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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원들, 외무장관에 탈북민 강제북송 우려 서한…스코틀랜드 의회선 동의안 발의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 하원의원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 하원의원

영국 의원들이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에 우려하며 이에 대한 대책을 묻는 서한을 외무장관에게 보냈습니다. 스코틀랜드 의회에서는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위한 동의안이 발의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국내 수감시설에 억류 중인 탈북민 수백 명을 강제북송한 것에 대해 영국 의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은 18일 VOA에 여러 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의회 대정부 질문의 토론 의제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PPG가 이날 VOA에 제공한 서면 자료들에 따르면 탈북민 보호를 촉구하는 의원들 중에는 보수당 대표와 국무상을 지낸 거물급 인사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영국 보수당 대표와 고용연금부 장관을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 하원의원은 17일 클레벌리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가 600명의 북한 반체제 인사들(탈북민)을 즉각적인 투옥, 고문 또는 처형 위험에 처하는 북한으로 송환한 이후 외무부가 어떤 조처를 했는지”를 질의했습니다.

[스미스 의원] “To ask the Secretary of State for Foreign, Commonwealth and Development Affairs, a) what actions his department has taken following Beijing’s repatriation of 600 North Korean dissidents back to the DPRK, where they are at immediate risk of imprisonment, torture or execution b) what representations have been made to the Chinese Government to stop this deportation and c) what analysis has been performed with respect to the compatibility of these repatriations with international law.”

또 탈북민들의 송환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에 어떤 항의를 했는지, 이러한 송환이 국제법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어떤 분석을 수행했는지 물었습니다.

영국 법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벅랜드 하원의원도 이번 주 클레벌리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이 1951년 유엔 난민협약에 따른 강제송환금지원칙(농르풀망)을 더 이상 어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벅랜드 의원] “To ask the Secretary of State for Foreign, Commonwealth and Development Affairs, what conversations is he having with the Chinese Government to ensure China no longer reneges on its commitment to non-refoulment of refugees under the 1951 Refugee Convention?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 역시 클레벌리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영국 정부가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과 관련해 입수한 정보와 구체적인 압박 노력에 관해 물었습니다.

특히 영국 정부가 “1951년 유엔 난민협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한 탈북 난민의 운명에 대해 한국 정부와 어떤 논의를 했는지”를 질의했습니다.

[알톤 상원의원] “What representations it has made at the UN Council for Human Rights about countries which fail to honour their obligations under the 1951 Refugee Convention. What discussions it has had with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about the fate of North Korean refugees facing forced repatriation to North Korea from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의원들의 이런 반응은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이 지난주 중국 정부가 탈북민 수백 명을 강제북송한 뒤 하원의원 160명에게 관심과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뒤 나왔습니다.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의 티머시 조 사무국장이 10월 1일 영국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부 장관을 만나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 티머시 조 국장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의 티머시 조 사무국장이 10월 1일 영국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부 장관을 만나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 티머시 조 국장

이 의원 모임의 티머시 조 사무국장은 18일 VOA에, 영국 외무부 국무상을 지낸 휴고 스와이어 상원의원, 노동당의 앤드류 그윈 하원의원과 캐서린 웨스트 하원의원, 보수당의 제프리 크립턴-브라운 하원의원도 이메일 답장을 통해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출신인 조 국장은 특히 2주 전 영국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클레벌리 장관 등 고위관리들을 직접 만나 북송 위기에 처한 중국 내 탈북민 상황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응 논의를 위해 장관실과 APPG의 회의 일정이 잡혔지만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갑자기 발발하면서 회의가 취소됐고 중국이 그사이 탈북민들을 전격적으로 북송했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탈북민을 보호하고 향후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티머시 조 국장] “다는 못 해도 여성과 아이들만이라도 (중국이) 3국으로 추방하면 그것을 한국 정부가 거기서부터 영국 정부와 함께 들어가서 한국까지 무사히 데리고 가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 국장은 알톤 상원의원과 한국의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전날 화상 회의를 통해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며, 다음 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방문 즈음에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의회 대정부 질의에 포함시키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이날 김영호 장관이 17일 알톤 상원의원과 화상면담을 통해 탈북민 강제북송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국제 연대와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탈북민들을 경제적 목적으로 북한에서 탈출한 불법 이민자로 규정하며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관련 질문에 “중국에는 이른바 ‘탈북민들’이 없다”며 중국 정부는 탈북민 문제에 대해 “항상 책임 있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법과 국제법, 그리고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스코틀랜드 의회에서도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정식 의제로 토론하기 위한 동의안(Motion)이 발의됐습니다.

국민당(National Party) 소속 케이트 포브스 의원이 지난 12일 발의한 ‘박해를 피해 탈출하는 북한 난민(North Korean Refugees Fleeing Persecution)’이란 제목의 이 동의안에 18일 현재 10명의 동료 의원들이 서명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동의안은 중국이 지난 9일 탈북 난민 600명을 강제북송했다는 소식에 우려를 표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박해를 피해 한국으로 가려던 기독교인이란 점을 지적했습니다.

[동의안] “That the Parliament notes with concern reports that China may have repatriated 600 North Korean refugees on 9 October 2023; understands that many of these refugees are Christians fleeing persecution, who were attempting to go to South Korea;”

동의안은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남아 있는 탈북 난민들을 북한으로 추가 송환해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신 다른 국가로 보낼 수 있도록 영국 정부가 중국 당국과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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