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정부는 ‘가치 외교’를 추구하며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특히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하며 중국과 북한에는 원칙에 따라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해 5월 10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역할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지난해 5월 10일 취임식)
“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후 1년.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은 대북 안보분야는 물론 미한동맹 관계 강화, 한일 관계 개선 등 가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적극 추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
“우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재활성화했는데 특히 대북 안보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두 번째로 일본과 관계를 재설정해 긍정적인 궤도에 올려놨습니다. 세 번째로 가치에 기반하고 자유와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 등 한국의 외교정책을 선언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추구하면서 윤 대통령은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한국을 미국과 연대 시켰습니다.”
한국의 독자적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를 비롯해, 지속적인 미한일 고위급 접촉으로 3국 공조가 강화됐고, 과거사 문제 해법을 주도해 한일 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서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도 정상화된 데 대한 평가입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특히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거둔 가장 큰 성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앤드류 여 /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윤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했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거둔 가장 큰 성공일 것입니다.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던 한일 관계를 되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한일 관계 강화에도 기여했습니다.”
1년 전 윤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면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지난해 5월 10일 취임식)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강력한 미한동맹 관계를 복원시켰고 그 결과 핵협의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워싱턴선언을 발표한 것은 동맹의 진화와 성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워싱턴 선언’은 동맹의 자연스러운 진화이며 성숙을 보여줬습니다. 미국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과 도모하는 협력과 ‘핵협의그룹’ 출범은 미국이 지금까지 양자 동맹에서 해왔던 어떤 것과도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나토의 핵계획그룹보다 더 낫다고 봅니다. 미국이 미한동맹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는 미국과 일본을 넘어 유럽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를 잘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마크 토콜라 /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
“중국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 맞서고 어떤 부분에서 협력해야 할지 결정하고, 다른 나라들이 중국과 맺는 관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 등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어려운 문제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윤 대통령이 특히 안보와 외교정책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동북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쿼드 회원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에서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이고 존중받도록 한 윤 대통령의 노력은 한국에 대한 존중을 높였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미한 관계 강화에도 불구하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법 등 미국의 경제 정책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윤 대통령의 과제라고 진단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
“특히 한국의 핵심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지금까지는 미미했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그들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주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의 외교 정책에 대해 일반 한국 국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도 윤 대통령 앞에 놓인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