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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북한의 ‘북송 여성 낙태’에 “인종차별적 행태”


지난 해 4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회원들이 중국 인권 문제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해 4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회원들이 중국 인권 문제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자료사진)

국제 인권단체가 중국에서 임신한 채 송환된 탈북 여성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강제 낙태를 비판했습니다. 이는 인종차별적 행태이며 유엔 측에서도 인정한 반인도적 행태라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150여 개국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앰네스티가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 여성들이 겪는 낙태 등 인권 침해에 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단체의 최재훈 북한인권담당관은 21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최근 제기됐던 북송 탈북 여성들의 낙태 문제와 관련한 VOA의 서면 질의에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 여성에 대한 임신중지(낙태)가 여성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사실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제앰네스티는 북송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 임신중지는 반인도범죄에 포함되는 중대한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COI는 최종 보고서에서 “이러한 비인도적인 행위는 인종 및 성별을 이유로 한 박해에 해당한다”고 명시했습니다.

COI 보고서는 또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들을 나열하며 ‘인종 차별’, ‘성차별적 근거에 따른 박해’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최 담당관은 “북한의 지배 계층에서는 ‘적대 계층’에 대한 박해뿐만 아니라 ‘순수 혈통’ 보전에 대한 인식이 만연해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인종차별적 행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재훈 담당관] “북한에서는 순수한 한민족의 피를 타고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차별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을 포함한 외국 국적 남성과의 사이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 임신중지는 북한의 순수 혈통을 지키기 위함과 동시에 이를 져버린 탈북 여성의 행위에 대한 자의적 처벌 측면에서 행해지는 것이라 파악됩니다. 즉, 이는 결과적으로 인종차별적 행태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정보와 자료를 볼 때 “이런 행태가 국가 차원의 인종차별 정책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최 담당관은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관련 청문회를 열었던 미국 의회 산하 초당적 협의체인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CECC)의 크리스 스미스 공동의장은 행사 후 VOA에 일부 패널이 제기한 송환 여성에 대한 낙태 문제는 북한이 이를 매우 인종차별적 방식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공동의장] “It made very clear that the North Koreans look at a baby who has ethnicity that includes Chinese in a very racist way. This is something coming from Kim Jong-un and his people in that dictatorship and I think it's an offense against the Chinese people. You know, all human life is absolutely precious and sacred, no matter who the father and mother are.”

스미스 공동의장은 김정은과 그 측근에게서 비롯되는 이러한 강제 낙태를 “중국 국민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왜 이를 허용하는지 모르겠다며 “모든 인간의 생명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누구든 절대적으로 소중하고 신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패널로 출석한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보고에서 중국이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좌시하는 것이 “역설적”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신희석 법률분석관] “It is ironic that the Chinese authorities deport North Korean women to North Korea where forced abortion or infanticide of their babies awaits them because of the “Chinese blood” is viewed as corrupting “Korean racial purity”

신 법률분석관은 “중국 당국은 '중국인의 피'가 '북한인의 인종적 순수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탈북 여성들을 그들의 아기들에 대한 강제 낙태나 영아살해가 기다리고 있는 북한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종차별적인 이유로 대량 낙태나 영아살해를 자행하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으며, '동족'을 상대로 한 이런 행위를 허용하는 나라도 중국 말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에 관한 VOA의 서면 질의에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중국 외교부에 문의하라고 답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관련 문의에 21일 현재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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