 자원 등 기타 여건을 고려할 때 연간 6개 정도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3월 21일부터 4월 20일까지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5MW 원자로 활동이 수주일간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몇 차례 짧은 활동 중단을 제외하고는 줄곧 가동돼 왔던 5MW 원자로가 냉각수 방출을 멈추고 폐쇄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연료 재장전이 목적이라면 사용된 연료는 곧 재처리될 수 있다며, 그동안 원자로가 가동된 시간을 고려할 경우, 무기급 고순도의 플루토늄 약 5~8kg이 분리돼 북한의 핵 비축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