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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위반 혐의 FBI 수배자 10명…최근 크게 늘어


매튜 올슨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담배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인정해 6억2천9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관련 인물들을 공개수배했다.
매튜 올슨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담배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인정해 6억2천9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FBI는 관련 인물들을 공개수배했다.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행방을 쫓고 있는 용의자가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미 법무부 차원의 북한 관련 조치가 급증하는 양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3명의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은행원 심현섭(39)과 중국인 칭궈밍(60), 한린린(41) 등으로, 지난 수년 간 북한에 담배 판매를 촉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FBI는 자체 홈페이지의 ‘지명 수배자 명단’ 목록에 이들의 사진과 함께 이름, 생년월일 등 기본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심현섭의 경우 소재 파악에 도움을 준 사람에게 미국 정부가 최대 5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명시하면서, 그가 북한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연계돼 있거나 방문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제시했습니다.

그 밖에 각각 50만 달러의 현상금이 붙은 칭궈밍과 한린린도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호주 등을 방문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제보를 당부했습니다.

이들 3명이 공개 수배되면서 북한과 관련한 범죄 혐의를 이유로 FBI가 행방을 추적 중인 용의자는 10명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대북제재 위반자에 대한 미 법무부의 기소가 급증하면서 FBI가 관련 인물을 공개 수배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 이전까지만 해도 FBI가 공개 수배 전단지를 만들어 행방을 쫓던 용의자는 싱가포르의 대북 사업가 탄위벵과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인 박진혁 등 2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8명이 추가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입니다.

미국 법무부 트레이시 윌키슨 검사가 지난 2018년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국적자 박진혁을 과거 소니 영화사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법무부 트레이시 윌키슨 검사가 지난 2018년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국적자 박진혁을 과거 소니 영화사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FBI는 2021년 박진혁과 함께 사이버 범죄를 벌인 정찰총국 해커 김일, 전창혁을 지명 수배했으며, 북한에 유류를 넘긴 싱가포르 사업가 궉기성을 수배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와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에 대한 수배 전단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암호화폐 콘퍼런스를 주관하고,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씨와 함께 북한에 관련 기술을 전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어 올해 심현섭과 칭궈밍, 한린린이 추가되면서 대북제재와 관련한 FBI의 수배자는 모두 10명이 된 것입니다.

물론 심현섭 등 올해 수배된 3명의 용의자가 북한과 중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FBI의 실제 체포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정찰총국 소속 해커인 박진혁 등도 같은 이유로 체포 가능성은 적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국적자인 탄위벵과 궉기성, 스페인 국적자 카오 데 베노스, 영국인 엠스 등은 사정이 다릅니다. 싱가포르와 스페인, 영국이 모두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은 나라는 상대국의 요청에 따라 자국 내에 거주 중인 범죄자의 신병을 넘겨줄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조약을 근거로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인 문철명의 신병을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인도받은 바 있습니다. 또 북한의 범죄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아랍에미리트에서 체포된 나이지리아인 라몬 올로룬와 아바스도 신병이 미국으로 옮겨졌었습니다.

다만 영국인인 엠스는 미국으로의 신병인도 결정을 피해 현재 러시아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져 FBI의 신병 확보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입니다.

최근 법무부는 지명수배 외에도 대북제재를 위반한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영국 담배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형사 기소 면제를 조건으로 6억2천900만 달러의 벌금에 합의했습니다.

BAT는 자회사인 싱가포르 소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마케팅 사(BATMS)’와 함께 북한에 담배를 판매하고 수익금 등을 미국 은행망을 이용해 송금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긴급경제권한법(IEEPA)과 대북제재법 등을 통해 미국인 혹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 등의 대북 거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은행법 등을 통해서도 미국 달러가 이용된 북한과의 직간접적인 거래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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