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 중국 선박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24척째인데,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선적 선박 2척이 새롭게 북한 선박으로 등록됐습니다.
VOA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달 순해1호(SUN HAE 1)와 락원3호(RAK WOM 3)가 북한 선적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 선박은 모두 북한 선적을 취득하기 전까진 중국 깃발을 달고 운항했습니다.
2004년 11월 건조된 순해1호는 건조 첫해부터 줄곧 중국 선박 민타이168호로 운항하다 이달 북한 선박으로 IMO에 등록됐습니다.
순해1호를 IMO에 등록한 주체는 평양 소재 ‘조선순해운송회사’로, IMO는 이 회사가 순해1호의 소유주가 된 시점을 8월 1일부터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신규 북한 선박인 락원 3호도 얼마 전까진 중국 선박 닝츠룽호였습니다.
2천30t급으로 2003년에 건조된 이 선박은 8월 1일부터 평양 용제동 소재 ‘용제락원운송회사’가 IMO에 공식 등록 소유주로 등재되면서 락원3호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얼마 전까지 중국 선적이던 선박이 북한 깃발을 달고 나타난 건 북한이 중국 중고 선박을 구매해 자국 선박으로 등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위장회사를 동원해 중국 중고 선박을 구매해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행위에 동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안보리 결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VOA는 GISIS 자료를 조회해 올해만 모두 22척의 중국 중고 선박이 북한에 매각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번에 2척을 더할 경우 올해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은 모두 24척으로 늘어납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된 연례보고서에서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락원1(안하이6)호 등 총 6척의 신규 선박을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8개월 만에 작년보다 4배에 달하는 선박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선적을 바꾼 것입니다.
VOA는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과 관련해 여러 차례 중국 정부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중국 중고 선박이 북한 선박이 돼 나타나는 사례에 대한 논평 요청에 “먼저 우리가 기존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녹취: 밀러 대변인] “Well, first, I will say that we will fully enforce our existing sanctions.”
또 이본 유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은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 가능성과 관련한 지난 6월 VOA의 이메일 질의에 “과거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지속적인 선박 취득을 추적하고 조사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 조정관 대행] “As you would be aware from its past reports, the Panel has tracked and investigated the DPRK’s on-going acquisition of ships. This trend continues. The transfer / sale of foreign-flagged vessels to the DPRK contravene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s). We continue to encourage vigilance of such vessel sale. Some recommended steps are contained in the Panel’s latest report S/2023/171.”
이어 “해외 선적 선박을 북한에 양도, 판매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우리는 이러한 선박 판매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4월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불법으로 매입한 선박 21척을 포함한 25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는 지난 2018년 이후 약 5년째 추가 제재를 단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