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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미 부통령 "러시아에 북한 탄약 공급 거대한 실수...양국 모두 더욱 고립될 것" 공개 경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된 미-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된 미-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기와 탄약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밀착하는 것을 두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거대한 실수(huge mistake)가 될 것"이라고 7일 공개 경고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행사 참석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문 중 CBS 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지원할 목적으로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언급하면서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이것이 러시아와 북한 모두를 더욱 고립시킬 것으로 강하게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가 매우 절박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들은 이미 전략적 실패를 경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1년 반 전(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전문가들은 며칠 내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는데, 우크라이나인들은 아직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 전쟁 수행 움직임 사전 파악"

앞서 지난 4일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13일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행사를 계기로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CNN 보도는 모두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관해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해 드러내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정보 공개가 북한을 억지해,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될 북한 무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탄약-위성기술 등 거래 전망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이뤄지면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탄약을 주고, 러시아는 북한에 위성이나 잠수함 관련 첨단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날인 6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러 무기거래 협상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거래가 이뤄질 경우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국무부 외신기자클럽(FPC) 간담회에서 경고했습니다.

■ 서방 일각 경계감 고조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한 서방의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CNN은 8일 새벽 출고한 '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실패는 북한에 승리가 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프로그램의 위험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해당기사 바로가기)

해당 보도에서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북-러 정상회담에 관해 "회담이 진행된다면 매우 심각한 국면"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서 "김정은이 불법적 위성 발사와 핵무기 운반 프로그램을 위해 원하는 군사 기술을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뉴스가 한국 서울역 내부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뉴스가 한국 서울역 내부 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핵무기 능력에 관한 의문은 여전하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미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다른 국가의 전문가들은 북한 ICBM의 핵무기 탑재량에 대해 아직도 논쟁하고 있다"며 "북한 ICBM이 재진입 기술을 갖추고 있는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재진입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된 뒤 우주공간에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탄두가 6천∼7천 도의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말합니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ICBM 발사를 통해 1단 엔진, 2단 분리 등의 고비를 넘었고 고체 연료 엔진 시험까지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ICBM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재진입 기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얻는다면 핵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하면서 서방 지도자들에게 커다란 우려가 될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ICBM 재진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정찰위성 등과 관련한 여러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 영향 미미"

한편,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 무기를 지원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를 바뀌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CNN은 전문가를 인용해 전망했습니다.

조셉 뎀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북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갈된 러시아군의 자원들을 보충할 수 있다면서도 "전쟁의 향방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의 탄약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얼마나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군을 지원할 경우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무기를 실어 보내야 하는데, 러시아 동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부 모스크바까지 거리만 5천700마일(약 9천km)이 넘는다는 것입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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