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11월 18일을 '미사일공업절'로 제정했습니다. 북한이 왜 이 날을 기념일로 지정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11월18일을 ‘미사일공업절’로 제정했습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일 최고인민회의 상무회의를 열어 ‘미사일공업절’을 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주체111, 2022년 11월 18일을 우리식 국방발전의 성스러운 여정에서 특기할 대사변이 이룩된 역사의 날로 영원히 기록하며…”
특이한 것은 북한에 이미 미사일 발사를 기념하는 날이 있는데 새로운 기념일을 또 제정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쐈던 날을 기념해 11월29일을 ‘로케트 공업절’로 제정했지만 이듬해 달력에선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미사일공업절이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북한이 경제는 상당히 어렵지만 이 과정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내세우려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볼 수있겠죠.”
미사일공업절을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 등장과 결부시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11월18일은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최초로 북한 매체를 통해 등장한 날입니다. 그러니까 미사일공업절이 김주애의 등장 1주년인 셈입니다.
서울의 민간 연구소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입니다.
[녹취: 이영종 센터장]”꼭 1년전인 11월18일 화성 ICBM을 순안비행장에서 쏘아올렸을때 딸 김주애를 처음 대동하면서 공개했는데, 1년 지난 시점에서, 그 날이 김주애가 등장한 날이기 때문에, 미사일공업절로 삼기로 한 것이 아닌가.”
미사일공업절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맥락에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이후 10월에 3차 발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월로 공언한 위성 발사일이 미뤄지는 가운데 최근 엔진과 발사장치 점검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서 기술 자문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성공 확률이 높다”고 밝힌 바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15일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용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형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을 개발하고 1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1일에, 2계단 발동기의 첫 지상 분출 시험을 11월 14일에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북한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북한은 빠르면 18일 미사일 공업절에 신형 고체연료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해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김주애 공식 등장 1주년을 맞이하려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만약 준비 부족으로 18일전에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어렵다면 올 연말까지라도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가면서 올해 국방부문의 중요 성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관련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상당히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은 받아들이겠지만 시간이 필요하고, 깡통에 불과한 로켓을 다시 쏠 필요가 없기 때문에, 11월은 어렵고, 금년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지난 9월 13일 이후 미사일 발사같은 무력 도발을 중단한 채 비난 담화를 내는 등 말로만 대응하고 있다는 겁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미한안보협의회 (SCM)를 연 데 이어 이튿날 한국-유엔사 국방장관회의가 열렸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은 없었습니다.
대신 북한은 외무성 공보문과 국방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미국과 한국을 비난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앞서 미한 연합해상훈련은 물론 15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의 한반도 전개에도 북한은 조용했습니다.
올해 미국과 한국의 연합 훈련 움직임에 사사건건 대응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북한은 두달째 무력도발 없이 잠잠한 모습입니다.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이렇게 조용한 것은 중국의 압력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종 센터장] “김정은으로서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심기를 절대 건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ICBM 도발을 하면 시진핑을 곤란하게 할 수있기 때문에 자제를 하는 것이다. ”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달 19일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을 면담한 이후 한 달 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중국의 압력에 더해 북한도 미사일을 쏘는 것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정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So, it’s just waste of missile. I think probably evolving how to win the test.”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할 경우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14일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 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사전 경고 차원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 조항 효력 정지를 검토해왔다”며 "특히 이번에 정찰위성을 발사할 경우 동해와 서해지구 정찰 규제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정부 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14일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이 시도 중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핵 투발 수단의 고도화’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의 한 단계 상승을 의미한다”며 “강화된 대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제정세에서 북한 수뇌부가 과거와 같은 미사일 도발 행태로 돌아갈지 아니면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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