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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밤, 2년 전보다 다소 밝아져...나머지는 여전히 ‘암흑’


열병식이 개최된 27일 평양의 야간 위성사진. 김일성 광장이 위치한 중심부가 평소보다 더 밝게 표시된다. 사진 = NASA.
열병식이 개최된 27일 평양의 야간 위성사진. 김일성 광장이 위치한 중심부가 평소보다 더 밝게 표시된다. 사진 = NASA.

북한 수도 평양과 주변 지역의 밤이 2년 전에 비해 다소 밝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암흑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국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7일 북한을 촬영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에선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유독 밝게 빛나는 한 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좌표 상으로 이 지점은 평양 중심부. 특히 이날은 한국전쟁 정전기념일, 즉 북한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이 열린 터라 김일성 광장에서 평소보다 많은 빛이 관측됐습니다.

27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심야 열병식이 열렸다.
27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심야 열병식이 열렸다.

나사는 지난 2021년부터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 전체의 야간 위성사진을 일일 단위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VOA가 2021년 이후 촬영된 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평양은 과거에 비해 밝은 면적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왼쪽)과 2023년 촬영된 평양의 야간 위성사진. 밝기와 면적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진 = NASA
2021년(왼쪽)과 2023년 촬영된 평양의 야간 위성사진. 밝기와 면적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진 = NASA

2년 전까지만 해도 평양은 대동강을 중심으로 한 평양 시내 약 140 km2정도에서만 빛을 냈지만, 지난 1년 사이 평양 북부의 룡성구역으로 밝은 지대가 넓혀지면서 현재는 그 면적이 약 170 km2가 됐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 등은 룡성구역 내 화성지구에 새롭게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고 전한 바 있는데, 이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평양의 밝은 면적이 조금 늘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은 암흑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산과 함흥, 안주, 개성 등 일부 도시도 빛을 내긴 했지만 그 면적이 작을 뿐 아니라 빛의 색깔도 밝은 하얀색이 아닌 어두운 회색으로 표시됐습니다.

오히려 해안가에서 조업 중인 어선에서 나오는 빛의 면적이 더 넓고 밝을 정도입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원산갈마 해안관광 지구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약 5.5km의 해안가에 크고 작은 건물 100여 개가 빽빽하게 들어선 곳이지만 밤에 조금의 빛도 내지 못한 채 방치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3월 촬영된 한반도의 밤 위성사진. 사진 = NASA.
올해 3월 촬영된 한반도의 밤 위성사진. 사진 = NASA.

결국 약 12만km2에 달하는 북한 전체 면적에서 밤에 빛을 낼 수 있는 곳이 평양 중심부, 즉 1%가 채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는 물론 나라 곳곳이 밝은 하얀색으로 표시됩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90년대부터 밝게 빛나는 한국과 어두운 북한을 나타내는 야간 위성사진을 촬영해 공개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한국은 점점 밝은 면적이 넓어지는 양상입니다.

실제로 2010년에 촬영된 위성사진과 비교해도 한국의 밝은 면적이 눈에 띄게 늘어난 사실이 확인됩니다.

북한은 평양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처럼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한반도 위성사진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한국과 수십 년째 저소득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한을 비교해 보여주는 사례로 종종 활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남북 분단의 상징지점인 도라산역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이 위성사진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부시 전 대통령] “When satellites take pictures of the Korean Peninsula at night, the South is awash in light. The North is almost completely dark.…”

야간에 한반도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한국은 밝은 불빛으로 눈이 부시지만 북한은 칠흑 같은 어둠에 싸여 있다는 겁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한국 국회 연설에서 “하늘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면 눈부신 빛이 남쪽에 가득하고, 뚫을 수 없는 어둠의 덩어리가 북쪽을 차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이 위성사진을 인용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전 대통령] “A sky-top view of this peninsula shows a nation of dazzling light in the South and a mass of impenetrable darkness in the North. We seek a future of light, prosperity, and peace. But we are only prepared to discuss this brighter path for North Korea if its leaders cease their threats and dismantle their nuclear program.”

이어 “우리는 빛과 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원한다”며 “우리는 북한 지도자들이 도발을 멈추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경우에만 이 같은 밝은 길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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