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 기반의 가치 연대를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경고에 동참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앞으로도 미국, 일본과의 협력을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은 일본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안보, 경제, 인권 등 전방위에 걸쳐 중국을 견제했습니다.
일본의 초청으로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G7 초청국 확대세션’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등에서 “자유와 국제연대,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거듭 강조하며 G7의 ‘중러 견제’에 동조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22일 VOA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G7 이후에도 “미국과 계속해서 연대할 것”이라며, 따라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that the relationships with China and Russia are going to be more difficult going forward. In part because President Yoon is aligning very strongly with the United States and in part because China and Russia have not responded very well to President Yoon's initiatives. I do think that President Yoon has tried to align with the United States without turning relations with Russia and China into a zero sum game. But I also think that the deeper the alignment, the more likely the Chinese and Russians are going to perceive it negatively.”
스나이더 국장은 한국의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미국과 매우 강하게 연대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윤 대통령의 구상에 부정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미국과 연대하면서도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본다”며 “하지만 연대가 더욱 심화될수록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새로운 공조’… 경제∙개발 등 포괄적 협력
미한일 정상이 G7 회의를 계기로 21일 정상회담을 열고 합의한
‘3국간 새로운 공조’의 수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과 일본 외무성은 이와 관련해 세 나라가 북한에 대한 대응과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3자 공조 강화, 경제 안보,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관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22일 VOA에 이번 정상회담이 “상대적으로 짧았지만 강렬했고, 3각 공조와 한일 간 관여와 협력 확대의 동력을 유지하는데 큰 영향을 줬다”며 “북한, 중국, 러시아에도 그 메시지가 분명히 각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간 ‘새로운 수준의 공조’에 대해서는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다각적 협력을 예상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Although the US-RoK-Japan trilateral summit in Hiroshima this past week was relatively short, it was impactful and helped to sustain momentum in growing trilateral and bilateral (RoK-Japan) engagement, coordination, and cooperation - a message that clearly registered with Pyongyang, Beijing, and Moscow. While the immediate focus and opportunities for enhanced trilateral and bilateral (RoK-Japan) cooperation lies on the security side, with special focus on North Korea and countering its growing strategic weapon capabilities, the real payoff, if realized, will be across the broader array of shared interests that cut across economic security, climate change, and global development issues, among others.”
랩슨 전 대사대리는 “당장은 안보 분야, 특히 북한의 전략무기 역량 증진에 대응하는데 미한일 3국과 한일 양자 협력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진정한 보상은 경제 안보, 기후 변화, 글로벌 개발 문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세 나라의 공통 관심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도 미한일의 ‘새로운 수준의 공조’가 안보를 넘어 인도태평양에서의 투자 협력 등으로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e US, Japan, South Korea relationship, which thus far has focused primarily on international security coordination focused on North Korea, could branch out and possibly gain traction as a multilateral initiative focused in the context of Southeast Asia and the Indo Pacific and focused on not security, but rather on infrastructure and investment cooperation.”
스나이더 국장은 “지금까지 미국, 일본, 한국 관계가 북한에 초점을 맞춘 국제안보 협력에 주로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동남아시아와 인도태평양에서 기반시설과 투자 협력에 초점을 맞춘 다자 구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22일 VOA에 미한일이 협력을 심화할 수 있는 분야로 첨단기술, 기후변화, 경제안보를 꼽았습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고도화에 협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미국, 한국과 일본이 전기차 배터리 선도국이기 때문에 함께 협력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도 세 나라가 함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The challenge, though, is that retaliation often leads to simply retaliation by the other side of escalation. So ultimately, what it really comes down to is how do you manage export controls? How do you take and over time take and lessen your dependence on China? For 4000 imports South Korea is dependent on 80% from one single country. And when you look at that, about 50% of those imports are from China. And so reducing that dependence over time be it in areas of critical minerals, be it in an area such as parts, magnets and other things that will take and allow the countries to take better secure their supply chains both by creating alternative supply paths, but by lessening the ability of China to take and use economic coercion against them.”
스탠거론 국장은 “(경제 강압에 대한) 보복은 단순한 상대방의 보복으로 이어지고 갈등이 고조되는 경우가 많다”며 “궁극적으로는 수출 통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한국 수입품의 4천여 개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는데, 그중 절반은 중국산 수입품”이라며 “주요 광물, 부품 등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공급 경로를 만들면 공급망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적 강압 능력을 줄인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미한일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With the change of administrations in Washington and Tokyo and Seoul. We've turned to a new page we've gone back to much greater cooperation and built upon that and expanded. So really, it's a very positive trend amongst the three countries, which will lead to better coordination, better protection on the security front, but also, I think, a much greater economic cooperation. We're likely to see an increase in South Korean Japanese trade and tourism, which will benefit both countries in large part because of President Yoon’s initiative.”
클링너 연구원은 “세 나라가 협력을 심화했고 확장했다”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추세로 안보 공조가 심화되고 경제 협력도 훨씬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의 무역과 관광이 증가해 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