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월 지원을 약속한 에이브럼스 탱크가 8개월 만에 우크라이나군에 인도됐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밤 영상 연설을 통해, 미국이 보낸 에이브럼스가 현지에 도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 점령지 탈환을 위한 '대반격' 작전에 해당 탱크들을 곧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원된 탱크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2개 소대를 구성할 수 있는 8~10대가 1차 인도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은 추정했습니다.
미국이 올해 말까지 31대를 보내겠다고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은 20여 대도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구형 에이브럼스 모델인 M1A1을 먼저 제공하고, 개량형 M1A2 모델을 뒤이어 전달할 계획입니다.
■ 미군 주력 기종
1980년부터 실전 배치된 에이브럼스는 미국 주력 탱크로서, 현존하는 최강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120mm활강포를 장착했고 최고 시속 67km로 기동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갑 소재가 열화우라늄으로 업그레이드돼 탑승 장병들을 보호하는 능력이 강화됐습니다.
특히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에이브럼스는 일반 철갑탄보다 관통력이 2배나 뛰어난 열화우라늄탄으로 무장할 예정입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기대했던 장거리 전술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는 아직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 주요 매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소량의 에이태킴스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다음날(22일) 사안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연장로켓발사기에 2발씩 발사되는 에이태킴스는 최대 사거리가 300km에 달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그간 확전을 우려해 지원에 난색을 보여왔습니다.
■ 러시아 "모두 불에 타 버릴 것"
26일 크렘린궁은 에이브럼스 탱크와 에이태킴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더라도 전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에이브럼스·에이태킴스의 대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질문에 "이 모든 것들도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군은 새로운 유형의 무기 사용에 적응해 왔다"면서 "전장에서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는 만병 통치약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에이브럼스는 상당한 무기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만든 탱크에 대해 언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을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이것(에이브럼스 탱크)들도 모두 불에 타 버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미국은 점차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흑해함대 사령관 사망설에 관한 질문에, 국방부에서 들어온 정보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전날(25일) 우크라이나 통합특수전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흑해함대 사령관이 지난 22일 공습 결과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 흑해함대 사령관 회의 참석 영상
흑해함대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우크라이나의 발표 다음날인 26일, 러시아 당국이 국방부 회의에 참석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빅토르 소콜로프 흑해함대 사령관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주재 회의에 화상 참석한 모습을 현지 매체에 배포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소콜로프 사령관 외에 육군 주요 참모들과 최고위 장성들이 참석했습니다.
회의 장면은 러시아 국영 방송으로도 보도됐습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아직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은 전선 전체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으나, 회의 영상을 공개하며 소콜로프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우크라이나의 발표를 우회적으로 반박한 모양새입니다.
다만 해당 영상에 나온 화상회의 화면 속에서 소콜로프 사령관이 발언하거나 눈에 띄게 움직이는 모습 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22일 우크라이나는 미사일 여러 발로 크림반도(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공격했습니다.
당시 주요 매체들은 개전 후 크름반도에 단행된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해설했습니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이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불법 병합한 곳입니다.
당시 공격 직후 러시아는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이튿날 해군 고위 지휘관을 포함해 수십 명이 사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25일에는 우크라이나군 통합특수전사령부가 성명을 통해, 당시 공격으로 흑해함대 사령관을 포함한 장교 34명이 사망하고 다른 군인 10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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