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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김정은 방러, ‘큰 합의’ 전조…중국도 주목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루시크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루시크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다면 양국 군사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전시키는 중요한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한일 안보 협력을 견제하려는 중국이 과거와 달리 북러 밀착을 환영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양국 군사협력에 대한 중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think Kim Jong un would go to meet with Putin unless they expected to have a big agreement on military cooperation. Now, I don't know the details, but I think a summit indicates that Russia and North Korea are at the point of agreeing to a major increase in military cooperation, which would presumably include an exchange of weapons and military technology and potentially joint military exercises.”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5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김정은이 군사협력에 대한 큰 합의를 기대하지 않고 푸틴을 만나러 가진 않을 것”이라며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와 군사기술 교환, 연합훈련 등 군사 협력을 크게 늘리기로 합의한 단계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정부 당국도 VOA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협상을 정상급에서 계속 논의하길 기대한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북한의 포탄과 로켓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무기 생산 속도가 소진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북한산을 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위성 기술과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얻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가 이를 쉽게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yes, these technologies are considered top secret. So the question will be whether Russians desperation for weapons from ammunition from North Korea is so great that Russia's willing to provide satellite and nuclear power technology to North Korea… But as a general rule of Russia, as far as I know, has not provided satellite or nuclear power technology with other countries. But that may change now if Moscow is desperate for ammunition from North Korea.”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위성 기술과 핵추진잠수함 기술은 “일급 비밀로 간주 된다”며 “북한에 이를 기꺼이 제공할 정도로 북한의 포탄에 대한 러시아의 절박함이 큰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동군사연구소(RUSI) 대니얼 샐리스버리 연구원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합동군사연구소(RUSI) 대니얼 샐리스버리 연구원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핵 안보와 수출통제 분야 전문가인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 대니얼 샐리스버리 연구원도 5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김정은의 방러는 양국의 군사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드론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이 북한을 훨씬 앞서지만 비축분이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샐리스버리 연구원] “I think what Russia is probably struggling with now is being able to produce the shorter-range systems in the numbers that it needs to kind of replace the stock that is used and also to maintain an arsenal of missiles that it might need for other contingencies. And so if it is going to benefit from North Korean technology, you know, that's strange and unusual and the tables have kind of turned in a way, but I think is probably because it would be trying to fulfill those quantity kind of needs rather than quality specifically.”

샐리스버리 연구원은 “러시아가 현재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재고를 채우고 다른 비상사태에 필요한 미사일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 기술의 혜택을 보는 것은 이례적이며 양국 위치가 뒤바뀐 것이지만, 질적 요구보다는 양적 요구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지난 7월 평양에 마련된 '무장장비전시회'를 방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지난 7월 평양에 마련된 '무장장비전시회'를 방문했다.

다만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민감한 ICBM 기술을 통째로 이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샐리스버리 연구원] “I'd agree with you that those are really the crown jewels of national security. And that's why I think Russia would not think about transferring complete ICBMs or anything like that. But they would probably be comfortable potentially to help in supporting certain aspects of the effort and in that sense, they can really manage what types of technology they're sharing.”

샐리스버리 연구원은 ICBM 기술이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가 완전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그와 유사한 것의 이전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아마도 노력의 특정 측면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제공할 기술 유형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담당 국장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담당 국장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국장은 5일 VOA와 화상통화에서 북한은 러시아를 이용해 제재 회피를 하는 데 큰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선임국장] “I think for North Korea, there are very interested in sanctions evasion. So Russia hoping that perhaps Russia will the government will be less restrictive in proliferation of, know how on the missile or in the nuclear side, they can certainly use that. The North Koreans can also use, you know, food and other material that they need for their own programs and for their own elites and military.”

“북한은 러시아 정부가 미사일이나 핵확산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확실히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은 자체 프로그램과 엘리트와 군부에 필요한 식량과 기타 물질을 러시아로부터 확보하려 할 수 있다”고 루지에로 국장은 말했습니다.

루지에로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 국방장관이 7월 27일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북한에서 열병식을 관람하고 무기 전시회를 참관한 것은 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치적∙전략적 필요 충족”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5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국제 무대에서 고립된 북러 정상이 서로 물질적 필요를 넘어 정치적, 전략적 필요를 충족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North Korea and Russia acknowledging and trying to meet the political and strategic needs of the other. And on the North Korean side, I think the one way in which we saw that was North Korean early recognition of the breakaway provinces that Russia had claimed and the territory of Ukraine, but also North Korea continuing to support Russia in statements that are condemning alleged U.S. imperialism.

스나이더 국장은 5일VOA와 화상통화에서 “러시아가 주장했던 우크라이나 내 분리독립 지역을 북한이 조기에 인정한 것, 그리고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러시아가 계속 지지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지지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해 북한에 추가적인 안도감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북러 협력 환영”

한편, 북러 정상회담 등 심화되는 양국 협력을 중국이 과거와 달리 환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5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과거에는 중국이 이런 종류의 접촉을 경계하고 관계의 발전에 대해 우려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So I think that in the past I would have said that Beijing would be wary of this kind of contact and be concerned about any warming of relations. But I think in the aftermath of the trilateral at Camp David and the closer relationships that have been developing in Northeast Asia between South Korea, Japan and the United States, I think China is now looking for a balance of power situation and so they may actually endorse and welcome this.”

이어 “하지만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한일 3자 정상회담과 동북아에서 미한일 간 긴밀한 관계의 여파로 중국은 이제 힘의 균형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러 정상회담을 중국이 “실제로 지지하고 환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중러 연합훈련이 성사된다면 “중국이 동북아에서 이웃 국가들과 새로운 종류의 관계를 맺어 미국의 힘에 대응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이 중국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상당한 양의 무역에 나서야 할 것이지만, 북러 관계 심화를 중국도 주목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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