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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구·NGO, 북한 식량 위기 가능성 경고…“상황 더욱 악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사진)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사진)

북한의 심각한 식량 위기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유엔 산하 기구들과 비정부기구에서 잇따라 나왔습니다. 폐쇄적인 북한의 특수성으로 인한 관련 정보 접근의 어려움도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은 최근 공개한 ‘6~11월 기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낮은 수준의 식품 소비와 열악한 식단 다양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유엔 보고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might suffer from low levels of food consumption and poor dietary diversity. This is mainly the result of a protracted economic crisis, which was exacerbated by the lasting impact of the COVID‑19 pandemic.”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30일 공동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하고 “이는 주로 장기화된 경제 위기의 결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의 지속적인 영향으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3~4월 파종기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7~8월에는 홍수가 잦다면서, 이로 인해 지난해 농업 생산량이 평균 이하였을 것으로 추정돼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특히 5~8월 사이 북한의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폐쇄적인 북한의 특수성으로 인해 관련 정보 수집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지적하며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비교 평가가 불가능한 나라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에 대해서는 식량 불안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비정부기구(NGO)도 북한의 심각한 식량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비정부기구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주간 인도적 위기 관심국(Weekly Picks)’에서 북한을 위기 대상국으로 지목했습니다.

ACAPS는 북한이 장기간의 국경 폐쇄와 나쁜 기상 조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인한 식량 부족 악화로 식량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ACAPS 보고서]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is likely facing a food crisis caused by worsening shortages resulting from long-term border closures, adverse weather, and economic sanctions. In March 2023, the country requested assistance from WFP, which could not be provided given disagreements around access.”

특히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 3월 세계식량계획(WFP)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지만 접근에 대한 이견 때문에 지원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들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북한 당국의 계속되는 접근 제한으로 인해 정확한 평가 정보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ACAPS는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북한 인구의 약 42%가 영양실조를 겪었으며, 전체 인구의 40% 정도인 약 1천100만 명 정도가 식량 불안정 상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2년에는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비율이 전체 인구의 60%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해 농업 생산량은 3.8% 감소했고, 특히 나쁜 기상 상황이 쌀 생산량을 비롯한 작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의 무역도 2019년에 비해 최대 90%까지 감소했고, 농사에 필요한 비료 수입 부족과 이에 따른 식량 생산량 감소로 인한 식료품 가격의 상승 등 위기 상황은 현재 매우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북한의 식량 안보 위기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 왔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의 옥수수 가격이 작년 1분기 대비 약 60%, 쌀 가격은 30% 가까이 올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아사자 발생도 예년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3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국가’로 분류하고 외부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했습니다.

북한은 FAO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지금까지 줄곧 ‘외부 식량 지원 필요국’으로 지정돼 왔습니다.

FAO는 특히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 대다수가 낮은 수준의 식량 섭취로 고통받고 있으며, 지난해 평균 이하의 농업 생산량으로 더 악화된 지속적 경제적 제약을 고려할 때 식량 안보 상황이 계속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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