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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영양 부족 인구 1천 180만 명”…전년 대비 110만 명 증가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 사진)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 사진)

북한의 영양 부족 인구가 1천 180만 명에 달한다고 유엔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북한이 기록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지난해 조사 때보다 11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은 12일 발표한 연례 ‘2023 세계 식량 안보와 영양 실태 보고서(SOFI)’에서 북한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더 악화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유엔식량기구(FAO)와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 5개 주요 유엔 기구가 해마다 공동으로 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2006년 사이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는 830만 명이었지만 2020~2022년 사이에는 1천 18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북한의 영양 부족인구의 전체의 34.3%에서 45.5%로 11.2%p 증가한 것으로, 현재 북한 주민의 약 절반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북한이 고난의 행군의 악몽에서 막 벗어나던 2000년대 초반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보다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더 악화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지난 2012년 4월 집권 후 첫 공개 연설에서 주민들에게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약속이 무색해진 것입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특히 북한이 기록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지난해보다 주민들의 영양 상태가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2019~2021년 사이 북한의 영양 부족 인구가 1천 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1.6%였는데 1년 사이에 110만 명이 증가한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거의 40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8발 등 7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기자들에게 이는 “서방보다 생산 비용에 적게 드는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약 2천 600억 원(2억 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쌀 50만t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북한 모든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지난해 12월 16일 기준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발사한 63발의 탄도미사일 비용을 최대 5억 3천만 달러로 추산했었습니다. 이 단체 이상민 북한군사연구실장입니다.

[녹취: 이상민 실장] “다 합했을 때 총 3천 4억~5억 3천만 달러, 12월 환율을 적용해 봤는데요. 4천억에서 많게는 7천억 가까이 소용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최대 3천만 달러로 계산한 것을 적용하면 북한이 지난해 발사한 8발, 지난 12일 발사를 포함해 올해 발사한 4발을 더하면 ICBM 12발에 최대 3억 6천만 달러를 썼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안보리가 지난 3월 개최한 북한인권 비공식 회의에서 “김정은은 영양 대신 탄약을, 사람보다 미사일을 선택했다”고 비판했었습니다.

[녹취: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 “Kim Jong Un has chosen ammunition instead of nutrition, missiles over mankind. And in doing so, he has threatene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또 “북한에서 무기 추구는 언제나 주민들의 인권과 인도주의적 필요를 능가한다”며 “정권의 강제 노동 사용은 그들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러나 이러한 핵무력을 “인민과 조국을 위한 정의의 핵보검”이자 “민족사적 공적”이라고 강조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 기구들은 이번 보고서에서 5세 미만 북한 유아들의 발육 상황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2012년 기준 5세 미만 발육 부진 비율은 25.5%였지만 2022년에는 16.8%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과체중 비율은 1.6%에서 2.8%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보고서는 그러나 자료 출처나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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