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이 중국의 비시장적인 산업 정책에 맞서 연대해야 한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미국과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로버트 앳킨슨 대표는 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중국이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상황을 한국이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앳킨슨 대표] “If they take advantage of Chinese punishment of us it's going to be a huge problem because it will destroy, it will erode the trust we have together this is the China core strategy is divide and conquer. That is so that if we stick together we can all do this.”
앳킨슨 대표는 “중국이 미국을 처벌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득을 취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미한 간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의 핵심 전략은 분열시켜 정복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뭉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앳킨슨 대표는 한국은 “단기적인 고통을 감수할 수도 있고 장기적인 고통을 감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과 함께하는 것이 장기적인 이익임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1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이 중국에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며, 자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인프라에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지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4일 미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한국 정부에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의 중국 내 반도체 판매를 금지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지 말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앳킨슨 대표는 중국이 불공정한 산업 정책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정부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탈취, 강제 기술이전 등의 불공정한 산업 정책을 펼치고 있고, 특히 선두주자인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3개사 중 하나를 ‘망하게 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앳킨슨 대표는 ‘미중 경쟁’은 잘못된 이름이라며 중국은 한국, 일본, 유럽 등 모두에게 도전을 제기하고 있지만 단지 미국만이 중국에 맞설 배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앳킨슨 대표] “The Japanese are very happy with what we're doing, by the way they want us to be pushing back against China. I think Korea needs to understand that we're doing Korea a big favor by what we're doing vis-a-vis China. We're trying to build a global system where technology competition is based upon Are you a good company and can you compete not? Do you have a government behind you and you're cheating?”
앳킨슨 대표는 “일본은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길 원하고 미국이 하는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한국도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는 것이 한국에 큰 호의를 베푸는 일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공정한 기술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적인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담당 국장도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는 것은 한국에도 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국장] “As China is actively pushing to catch up in semiconductors and making these huge investments, so in this sense, and this is what Rob was saying the US efforts to curb China's high tech ambitions overall is a positive thing for South Korea's long term tech interests. But as you know, number three, Chinese market is still a major revenue for South Korea, which means companies like Samsung and SK Hynix cannot give up business prospects in China. Right. So clearly stakes are high for South Korea.”
테리 국장은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따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중국의 첨단 기술 야망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한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한국의 주요 수익원이기에 삼성과 SK 하이닉스는 중국에서의 사업 전망을 포기할 수 없다”며 “한국에게는 많은 것들이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미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국에게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중 관계는 앞으로 더욱 불안정해 질 것”이라며 “한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계속 추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제임스 줌월트 재팬-아메리카 소사이어티 회장도 VOA에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같은 마음을 가진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해 함께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회장] “What China would like to see is a lack of cohesion that no one is supportive of the country that’s being punished. But I think it’s in South Korea and American interest to work together and figure out how do we raise the cost to China so that it no longer uses this kind of economic coercion.”
줌월트 회장은 “중국이 원하는 것은 한 국가가 보복 당할 때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 결속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이 경제적 강압을 더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비용을 높이는 방법을 함께 찾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기업들도 “중국 판매량을 늘릴지 결정할 때 미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줌월트 회장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미국 혼자서 대응할 수는 없으며 한국과 같은 기술력이 높은 동맹과 협력하는 다자간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