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인도주의 위기에 빠져 외부 지원이 필요한 인구가 1천만 명이 넘는다고 국제 인도주의 단체가 지적했습니다. 심각한 식량 불안으로 식량 안보 상황이 가장 나쁜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개발 및 지원 단체 ‘개발 이니셔티브(Development Initiative:DI)는 최근 발간한 ‘2023 국제 인도주의 지원 보고서’에서 북한을 인도주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국가로 꼽았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 DAC),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부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이래 북한을 비롯해 예멘과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6개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1천만 명 이상이 인도주의 위기로 인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Since 2019, 6 countries have consistently had more than 10 million people in need: Yemen, Syria, 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Afghanistan, Venezuela and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란과 베네주엘라, 온두라스,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과 함께 ‘현재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In crisis)’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현재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가 약 1천 40만명으로 조사돼 전 세계에서 14번째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주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국제기구가 각국의 식량 안보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IPC 척도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에 해당하는 P3+로 분류돼, 식량 안보 상황이 가장 나쁜 나라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또한 북한은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국가로 평가됐으며,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자료도 제공하지 않는 등 관련 정보가 매우 불투명한 국가로 꼽혔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같은 보고서에서도 인도주의 위기 심각도 지수가 5점 만점에 4점으로, 6년 이상 장기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평가받은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에티오피아와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파키스탄, 예멘, 베네수엘라 등 내전이나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서 인도적 위기 인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등 보건 위기, 사회경제적 취약성 악화 등으로 인한 위기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장기적인 인도주의 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