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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 상원의원들, 한국 동결해제 이란 자금 재동결 촉구...“하마스 사용 위험”


마샤 블랙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미 의회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의 재동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추가 공격에 이 자금이 사용될 위험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19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뒤 카타르로 이전된 6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을 다시 동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마샤 블랙번 의원이 주도해 지난 9일 자로 발송된 이 서한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도 보내졌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이란은 세계 최대의 테러지원국”이라며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인용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협력해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서한] “Iran is the world’s largest state sponsor of terrorism, and Wall Street Journal reported that the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worked with Hamas to plan the ongoing attacks on Israel… Your administration claims these funds are only available for humanitarian use, but money is fungible, and there is a significant risk they could be used to further efforts by Iran or Hamas against Israel. Moreover, allowing $6 billion to flow into Iran’s economy, even if the purpose is for humanitarian aid, allows the Iranian regime to reallocate even more funds to supporting terrorism.”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이 인도주의적 용도로만 사용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돈은 대체할 수 있다”며 “이란이나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공격에 해당 자금을 사용할 위험이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인도적 지원 목적이라 하더라도 60억 달러가 이란 경제에 유입되도록 하는 것은 이란 정권이 더 많은 자금을 테러 지원에 다시 할당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며 해당 자금의 동결을 촉구했습니다.

블랙번 의원은 이날 서한과 관련해 영상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은 하마스와 협력해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해 왔다”며 “이번 공격은 하룻밤 사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꽤 오랜 기간 계획돼 왔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동결됐던 6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을 풀어준 것은 이란을 “대담하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블랙번 의원] “Iran is working with Hamas to structure this attack. This attack didn't happen overnight. This is something that had been in the planning for quite a period of time…the release of the $6 billion is something that emboldened Iran.”

빌 해거티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빌 해거티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일본 주재 대사를 지낸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이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뒤 카타르로 옮겨진 이란 자금과 관련해 “자금의 흐름이 거기서 멈추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란에) 다시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해거티 의원] “Stop the flow of funds right there. We need to come back and impose sanctions.

민주당 의원들은 동결 해제된 60억 달러의 이란 자금과 관련해 대체로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원 은행위원장인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자금 조달과 관련해 “우리(은행위)가 테러지원국들에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60억 달러의 이란 자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운 의원] “As we work to hold any state sponsors of terrorism accountable, the administration must freeze the $6 billion in Iranian assets.”

셰러드 브라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셰러드 브라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민주당 존 테스터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에서 “최소한 우리는 60억 달러의 이란 자산을 즉시 동결하고 가용한 다른 금융 수단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테스터 의원] “At a minimum, we should immediately freeze the $6 billion in Iranian assets and explore other financial tools we have at our disposal.”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민주당의 조 맨친 상원의원도 자신은 애초부터 이란 자금 동결 해제 합의를 찬성하지 않았다며 해당 자금을 다시 동결하는 동시에 이란에 대한 추가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국무부는 VOA의 논평 요청에 11일 오후 5시 현재 답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이 하마스에 유입됐다는 주장을 거듭 부인하고 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은 항상 테러활동과 역내 악의적인 활동에 자금을 댔고, 이에 따라 우리는 언제나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왔다”면서 “이 자금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현시점에서 단 1센트도 사용되지 않았으며 우리는 언제든 이를 동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에) 미국 납세자의 세금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fact)”라며“이 자금은 이란이 석유를 판매해 축적한 이란의 재원으로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란은 처음부터 미국의 법과 제재에 따라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이 자금을 사용할 권리가 있었다”며 “이 자금은 그런 목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다른 계좌로 옮겨진 것이고 현재까지 해당 계좌에선 단 1달러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미국과 이란은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 5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동결된 6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자금은 카타르의 이란 소유 은행 계좌로 이체됐는데, 일각에선 하마스가 오랜 기간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점을 근거로 문제의 60억 달러 중 일부가 하마스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난 7일 새벽 수천 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키는 등 수년 만에 가장 큰 공격을 가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대해 자국에 대한 전쟁 선포라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뒤 대규모 공격에 나섰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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