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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정상 ‘다우닝가 합의’ 서명…“양국 관계 역대 최고수준으로 격상” 


영국 국빈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22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회담했다.
영국 국빈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22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회담했다.

한국과 영국 정상이 양국 간 협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는 ‘다우닝가 합의’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공동 해양순찰과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 신설 등에 합의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2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한 ‘다우닝가 합의’ (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습니다.

다우닝가는 영국 총리의 관저가 있는 거리의 이름입니다.

수낵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 전 모두 발언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양국 간 깊은 파트너십과 우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오늘 다우닝가 합의 서명은 그 우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수낵 총리] “Your state visit underlies the deep partnership and friendship between our two countries and the signing of the Downing Street Accord today strengthens that friendship."

윤 대통령은 다우닝가 합의를 통한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녹취:윤 대통령] “양국이 그야말로 혁명의 동지이기 때문에 경제 협력이라든지 또는 과학, 기술 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못 할 일이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우닝가 합의에는 국방, 경제, 사이버 등 전 분야에서 한영 양국 간 관계 발전의 청사진과 이행계획이 담겼습니다.

두 정상은 합의문에서 “영국과 한국은 안보·국방, 과학·기술, 번영, 교역·에너지안보 분야 전반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고 심화하기 위한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에 오늘 서명한다”며 “이를 통해 양 국가, 경제 및 국민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치로 격상될 것이며 이는 이번 세기와 그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의문] “The UK and the ROK are today signing a new Downing Street Accord to strengthen and deepen our collaboration across security and defence, science and technology, prosperity and trade and energy security. This will ensure that the ties between our countries, our economies and our people are raised to the highest level of strategic ambition, to endure for this century and beyond.”

특히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양국 공동 순찰을 시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조달을 제한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강화하고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의문] “Together, we will conduct joint UK-ROK sanctions enforcement patrols against DPRK, to strengthen and support UNSC resolutions to limit funding to DPRK’s ballistic missile and nuclear programme… We will establish a new ROK-UK Foreign and Defence Ministerial 2+2 Meeting that will enhance cooperation in addressing regional and global challenges to peace and security, and consider measures in response.”

또한 한영 외교·국방 2+2장관급 회의를 신설하기로 합의하며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지역 및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핵 문제와 북러 군사 협력,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인식도 공유했습니다.

두 정상은 “국제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규탄한다”며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기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합의문] “We condem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s unlawful nuclear and missile development that poses a serious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The DPRK must abandon all its nuclear weapons, any oth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and existing nuclear programm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We strongly urge the DPRK to immediately cease unlawful and destabilising activities, return to meaningful dialogue and work towards peace.”

이어 “북한이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평화를 향한 의미 있는 대화와 노력의 길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러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러시아 간 모든 형태의 무기 이전 및 관련 군사협력에 반대한다”며 “양측이 관련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합의문] “We oppose all forms of arms transfer and related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the DPRK and Russia, and urge the two sides to abide by relevant resolutions. We commit to strengthening cooperation aimed at raising awareness of violations and abuses of human rights, and convincing the DPRK to respect and observe human rights.”

아울러 “양국은 북한의 인권 침해와 인권 유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고 준수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한목소리로 규탄했습니다.

[합의문] “We share a common interest in upholding the UN Charter, and the territorial integrity of member states…The continuing war undermines food and energy security, which is essential for global prosperity; we call on Russia to immediately cease its targeted attacks on Ukrainian grain supplies…We strongly condemn the abhorrent terrorist attacks perpetrated by Hamas on 7 October, which cannot be justified under any circumstances…The UK and the ROK remain committed to making progress towards a two-state solution… Peace and stability across the Taiwan Strait is an indispensable element in the security and prosperity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Given the serious nature of the situation in the East and South China Seas, we strongly oppose any unilateral attempts to change the status quo in the region.”

두 정상은 “유엔 헌장과 회원국의 영토보전 수호에 뜻을 같이한다”며 “전쟁의 지속은 글로벌 번영에 필수적인 식량과 에너지 안보를 저해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을 겨냥한 공격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테러”라고 규정하며 “한국과 영국은 '두 국가 해법'을 이루기 위한 진전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 역내에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 일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의회에서 연설했다.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1일 의회에서 연설했다.

한편 영국 의회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APPG-NK)은 의회를 방문한 윤 대통령에게 양국 협력 강화와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 모임의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은 21일 VOA에 이날 영국 의회 연설을 위해 런던 웨스트민스터궁을 찾은 윤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서한을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VOA가 입수한 서한은 한국어로 번역됐으며 알톤 의원과 함께 공동의장인 제프리 크립턴-브라운 하원의원, 그리고 이 모임의 사무국장인 티모시 조 씨의 명의로 작성됐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 모임은 윤 대통령이 내세운 “자유, 인권, 법치의 중요성 및 국제 연대 협력 강화를 중심으로 나아가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정책들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불거진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거론하며 한영 양국 정부가 협력해 중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탈북민들을 제3국으로 보낼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알톤 의원은 또 별도로 VOA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곧 있을 한국이 유엔 안보리 이사국 지위를 활용해 북한의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10년 된 권고 사항들이 최종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윤 대통령에게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내년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합니다.

[알톤 의원] “And I urged him to use the Republic of Korea’s forthcoming membership of the Security Council to ensure that the 10 year old recommendations of the UN Commission of Inquiry into North Korea’s egregious violations of human rights are finally acted upon.”

이런 가운데 알톤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대해 "특히 우리를 통합시키는 아이디어, 즉 우리가 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질서’를 옹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윤 대통령은 인상적이고 훌륭하게 구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알톤 의원] “He has an impressive and great command of…the ideas which unite us – not least his insistence that together we stand for ‘a free and open international order.’ Faced with an axis of dictators – in North Korea, Russia, China and Iran - it is crucially important that the free nations of the world stand with one another in their defence of democracy, the rule of law , sovereignty, and human rights.

이어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 등 독재자들의 축에 직면한 지금 전 세계 자유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법치, 주권,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서로 연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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