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한중 외교 당국자 대화가 재개된 것은 ‘위험관리’에 들어간 미중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고 미국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한국과 중국도 대화를 통해 중국과 협력분야를 모색한다는 것인데, 근본적으로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양국 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한국과 중국이 고위급 외교 당국 대화를 재개한 것과 관련해 지난 몇 달간 경색된 한중 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잇따른 중국 방문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한국과 중국 모두 관계를 악화시키기보다 협력하기를 원한다며 양측이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라는 것입니다.
미첼 리스 / 전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한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음악과 미술, 드라마 등 문화적으로도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국이 계속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한중 외교당국 대화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소통'을 재개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지금은 ‘외교의 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기류변화에 대해 중국과 경쟁하더라도 최소한 소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쟁할 분야를 제외하고 협력할 분야를 찾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속담처럼 중국이 이런 접근에 동의해야 하지만 기꺼이 그렇게 할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 신킨 /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
“그것은 한국에게는 도전입니다. 한국에게도 도전이지만 중국을 상대하는 미국에게도 도전입니다. 문제는 우리 모두가 국익에 부합하고 경제나 전략적 입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탈리스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 그리고 중국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출신인 데릭 그로스먼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민주주의 국가 한국과 권위주의 정권 중국이 근본적으로 다른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만큼 양국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데릭 그로스먼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은 미중 관계가 좋아지더라도 중국과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보다는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하게 지내는 것을 추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이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화를 내고 보복할 것이고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사드 설치 때처럼 중국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한국 정책에 대해선 경제적 보복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