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무인기와 관련해 미국 무인기 외형은 모방할 수 있지만 성능은 흉내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새로운 무기보다 기존의 신형 무기를 내세우며 지속적인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8일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무인기와 관련해 성능과 작전 역량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발전된 무인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하려 한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녹취: 디 펜 전 수석부차관보] "Now we do know that North Korea does not at least have its own communication satellites...the US routinely controls drones that are flying in the Middle East they're controlling them from Arizona using communication satellites to relay the communications in real time so that they can control the drone in real time and they can see in real time what the drone sees. At least in terms of having its own satellites North Korea doesn't have that capability. Now conceivably they could be using other people's satellites to do that. they don't have a satellite communications capability then that's going to limit how far away these drones can operate from North Korea."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현재 드러난 정보로 북한 무인기의 정확한 성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센서와 통신 시스템'이 무인기의 핵심 기술이지만 북한은 이 부분에서 아직 미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자체 통신위성을 보유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애리조나에서 통신위성을 통해 중동에서 운행하는 드론과 실시간으로 교신하고 통제하지만 북한은 그런 역량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위성 통신 능력이 없으면 북한 무인기의 작전 거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열병식 소식을 전하면서 전날 새로 개발·생산된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이 열병광장 상공을 선회하면서 시위 비행했다며 그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들 무인기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찾은 '무장장비전시회' 행사장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북한 무인기는 미국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각각 흡사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 동일한 시스템과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t's clear that North Korea is trying to demonstrate that it's a military peer of the United States. It's able to develop the same systems and the same capabilities. Now the reality is that's an exaggeration. I doubt that the sensor systems on the North korean a global hawk look alike or anything like the sensors that are on the us global hawk. At least North Korea is able to create the appearance of the us systems."
북한 무인정찰기의 센서 시스템이 미국의 글로벌 호크에 장착된 센서와 같은 수준인지 의문이며, 북한은 미국 시스템과 비슷한 외형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외형이 비슷한 것도 "누군가 미국 개발자들의 웹사이트를 해킹해서 설계 정보를 입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무인기의 성능은 북한이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정교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t's able to pick vehicles out of a out of a traffic stream and determine that a particular iranian or or other opposing leader is on that vehicle and probably intercept the communications from that vehicle and confirm that that's a good target and then hit it while it's still moving and not just hit a fixed target. That's all sophisticated aspects...while it's possible that North Korea has some of those capabilities I sincerely doubt they have many of them.
미국이 이란 군지휘관을 제거할 당시 보여준 무인기 성능은 많은 차량 중 특정 차량을 식별하고, 그 차량의 통신을 감청하고, 여전히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는 매우 정교한 수준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러한 능력 중 일부를 보유했을 수 있지만 많은 능력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베넷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처음 공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열병식에는 새로운 핵 전력을 선 보이지 않고 기존 전략무기들을 대거 동원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는 전략순항미사일과 함께 600mm 초대형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등 이른바 ‘신형 전술 단거리 3종’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주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화성-17형'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무기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안젤로주립대 교수는 이번에 등장한 무기들 대부분이 '신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ey weren't displaying any older systems. It was all stuff that's recent right? I mean you said there was nothing new but there was nothing old either. Do you see what I'm saying? So I mean the hwasong 17 and hwasong 18 are not brand new. I mean they've been tested but they're pretty new. I mean they just tested them a few months ago. So I think that's significant that they showed that most of what they showed off in the parade was stuff that they very recently tested. It is showing off that North Korea continues to develop these weapons systems.
새로운 것은 없을지 몰라도 구형 무기체계가 아닌 신형 ICBM 화성-17, 화성-18형 등과 같이 최근까지 계속 시험발사가 진행되는 무기들이 주를 이뤘다는 것입니다.
벡톨 교수는 "이는 북한이 이런 무기 체계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는 과거 실험이 진행됐지만 실물이 처음 공개된 무기도 있습니다. 북한이 핵 어뢰라고 주장하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입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이 무기가 등장하는 순서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종대가 고도쳐 진군한다"며 "무자비한 징벌의 해일로 가증스러운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라고 소개했습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선제타격을 당하더라도 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는 ‘비밀 병기’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this idea of having a a diverse force and a force that you know they at least want to portray as a survivable force so that you know no one could be sure that they could take out the entire North korean arsenal in a you know in a first strike. You know that you know they you know they would always have some ability to retaliate.
북한은 다양한 전력, 적어도 ‘생존 전력’으로 불리는 것을 보유함으로써 그 누구도 선제 타격으로 북한의 전체 무기를 제거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도록 하기를 원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대표가 김정은 위원장과 나란히 열병식을 지켜본 것도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았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사실상 ‘이 무기로 한국과 미국을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 행사인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관리가 참석했다며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e russians and the Chinese showed up with top level officials who were very prominently displayed at a parade where North Korea was basically saying, look at this we can hit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with these weapons anytime. That's pretty unusual"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완전히 위배되는 모든 활동"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대표의 눈앞에서 펼쳐진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you've got all these activities that are absolutely contrary to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going on right in front of them. But unfortunately that's that's not all that surprising these days. they've clearly decided that their competition with the United States is more important than you know meeting their responsibilities regarding North Korea.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보다 미국과의 경쟁이 더 중요하다고 분명히 결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장인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나란히 주석단 중앙에 자리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