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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미스 전 대사] “한영 협력 새 시대 막 올라…해양 공동순찰, 북한 억지 효과”


사이먼 스미스 전 주한영국대사가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사이먼 스미스 전 주한영국대사가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방문 중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고 사이먼 스미스 전 주한 영국대사가 평가했습니다. 2018년에서 2022년 재임했던 스미스 전 대사는 특히 ‘다우닝가 합의’의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과 ‘해양 공동순찰’을 한영 양국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사례라고 꼽았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스미스 전 대사를 영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스미스 전 대사] “한영 협력 새 시대 막 올라…해양 공동순찰, 북한 억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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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스미스 대사님,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총리가 ‘다우닝가 합의’를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 개시를 선언했습니다. 한영 FTA는 스미스 대사님이 한국에 재임하고 계실 때인 2019년에 처음 체결됐는데요. FTA 개선의 필요성은 무엇입니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까요?

스미스 대사) 제가 재임할 당시 한영 FTA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때 발생할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두르고 있었습니다. 앞서 2011년 한-EU FTA가 체결돼 있던 상태였죠. 한국과 영국 양측 모두 진지한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려 했지만, 동시에 최대한 한-EU FTA의 내용을 한영 양자 협정으로 간단히 넘기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초기 한영 FTA가 임시방편이 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었습니다. 양측은 FTA 체결 2~3년 내에 다시 검토하기로 합의했고 지금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FTA 개선 작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원산지 규정 문제는 상품이 한 국가에서 완전히 제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분명히 반영합니다. 2011년 이후에도 이미 관행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무역 관행입니다. 이전 세대의 FTA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우리가 지금 한국과 추진하고 있는 FTA는 세관 서비스의 디지털화 등 디지털 무역을 반영할 것입니다. 일종의 현대화 노력이죠.

기자) 한국이 영국과 해양 공동순찰 활동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북한 제재 회피에 대한 해양순찰과 어떻게 다른가요?

스미스 대사) 선박이 해양에서 순찰에 나선다는 점은 새롭지 않습니다. 영국은 역내 제재 집행과 관련해 수 년 동안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해왔습니다. 새로운 부분은 제도적 협력인데요. 관련 작전을 한영이 함께 계획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작전을 함께 수행하면서 좋은 파급 효과가 있는데, 예를 들어 다른 해군과의 협력 방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제재 이행 전반을 조율하고 유효성을 높이며 정례화 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국 협력이 대북 제재 이행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요? 제재 위반을 적발하는 활동이 역내에서 펼쳐지면 일종의 억지력을 형성할 것입니다. 제재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속 증가시키는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죠. 우리의 지속적인 협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기자) 영국과 한국은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국에 이어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 사이버 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가교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는데요. 한국과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이 어떻게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스미스 대사) 사이버 보안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아직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경험과 전문 지식을 더 공유할수록, 직면한 위협과 대응역량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한국 대사로 재임 당시 우리는 한국인들이 가진 역량을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 분야에서 수많은 도전에 싸워온 그들의 경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신뢰를 구축하고, 양방향으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그런 부분에서 조금 진전된 것 같고,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방문 중 한국이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와도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사이버 분야 협력은 우리가 전문성과 경험, 접근법을 공유해 새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확신합니다.

기자) 주한 대사로 재임하실 때 한국 정부가 영국과 정보 공유를 꺼리는 인상을 받으셨다고요?

스미스 대사) 때때로 특정 주제와 관련해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국방과 안보 협력에서 약간의 유보적 태도가 있었습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저는 이해했습니다. 저는 비판적인 생각은 없었지만 이유는 파악하려고 했죠. 한국은 주변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관계가 많죠. 중국도 상대해야 하고, 미국과 동맹도 맺고 있고, 최근에는 개선됐지만 일본과 관계도 좋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영국과 같은 나라도 한국 정부와의 관계에서 여지(bandwidth)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우리도 당신에게 흥미로운 파트너가 될 수 있고, 우리가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알리고 싶은데 말이죠.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방문 중 발언을 들어보면 이제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봅니다. 우리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그가 전 세계의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데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받았습니다.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같은 마음을 가진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합체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쿼드에 들어가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마찬가지로 한국이 ‘파이브 아이즈’나 ‘오커스’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스미스 대사) 그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말씀하신 구체적인 성과로 당장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제안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매우 실용적인 방식으로 협력하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한국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논의한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해양 공동순찰’ 등이 바로 그런 예이죠. 또한 미한 동맹의 활동에 영국이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들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이 이전 한국 정부 때 보였던 주저함이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주재 영국 대사를 역임하셨고 러시아에서도 근무하셨습니다. 북한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에 대응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보내야 한다고 보십니까?

스미스 대사)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에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매우 지지합니다. 그리고 푸틴에게 자신의 한 일에 엄청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 전 세계 민주주의 공동체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전쟁을 끝내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며, 그와 러시아에 대가를 물리는 일은 중단될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저는 더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의 끔찍한 침략에 저항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모든 진전을 환영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도 직접 방문하고,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는 국가들의 고갈된 무기 재고도 보충해줬는데요.

스미스 대사) 정말 고무적입니다. 제가 주한 영국대사로서 서울을 떠나기 직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나눴던 대화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많은 우려와 불안감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약간의 거리낌도 느껴졌습니다. 부분적으로는 러시아가 북한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가정이 잘못됐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저는 러시아가 최근 북한 문제에서 별 도움이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한 쪽을 선택하길 꺼렸었지만 이제 그런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점점 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손흥민 선수를 언급했습니다. 또 한국의 블랙핑크가 대영제국훈장을 받았죠. 영국에서 한국 소프트파워의 힘은 어느 정도입니까?

스미스 대사) 블랙핑크가 대영제국훈장을 받았을 때 제가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2021년 영국이 의장국을 수임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을 국제적으로 홍보할 때 저희와 정말 잘 협력했습니다. 그들이 공로를 인정받게 돼 정말 기쁩니다. 손흥민 선수는 단순히 축구만 잘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절대적인 스타 중 한 명입니다.

지금까지 사이먼 스미스 전 주한 영국대사로부터 ‘다우닝가 합의’의 의의와 한영 양자관계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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