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략폭격기 B-52H를 동원한 미한 연합공중훈련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최근 미국 전략 자산의 연이은 한반도 전개로 대북 억지력이 향상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해군참모대학 미래전 연구소장인 샘 탕그레디 교수는 최근 실시된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필요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핵무기로 방어할 것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탕그레디 교수] “At the same time, this training sends a signal to North Korea that the U.S. would defend South Korea/ROK with nuclear weapons if it was necessary to do so. North Korea continues to build its nuclear arsenal and improve its missile capabilities. I do not know for sure, but the intent on the part of the U.S. is to ensure that Kim Jong Un and his circle of generals knows that the cannot use their threat of nuclear weapons to intimidate other nations. U.S. nuclear weapons--whether delivered by aircraft or missile--are far more accurate and more powerful than those of NK.”
미 해군 대령 출신인 탕그레디 교수는 3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만들고 미사일 능력을 향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의도는 김정은과 그의 장군들이 핵무기를 사용해 다른 나라들을 위협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무기는 북한의 핵무기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한 공군이 30일 한반도 상공에서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와 함께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주한미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번 훈련이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합방위 능력, 신속한 전개, 확장억제력을 과시함으로써 한미동맹의 상호운용성을 더욱 강화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확보하기 위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전념하고 있으며, 한국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강조했습니다.
B-52H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공대지·공대함미사일 등 32t에 달하는 무기를 적재할 수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통화에서 “B-52H는 핵무기 사용으로 전환되는 전쟁에서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항공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Now, the B-52H is an aircraft that would carry nuclear weapons in a war that transition to nuclear weapon use. And so by having it fly in Korea, it's demonstrating that the US is prepared to support South Korea, if the really worst thing happens, and we go to a nuclear war, and that South Korean and US forces are prepared to operate together in such a case.”
베넷 연구원은 “이 항공기를 한국에 전개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이 한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고, 그럴 때 미한이 함께 작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도 30일 B-52H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가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코브 전 차관보는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동원된 B-52H 전략폭격기가 핵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억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I think it's very important because as you probably know, the B 52H, they can carry nuclear weapons. You know, we have a triad of three levels, we got the air, we got the ground base and the sea base. We've already sent the submarine in there. So what we're trying to tell North Korea, you know, don't even think about using your nuclear weapons, they're getting closer and closer to having that ability.”
코브 전 차관보는 미국이 3대 핵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잠수함을 그곳에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북한에 말하려는 것은 핵무기를 사용할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B-52H 한국 전개는 지난 4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이후 두 달여 만이며, 미국 핵추진잠수함(SSGN)인 미시간함이 부산에 기항했다 떠난 지 일주일만입니다.
이런 가운데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핵 탑재가 가능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미래 어느 시점에 기항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무기한 잠항이 가능하고 수개월 연속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미 해군의 최강 전력 중 하나로 꼽힙니다.
베넷 연구원은 최근 미국 전략자산들이 한국에 잇달아 전개된 것과 관련해 한국에 안전을 보장하고 대북 억지력을 향상하는 등 두 가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Yeah, the whole idea here is you've got two effects that you're trying to achieve. One effect is assurance of the South Korean people. And one effect is deterrence of North Korea. Those two things are linked together, but they're not exactly the same.”
탕그레디 교수는 “억지력은 태도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사용해 한국을 공격하려 한다면 미국이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김 위원장이 알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탕 그레디 교수] “Deterrence is a state of mind rather than a posture. That is, Kim Jong Un must be made to think that the U.S. would use nuclear weapons to decapitate his regime if he attempted to attack ROK, particularly if he used nuclear weapons. ”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6일 백악관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미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용납되지 않으며, 그러한 행동을 취하는 어떤 정권이든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