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미군 월북 사건 이후 미국인들의 ‘북한’ 검색량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투명하고 위협적인 북한 사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과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인들이 올들어 북한을 가장 많이 검색한 것은 이달 11일과 19일이었습니다.
VOA가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 구글의 검색어 분석 시스템인 ‘구글 트렌드’ 자료를 살펴본 결과, 미국인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지난 11일과 미군 병사 ‘트레비스 킹’ 이병의 월북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9일에 ‘북한’을 가장 많이 검색했습니다.
구글 트렌드는 ‘북한’과 같은 특정 검색어가 가장 많이 급증한 시점에 100점을 부여하고, 이를 기준으로 다른 시점에 해당 검색어가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점수를 매겨 그래프로 공개합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1일 ICBM 발사 직후 검색량이 폭등해 100점을 기록했고, 18일 킹 이병의 월북 사건 발생 직후 다시 검색량이 증가해 19일 96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간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집중됐던 지난 3월에 간헐적으로 검색량이 다소 상승 곡선을 그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50점대 미만에 머무는 등 관심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하고 미국인이 월북해 북한에 억류된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관심도 추이는 지역별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내에서 북한 문제를 주로 다루는 수도 워싱턴 DC 지역에서 대체로 가장 많은 검색량을 기록해왔지만, 북한의 화성 18형 시험 발사 등 ICBM 위협이 이어진 7월에는 하와이, 알래스카 등 미국 내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가장 민감한 지역에서도 검색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북한’을 검색한 사용자들이 함께 검색한 ‘관련 검색어’ 통계를 살펴보면 ‘미군 병사-북한(US soldier North Korea)’과 ‘트레비스 킹(Travis King)’, ‘북한에 억류된 군인(Soldier in North Korea)’ 등을 찾아본 것으로 나타나 월북해 북한에 억류된 킹 이병 사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급상승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5일 VOA와의 통화에서 불투명하고 위협적인 북한이라는 사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궁금증과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this is a case where Americans are concerned about Americans that North Korea is holding in this case and without a whole lot of confidence that North Korea will treat him well. And so this reflects the standard American concern of our countrymen and protecting them.”
미국 군인이 북한이라는 알 수 없는 나라에 스스로 넘어간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에 더해 북한이 그의 안위에 대한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우려가 미국인들 사이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과거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진 오토 웜비어 사건 등을 통해 북한이 킹 이병을 잘 대우할 것이라는 미국인들의 확신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검색량 폭증은 “동포에 대한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우려와 보호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 역량을 갖춘 화성-18형 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하고 그 모습까지 공개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미국인들에게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점도 이번 검색어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North Korea's ICBM is a direct threat to the United States. I don't think most Americans recognize that. That's the case but some do and yeah going to create some interest in the US about the fact that now our country could be targeted directly by North Korea. And so that creates a bit of a crisis for American.”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ICBM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미국이 북한의 직접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인들의 인식과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전반적인 미국인들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당면한 위협 과제로 인식하지는 않지만, 북한의 ICBM 도발이 이어질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미국의 최대 위협 중 하나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