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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월 유엔 금수품 4만 달러어치 대북 수출…3개월 연속 제재 위반


중국 단둥 세관에서 공안들이 북한에서 돌아오는 화물차를 검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단둥 세관에서 공안들이 북한에서 돌아오는 화물차를 검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이 지난달 유엔 안보리의 금수품 약 4만 달러어치를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3개월 연속 금수품 거래인데, 두 나라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 더 빈번하고 노골적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달 거래한 금수품은 모두 24개 품목입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발표한 7월 북중 무역 세부자료에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HS 코드(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 72와 73, 82, 84, 85, 87로 시작하는 제품을 북한에 수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 24개 품목의 수출 총액은 4만3천919달러, 수출된 물량의 총 무게는 약 25.11t에 달합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처음으로 북한과 거래가 금지되는 품목에 대한 HS코드를 명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철강과 철강 제품으로 분류된 HS 코드 72와 73 품목과 더불어 비금속으로 만든 공구와 각종 제품인 82와 83, 기계류인 84, 전자기기인 85, 철도용 이외 차량과 그 부분품인 87 품목 등을 북한에 판매할 수 없게 됐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의 수출입이 ‘HS 코드’를 통해 이뤄지는 점에 착안해 제재 위반 여부를 놓고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는 걸 미리 차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7월 한 달간 안보리 금수품 거래 내역을 자체 무역 자료에 남긴 것입니다.

이 기간 가장 높은 수출액을 기록한 제품은 연료 등에 사용되는 원심 액체펌프 제품(84137010)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수는 4개, 무게는 7.8t이었고, 금액으론 1만6천65달러어치가 거래됐습니다.

이어 기타 밸브(84818040) 8천757달러어치와 ‘용량 650킬로볼트암페어 이하변압기(85042100)’ 7천624 달러어치가 각각 2번째와 3번째로 많은 수출액을 보였습니다.

그 밖에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클로스, 그릴, 망, 울타리 제품(7314410000)’ 2.95t, 약 5천945달러어치와 울타리 제조용으로 알려진 ‘철강으로 만든 유자선(73130000)’ 제품 1.9t, 약 1천651달러가 4위와 5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어떤 이유에서 울타리 제조에 필요한 철강 제품을 다량으로 사들였는지 주목됩니다.

과거 중국은 금수품에 대한 거래를 지적 받을 당시 문제의 제품이 국제 구호단체의 인도적 물품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대북 수출이 확인된 금수품도 국제 구호단체가 제재 면제를 받은 제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는 문제의 제품이 ‘일반 무역’과 ‘국경 무역’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만약 해당 장치가 인도적 지원 물품이라면 무역 형태가 ‘정부 간 혹은 국제기구의 구호 혹은 기부’로 기록됐어야 합니다.

중국 정부는 과거 금수품 거래를 지적 받았을 당시 유엔 안보리 측에 HS 코드 84, 85에 해당하는 일부 제품이 외교적, 인도적 목적으로 북한에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또 HS 코드 72와 73 제품은 강괴(steel ingot)와 강철 빌렛, 페로실리콘으로 이들은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의 가장 최신 대북 결의인 2397호는 HS 코드로만 금수품 여부를 판별하고 있어 이 같은 중국 측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의 금수품 거래는 그 빈도가 많아지고, 거래 규모도 커지는 양상입니다.

앞서 VOA는 중국이 올해 2월 약 3년 만에 북한과 냉장·냉동 장치 3개 약 7만2천 달러어치를 거래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중국은 불과 3개월 만인 올해 5월엔 58개 품목, 22만5천 달러어치를 거래하며 규모를 크게 늘렸고, 6월엔 5만7천 달러어치의 거래 기록을 공식 무역자료에 남겼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의 금수품 거래는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이뤄지게 됐습니다.

또 2월을 포함한 중국의 올해 대북 금수품 수출 총액은 37만9천274달러로 집계됐습니다.

VOA는 유엔주재 중국 대표부에 지난달 거래된 제품의 제재 위반 여부를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대표부는 지난 2월과 6월 거래된 제품의 제재 위반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7월 북중 무역 총액은 1억8천160만 달러로, 전달인 6월의 1억8천422만 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제품은 가발·속눈썹 제품이었습니다. 수출액은 1천318만 달러, 양으로는 114t의 가발·속눈썹 제품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반면 북한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제품은 사람 머리카락(1천19만 달러어치)으로 나타나, 북한과 중국이 가발 거래에 주력하고 있는 사실이 또다시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머리카락을 사들여 가발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역외가공 즉 주문자생산방식(OEM) 형태의 수출을 크게 늘렸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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