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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잘린 카터 여사 향년 96세 별세...김일성 주석과 만난 인연도


지난 2010년 4월 미국 애틀랜타의 카터 센터에서 열린 자선 행사에 로잘린 카터 여사가 남편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지난 2010년 4월 미국 애틀랜타의 카터 센터에서 열린 자선 행사에 로잘린 카터 여사가 남편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향년 96세로 타계했습니다. 고인은 1979년 미한 정상회담 당시 양국 정상의 갈등을 중재했고 1994년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만났습니다. 김진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세운 카터센터는 19일 로잘린 카터 여사가 이날 오후 2시 10분 조지아주 플레인스에 있는 자택에서 향년 96세로 별세했다고 밝혔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일 카터센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로잘린은 내가 성취한 모든 일에서 동등한 파트너였다"며 "내가 필요할 때 현명한 조언과 격려를 해주었고, 로잘린이 세상에 있는 한 나는 항상 누군가가 저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고했습니다.

카터 여사는 영부인의 정치 활동 기준을 새로 세웠다는 평가를 받있습니다. 재임 당시 카터 대통령의 뜻에 따라 매주 각료회의에 참석했고 ‘공동 대통령’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미 7개국을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순방하며 각국 정상을 만나 정부 정책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카터 여사(순방 당시)] “ I'm going to convey all of this information that I have to jimmy. In fact, I look forward to consulting closely with him on a regular basis.”

남북한을 모두 방문하는 등 한반도와도 인연을 맺었습니다.

1979년에는 카터 전 대통령과 함께 서울을 방문했고, 당시 영부인 역할을 맡았던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카터 전 대통령 부부는 1994년 6월 북핵문제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자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습니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살린 카터 여사가 김일성 북한 주석을 만났다. 사진 = The Carter Center.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살린 카터 여사가 김일성 북한 주석을 만났다. 사진 = The Carter Center.

당시 김 주석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방북 추진 목적은 평양과 서방 간의 새로운 대화를 장려하기 위해서였다고 카터센터는 전했습니다.

카터센터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메시지를 한국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했고, 분단 후 첫 남북정상회담이 7월 말 열리기로 했지만 김일성 주석이 7월 초에 숨지면서 무산됐습니다.

[카터센터 94년 9월 7일 기록] “After leaving North Korea, President Carter carried a message from President Kim Il Sung to South Korean President Kim Young Sam requesting a summit between both countries. The South Korean leader accepted the invitation that would mark the first meeting between top leaders of both countries since the Korean Peninsula was divided in 1953. The summit, which was scheduled to begin in July, was postponed following Kim Il Sung's death.”

카터 여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2018년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낚시 이야기를 나눴으며, 김일성 주석과 카터 전 대통령간 중요한 논의가 시작되면 공식적인 메모 작성자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습니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았던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후 1982년에는 고향 조지아주로 돌아가 부인과 '카터센터'를 설립하고 세계 분쟁 및 정신 건강,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녹취 : 카터 여사 (Rosalynn Carter Biography)] “ I think the main thing the carter center does is bring hope to people. It doesn't matter where we go.”

카터 여사는 생전에 카터센터가 하는 중요한 일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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