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핀란드를 방문했습니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서방의 ‘동성애 옹호’를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독일이 포괄적인 대중국 전략을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핀란드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를 찾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과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핀란드로 이동했습니다.
진행자) 핀란드는 이제 나토의 일원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합류했습니다. 여기에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했던 스웨덴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가입이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이제 북유럽에 있는 5개국(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이 모두 나토의 우산 속에 들어오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귀국길에 핀란드를 찾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헬싱키에서 북유럽 5개국 지도자들과 ‘미국-북유럽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지도자와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거의 확정적인 스웨덴의 나토 합류에 따른 안보 강화를 강조하고, 유럽 안보 지형의 변화와 의미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들은 또 기후변화 문제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첨단기술 공급망 문제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끝으로 워싱턴으로 복귀합니다.
진행자)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나토 정상회의 후 핀란드를 방문했던 게 떠오르는군요?
기자) 네.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핀란드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과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당시 핀란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장소가 됐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핀란드는 군사적 중립을 표방한 나라였죠?
기자) 맞습니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잃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주변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러시아와 일정 부분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자국의 안보를 챙겼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도 핀란드에서 개최됐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상당히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고요. 반면 나토에 대해서는 회원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때와 비교하면 나토는 지금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와 민주주의를 주창하며 나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는데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전면에 서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두 가지 큰 도전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고 헬싱키를 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가지 도전, 어떤 것입니까?
기자) 네. 하나는 튀르키예의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였고요. 또 하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요구였습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나토 개막 하루 전날인 10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전격 철회하면서 큰 장애물이 제거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보류 상태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나토 정상들은 개막 첫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 안에 있다”고 천명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동맹국들이 합의하고 가입 조건이 충족될 때 나토에 초청하게 될 것”이라며 조건부 가입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는데요. 하지만 12일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후 어느 정도 비판 수위를 낮췄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헬싱키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상당히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를 모두 다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보류와 관련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상황을 납득했다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있든 없든 상관이 없다는 것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를 결산하는 시간도 있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헬싱키로 떠나기 전 앞서, 리투아니아 빌뉴스대학교에서 이틀간의 나토 정상회의에 관해 연설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굳건한 단합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다짐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단결이 깨질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지만 “미국과 나토, 유럽 파트너들과 인도∙태평양은 일어섰고,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50개가 넘는 나라들의 연대를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공동선언’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하고 있군요?
기자) 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2일 사흘 일정으로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섰습니다. 이란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11년 만의 일입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이 방문하는 나라들, 어떤 나라들입니까?
기자) 케냐와 우간다, 짐바브웨입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12일 첫 방문국인 케냐를 방문하고, 같은 날 두 번째 방문국인 우간다로 이동해 우간다에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우간다 대통령이 만났습니까?
기자) 네. 라이시 대통령은 12일 오후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비공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아울러 양국은 농업, 외교 분야와 양국 공동위원회 설립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과 무세베니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라이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특히 동성애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라이시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은 동성애를 인정하는 것을 문명사회의 지표로 삼으려고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더러운 것’의 하나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이 특별히 우간다에서 동성애 문제를 언급한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간다는 지난 5월, 동성애자의 일부 성관계에 대해 최고 사형을 규정한 강력한 반동성애법안을 통과시켜 국제 사회의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인권 침해라고 폐지를 촉구하며 우간다 지원 중단과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는데요. 하지만 무세베니 대통령은 이를 일축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가족과 문화를 해치는 동성애 문제는 서방의 공격에 맞서 이란과 우간다의 또 다른 협력 분야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이 우간다에 앞서 방문한 케냐에서는 일정이 상당히 짧았군요?
기자) 네. 당초 라이시 대통령은 11일 케냐를 방문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일정을 하루 늦췄습니다. 케냐 외무부는 양국 간 주요 양해각서(MOU)를 마무리하기 위해 라이시 대통령의 방문 일정을 재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두 나라는 정보통신기술과 문화, 어업, 수의학과 투자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이 얼마 전에도 해외 순방길에 나섰죠?
기자) 맞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 등 중남미 3개국을 순방한 바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방문은 약 한 달만의 외국 방문인데요. 라이시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 고립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독일이 대중국 전략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이 64쪽짜리 문건에 담긴 대중국 전략을 13일 발표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 내각이 승인한 이 전략은 한 달 전에 나온 독일 사상 첫 국가안보전략에 근거했습니다. 숄츠 총리가 이끄는 3당 연립정부는 지난 2021년 말에 출범할 때 ‘포괄적인 중국 전략’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표된 독일 대중 전략, 뭐가 핵심입니까?
기자) 네. 대중 협력과 견제에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와 관련해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은 “독일에 중국은 협력자이자 경쟁자, 그리고 체계적인 맞수로 남아 있지만, 체계적 맞수 측면이 최근 몇 년 새 점점 더 표면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협력하지만 경쟁하고 맞수도 되는 사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어보크 장관은 “중국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은 모두, 국내에서는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서는 더 공격적인 중국의 자기 확신이 세계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안다”면서 “중국이 변했고, 그래서 우리 대중 정책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전략이 중국과의 협력을 언급했는데요. 독일로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죠?
기자) 네. 지난 2016년에 중국이 독일의 가장 큰 교역국이 됐습니다. 현재 중국과의 교역액이 거의 3천250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주요 독일 기업의 핵심 시장입니다.
진행자) 독일 경제가 중국과 밀접한 관계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략은 이런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중요성을 띠었다면서 ‘디리스킹(de-risking)’, 즉 공급망에 있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시급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이 전략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5월에 있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 필요성이 강조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새 전략은 또 경제 안보도 강조했습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중국 관련 상황 전개나 정보, 그리고 위험을 주시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은 장차 재정적 위험을 더 무겁게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안보 분야와 관련해서는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이번 전략은 중국이 세계 안보에 영향을 미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바꾸려는 시도에 있어서 점점 단호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타이완해협의 현 상태는 오직 평화적 수단과 상호 동의로만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독일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감과 역내 나라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힘으로 타이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새 전략은 독일을 겨냥한 것이든 아니든 중국 정보기관들이나 국가 관련 집단이 감행하는 아날로그-디지털 간첩 행위와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에 대처하기 위해 결정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와의 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중국 결정이 독일 안보에 바로 영향을 줬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쪽 주장을 받아들인 점을 생각하면 중국이 우크라이나 주권 지지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새 전략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독일이 내놓은 대중 전략에 대해 중국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독일 주재 중국 대사관이 13일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독일이 앞으로 이성적이고 객관적이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념적 편견과 경쟁에 대한 불안에 기반한 강제 ‘디리스킹’은 생산적이지 않으며 인위적으로 위험을 고조시킬 것이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