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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진짜 전쟁" 공식 선언 "우리 안보 지킬 것"...김정은 축전 "러시아 승리하리라 확신"


블라디미르 푸틴(마이크 앞)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마이크 앞)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우리 조국을 상대로 진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러시아의 적들은 우리의 붕괴를 바란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뿐, '전쟁'으로 공식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2일 국무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언급한 적은 있지만, 전승절 행사에서 '전쟁'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약 10분간 진행한 이날 전승절 연설에서 "우리조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투는 언제나 애국적이고 성스러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붉은광장에 모인 러시아군 장병들을 향해 "그대들을 위해 모두가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을 물리쳤으며, 돈바스 국민을 지키고 우리의 안보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돈바스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문명이 결정적인 전환점에 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대다수 사람들처럼 우리도 평화와 자유, 안정의 미래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나치 독일에 승리 기억"

또한 푸틴 대통령은 "소련 국민들이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에서 했던 역할을 기억한다"면서 "조국에 대한 사랑보다 강한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들은 누가 나치를 물리쳤는지 잊어버렸다"면서 "서방 엘리트들이 러시아에 대한 증오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날 전승절 행사에는 옛 소련권 국가들인 독립국가연합(CIS)의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아르메니아 총리가 참석했습니다.

이들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하고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습니다.

해마다 5월 9일에 기념하는 '전승절(День Победы·Den Pobedy·승리의 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옛 소련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날에 맞춘 국경일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올해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는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됐습니다.

다른 도시들에서는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봄철 대반격'이 임박했다고 시사한 직후, 러시아 본토에서 공습과 폭발, 철도 탈선 등 사건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측이 대반격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앞서 러시아 군수물자 보급을 방해하고 전력과 병참 네트워크에 혼란을 초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보타주(고의·비밀 파괴공작) 활동을 벌이는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644km 지점에 있는 사라토프주를 비롯해, 러시아 남부를 중심으로 전승절 열병식을 취소한다는 지역 당국 발표가 20여 곳에서 이어졌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름 행정 당국과 러시아 본토의 벨고로드, 쿠르스크, 보로네시, 오룔, 프스코프 당국이 앞서 올해 전승절 열병식 취소를 발표했습니다.

■ 김정은 축전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전투적 인사를 보낸다"는 전승절 축전을 보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축전에서 "로씨야(러시아) 인민은 무비의 영웅주의와 희생성을 발휘하여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던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승리는 로씨야의 고유한 전통이며 전승의 영광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여도(바뀌어도) 역사에 길이 빛나며 로씨야와 더불어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재확인하는 발언도 축전에 넣었습니다.

"나는 강인하고 정의로운 로씨야 인민이 당신(푸틴 대통령)의 영도 밑에 적대세력들로부터 가해지는 온갖 도전과 위협을 짓부시고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여정에서 앞으로도 계속 승리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나는 이 기회에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고 세계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과감히 떨쳐나선 당신(푸틴 대통령)과 로씨야 군대와 인민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전투적 인사를 보내는 바"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 탄약과 무기를 제공하는 정황이 수차례 포착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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