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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북한 강제실종 피해자 기억’ 캠페인…“북한 공포통치 수단”


캠페인을 진행한 북한인권시민연합 청년 활동가들. 사진 제공 = 북한인권시민연합.
캠페인을 진행한 북한인권시민연합 청년 활동가들. 사진 제공 = 북한인권시민연합.

한국의 시민사회단체가 북한의 인권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을 맞아 북한의 납치 범죄와 정치범수용소 실태를 고발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최초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NKHR)이 자국민을 납치해 수용소에 가두는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적극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을 기념해 30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일상 속 북한인권 나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표어 아래 모금 활동을 병행합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혜숙 씨와 강철환 씨가 증언하는 수용소 상황을 가방과 지우개, 그립톡에 담아 판매하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더 많은 사람이 북한인권 문제를 기억하고 해결에 나서도록 할 목적이라는 게 캠페인 주최 측 설명입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은 공포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강제실종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실종은 “북한 전역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의 이지윤 캠페인 담당 팀장은 29일 VOA에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강제실종 범죄의 대표적인 장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지윤 팀장] “북한 안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강제실종을 알리려는 거고요. 유엔 COI가 이미 보고서에서 확인했듯이 북한 수용소에 갇힌 정치범들이 모두 강제실종 피해자입니다. 그래서 15호 요덕수용소와 18호 수용소에서 탈북하신 두 분을 인터뷰해서 그분들의 어린 시절 기억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저희가 물품을 제작했어요.”

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가방. 사진 제공 = 북한인권시민연합.
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가방. 사진 제공 = 북한인권시민연합.

이 단체가 이날 공개한 일부 제품은 탈북 화가 선무 씨와 18호 북창 관리소 출신 김혜숙 씨가 그린 그림들 속에 ‘REMEMBER THE VOICELESS(소리내지 못하는 북녘의 사람들을 기억하며)’, ‘나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글씨가 영어와 한국어 등으로 쓰여 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캠페인을 함께 준비한 폴란드 출신 청년 활동가 엔지 완잇 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많은 북한 어린이가 연좌제 적용 대상이 되어 수용소 생활과 탄광에서의 강제노동이라는 가혹한 현실을 직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비극과 계속되는 피해가 하루빨리 개선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강철환 북한인권전략센터 대표는 “왜 우리가 북한인권에 대해 노력해야 하는지 그 자체를 방관하고 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불행”이라며 북한 주민의 인권과 탈북민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이 단체는 모금액을 강제실종 문제에 대한 심층 연구·조사와 옹호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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