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일이 한반도 사안을 넘어 국제적으로 안보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백악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도발 등 역내 도전에 대한 인식도 일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전통적으로 북한에 초점이 맞춰졌던 미한일 3국 안보협력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확대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캠벨 조정관] “What we have done in the last several years has been primarily on the Korean Peninsula. But I think our ambition is to increase the geographic scope and the general framing of these discussions.”
캠벨 조정관은 29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우리가 지난 수년간 한 일은 주로 한반도에 관한 것이었다”며 “하지만 우리의 포부는 이러한 논의의 지리적 범위와 일반적 틀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국 정상이 북한의 사이버 범죄,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아이티 사태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캠벨 조정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미한일은 즉각적인 또는 집단적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협의하는 관행(habit)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세 나라의 위협에 대한 인식도 그 어느 때보다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캠벨 조정관] “I personally believe that the three countries are quite aligned with respect to how they see the challenges in the region, the challenges that Russia presents to Ukraine, the provocations of North Korea, and the desire to have a steady, predictable relationship with China, but also concern about increasing provocations and uncertainty emanating from Beijing.”
캠벨 조정관은 “역내 도전, 즉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하는 도전, 북한의 도발, 중국과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에 대한 열망 뿐 아니라 점증하는 중국발 도발과 불확실성에 관한 우려에 대한 인식에서 세 나라가 상당히 일치한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한일 3국 협력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려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 미한일 협력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와 같은 동맹에 비유하는데 대한 견해를 묻는 VOA의 질문에 캠벨 조정관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캠벨 조정관은 미한일 협력이 ‘아시아판 나토’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근본적으로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나토와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캠벨 조정관] “I personally would discourage comparisons. Naito. I would focus more on the unique contributions that all three countries make and the desire to chart their own path in a complex Northeast Asian environment.”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나토와의 비교를 권장하지 않는다”며 “나는 3국의 독특한 기여, 그리고 복잡한 동북아시아 환경에서 각자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열망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대담에 참석한 도미타 고지 주미 일본대사도 과거 한반도 상황에 집중됐던 미한일 협력의 범위가 더욱 확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도미타 대사] “Now we are talking about stronger coordination or connection, if you like, between these two allies, which will enable us to respond to with a greater deterrence, responsive capabilities to the increasingly troubling security situation. So multi-domain exercise start sharing the missile warning data and so forth.”
도미타 대사는 “이제 우리는 (미한∙미일) 두 동맹 간 더욱 강력한 공조와 연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며 “이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안보 상황에 대한 억지력과 대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 나라가 다영역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미사일 정보 공유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도미타 대사는 다만 “협력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3국 노력이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훨씬 더 강력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은 더욱 강력하고 심층적인 공동 협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론에 참석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통해 3국 간 안보 협력 수준이 한층 격상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세 정상이 역내 안보 도전에 대한 향후 협력에 대해 분명하고도 큰 정치적 의지를 표현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사는 미한일 정상회의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서는 “내가 보기에 중국의 반응은 실질적이기 보다 수사에 가깝다”라며 “개인적인 느낌으론 중국이 상당히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한일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고 비난한 데 대한 VOA의 질의에는 강력한 경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조 대사] “I just like to make clear to North Korea, as President Yoon said, the continued provocation and continue the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by North Korea will only strengthen the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among the three countries.”
조 대사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미한일의 3자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할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사는 미한일 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도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세 나라는 세계 경제의 엔진이며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1%를 미한일이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또 세 나라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선도국이라며, 세 나라의 협력이 심화될수록 국제 공급망이 더욱 안정되고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