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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몬 보고관, 북한 ‘탈북민 매도’ 일축…통일부 “입에 담지 못할 비난말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유엔과 한국 정부가 탈북민의 증언이 ‘허구 정보’라는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의 최근 발언을 일축했습니다. 김 대사가 탈북민을 “인간쓰레기”라고 매도한 데 대해서도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하지 말라며 맞받았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탈북민들의 증언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탈북민을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인간쓰레기”라고 매도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의 지난주 유엔총회 발언에 대해 “탈북민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에 용감하게 어려운 경험을 공유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The Special Rapporteur has listened to escapees. Other actors have interviewed many escapees. These escapees bravely share their difficult experiences with us because they sincerely hope that their stories will contribute to the improvement of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he level of the details and consistency of their accounts are not a kind of information that one can be fabricated.”

살몬 보고관은 20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해왔고 다른 관련 인사들도 많은 탈북민을 인터뷰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의 증언에 담긴 구체성과 일관성은 조작할 수 있는 종류의 정보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 정부를 향해 “유엔의 일원으로서 유엔 인권 메커니즘에 관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성 대사는 1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19년 연속 컨센서스(합의)로 채택하기 전 발언을 통해 “미국의 사주로 유럽연합이 매년 유포하는 반공화국 결의안 초안은 조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가족을 버리고 탈북한 ‘인간쓰레기’들의 날조된 증언으로 작성된 허위, 조작, 음모로 일관된 사기문서”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The anti-DPRK draft resolution circulated by the European Union every year at the instigation of the United States is fraudulent a document consistent with falsehood, fabrication, and plot as it is thrown out with testimonies fabricated by 'human scum' who committed the crimes in their homeland and defect leaving their families.”

김 대사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지적한 인권 침해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북한에는 절대 존재할 수 없다며 모든 인민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진정한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가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가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김 대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통일부는 20일 VOA의 서면 논평 요청에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며 "통일 선발대"로서, 다가올 통일을 함께 준비할 소중한 존재”라고 밝혔습니다.

또 “탈북민들은 자유와 인권을 찾기 위해 역경을 딛고 우리 사회로 오신 것이며, 이분들에 대해서 입에 담지 못할 비난을 하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이 주민의 인권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 노력했다면 "탈북"이라는 현상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북한 당국의 폭정에 시달리다가 탈출한 분들을 "범죄자"라고 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도 앞서 김성 대사의 “인간쓰레기” 발언에 관한 VOA의 논평 요청에 15일 유엔총회 회의에서 탈북민을 “북한 내 인권 침해로부터의 자유를 찾는 탈북민들”이라고 설명한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의 카라 아이리치 경제·사회 문제 담당 자문관의 말을 공유했습니다.

아이리치 자문관은 당시 김성 북한 대사의 발언 직후 “우리는 북한 내 인권 침해로부터의 자유를 찾는 탈북민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돼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와 처벌, 기타 심각한 인권 침해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었습니다.

미 전문가들과 탈북민들도 VOA에 북한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탈북민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것은 역설적으로 세상에 진실을 말하는 탈북민들에 대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두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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