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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지진 사망 2천 명 돌파...미국-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모로코 아미즈미즈 지진 피해 현장에서 10일 구조요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모로코 아미즈미즈 지진 피해 현장에서 10일 구조요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8일 밤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지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천 명이 넘었습니다. 미국과 베트남이 두 나라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습니다. 미얀마가 러시아 수호이(Su-30) 전투기 첫 인도분을 받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은 지난 금요일(8일) 지진이 발생한 북아프리카 모로코 소식부터 살펴보죠.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로코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11일 현재 사망자는 2천497명, 부상자 2천476명입니다. 하지만 다친 사람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중상인 데다, 이른바 ‘골든 타임(Golden Time)’이 다가오고 있어, 앞으로 인명 피해가 어느 정도나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을 보통 ‘골든 타임’이라고 부르죠?

기자) 맞습니다. ‘골든 아워(Golden Hour)’라고도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통상 지진이 발생한 후 72시간을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골든 타임’으로 봅니다. 모로코 지진은 지난 8일 밤 11시께 발생했는데요. 지금 모로코는 11일 저녁 7시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골든 타임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는 거군요. 구조작업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모로코 유적 도시인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아틀라스 산맥으로, 규모 6.8의 강진에 일대 마을들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하지만 산간 지역이다 보니 구조대의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곳곳에 산사태가 발생해 길이 끊기는 바람에 구조대가 진입에 애를 먹고 있고요. 주민들이 맨손으로 일일이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진의 공포도 계속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10일에도 규모 3.9의 여진이 발생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미 1차 지진으로 일부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추가 진동이 닥칠 경우 본진보다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봤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지금 불안 속에 임시 천막이나 길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모로코가 원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인가요?

기자) 모로코는 아프리카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어 비교적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입니다. 지난 2004년 2월에도 북동부 ‘알호세이마’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630명이 숨지고 900여 명이 부상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드문 편입니다. 지난 1960년 1만2천 명의 사망자를 낸 해안도시 ‘아가디르’ 지진도 규모 5.8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진도 규모 6 이상이긴 하지만, 지진 피해가 더 큰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우선, 지진 발생 시점이 모두가 잠든 밤에 발생했다는 점이 피해가 커진 이유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부분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산간 지대의 낡은 건물, 낡은 집들이다 보니, 지진에 쉽게 무너져 피해를 키웠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사적 유적지가 진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문화유산 피해도 있겠군요.

기자) 네. 진앙에서 77km 떨어진 마라케시는 모로코의 대표적인 유적 도시입니다. 구시가지 ‘메디나’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인데요. 하지만 이곳도 중세 시대 낡은 건물이 많고 지진에 취약한 벽돌 건물이 많아 피해가 컸습니다. 현지에 머물고 있던 관광객들은 급히 호텔 밖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모로코 정부는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모로코 군대는 전문 수색구조대를 동원해 피해 지역으로 급파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곳곳에 낙석으로 도로가 끊겨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고요. 일부 지역에는 헬기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6세 국왕은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이재민들에게 물과 식량을 배급하고 피난처를 제공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모로코도 대부분 중동 국가들처럼 군주제 국가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원내각제를 가미한 국왕 중심의 ‘입헌군주제’ 국가입니다. 모하메드 6세는 지진 발생 당시 프랑스에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국왕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하메드 6세 국왕이 프랑스를 방문한 목적이 있었나요?

기자) 네. 모하메드 6세는 이달 1일부터 건강상 이유로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었습니다. 파리에는 그의 저택이 있습니다. 모하메드 6세는 호흡기 질환인 ‘사르코이드증’을 앓고 있어 지난 2018년 파리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이후 정기적으로 프랑스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모하메드 6세 국왕은 어디 있습니까?

기자) 지진 발생 다음 날인 9일 아침 바로 귀국했습니다. 이후 모로코 국영 TV는 국왕이 정부 관리, 군 지휘관들과 긴급 대응 회의를 주재한 모습을 반복 보도하면서, 국왕이 재난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홍보했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늦장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군요.

기자) 네. 스페인 국방부는 10일 모로코의 공식 요청을 받고 소규모 군 긴급구조대와 수색견을 파견했습니다. 영국도 모로코에 수색 구조전문가와 수색견, 구조장비를 파견했고요. 미국도 소규모 재난 전문가팀을 파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 미국 ‘CNN’ 방송에서 “미국 정부는 즉각 모로코 정부와 접촉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지원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모로코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제사회의 구호 노력이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11일 하노이 시내 주석궁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11일 하노이 시내 주석궁에서 회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아시아로 가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쳤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베트남 국빈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에서 9일과 10일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베트남으로 이동했는데요. 10일 있었던 G20 폐막 일정은 참석하지 않고 바로 베트남을 찾았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지요?

기자) 네. 2021년 취임 후 처음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문 둘째 날이자 일정 마지막 날인 11일 하노이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양국 관계가 빠르게 심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공식 외교관계를 격상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10일)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0년간 두 나라 관계가 갈등에서 정상화를 거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베트남은 한 때 적으로 싸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1964년 베트남 통킹만에서 미 해군 구축함 매독스호가 피격된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했는데요.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국 내 반전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은 9년 만에 베트남 전쟁에서 손을 뗐고요. 이후 공산 정권이 들어선 베트남과 미국은 관계를 끊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양국 관계가 다시 개선된 건가요?

기자) 완전히 단절됐던 양국 관계는 1980년 대 말, 베트남 정부가 미국에 미군 포로를 인도하고, 미군 실종자 유해 수색작업을 허용하면서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95년 7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국교를 정상화했고요. 2013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10년 만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한국, 인도, 러시아, 중국 등 네 나라밖에 없는데요. 미국과 베트남 간 외교관계 격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은 또 최근 중국에 이어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중앙정부의 각종 규제로 주춤한 사이 베트남 공장들이 빠르게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데요. 일례로 미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13.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위주로 형성된 공급망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조를 강화하는 등의 투자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특히 베트남은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인 희토류 매장량이 중국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군사안보 분야는 어떤가요?

기자) 네. 미국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안보 협력 강화 차원에서 베트남에 890만 달러 상당의 군수물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이 군 현대화 과정에서 무기 수입처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의 주 무기 수입처는 러시아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회의장에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인 민아웅 흘라잉 국가행정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회의장에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인 민아웅 흘라잉 국가행정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얀마가 러시아 전투기를 도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가 러시아 수호이(SU-30) 전투기 2대를 인도받았다고 미얀마 군부의 찰리 탄 산업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러시아 ‘RIA’ 통신은 10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한 ‘동방경제포럼(EEF)’에 참가한 탄 장관이 별도의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가 러시아와 전투기 구매 계약을 맺은 겁니까?

기자) 네. RIA 통신에 따르면 두 나라는 지난해 9월 러시아 SU-30SME 전투기 6대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SU-30SME는 러시아가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로, 공중 정찰과 전투 임무, 조종사 훈련 등을 위해 설계됐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9월이면, 쿠데타로 들어선 미얀마 군사정부와 체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게 2021년 2월이니까 해당 계약은 미얀마 군사정부와 체결한 것입니다. 미국 등 서방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인권 탄압을 비판하며 제재를 단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주요국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발표하고,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미얀마 군부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미얀마 군부에 군사적 지원도 계속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톰 앤드루스 UN 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이 미얀마 무기 거래 동향에 관한 50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래 여러 국가와 약 10억 달러어치의 무기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그 가운데 러시아 무기업체들과의 거래가 4억6천6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요. 중국이 2억6천7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무기 판매 외에 미얀마에 다른 실질적 지원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미얀마에 석유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민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도 참석했는데요. 당시 크렘린궁은 두 사람이 관련 논의를 했으며, 미얀마가 루블화로 대금을 지불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얀마는 현재 중국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측 간에 교류도 잦아졌다고요?

기자) 네. 쿠데타 후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정부 관리들이 미얀마를 방문했고요. 또 민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도 여러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는데요. 흘라잉 사령관은 러시아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러시아와 미얀마는 이번 동방경제포럼에서 관광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양자 협정을 체결할 거라고 탄 미얀마 산업부 장관이 러시아 타스 통신에 말했는데요. 러시아 측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 미얀마의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미얀마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측의 밀착이 미얀마의 인도적 위기를 더 고조시키고, 러시아가 이를 이용해, 미얀마에 군사기지를 세울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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