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북한의 이른바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한 긴급 공개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은 반복적인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규탄했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에도 북한을 비호했고, 미국과 북한 대사는 이례적으로 설전을 벌였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의 지난 21일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놓고 열린 긴급 공개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안보리는 북한에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해 왔습니다. 북한에 도발을 거부하고 협상에 임할 것도 여러 차례 촉구해 왔습니다. 우리는 의미 있는 외교의 문도 여러 차례 열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요청을 딱 잘라 무시해 왔고, 매우 뻔뻔하게도 여러 안보리 결의를 여러 차례 위반해 왔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어 안보리 차원의 대북 조치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북한의 무기 개발을 묵인하고 있는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도 비판했습니다.
관련국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은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이번 발사를 규탄했습니다.
황준국 / 유엔주재 한국대사
“북한은 여러 차례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안보리의 결정을 거의 조롱 수준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화성-17형 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한 지난해 11월 18일을 이른바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명시적으로 금지한 불법 활동을 달력에 적어놓고 기념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 넘기면서 북한을 비호했습니다.
겅솽 /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
“미국은 한반도 긴장을 우려한다면서도 이 기회를 틈타 군사동맹을 강화했습니다. 또 국가연합 간의 대결을 유발시켜 동맹국을 군사 훈련에 동원해 한반도 긴장과 경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북한의 김성 유엔주재 대사도 참석해 이번 발사는 ‘자위권’ 차원의 대응이라는 주장을 반복했고, 미국대사는 이를 일축했습니다.
김성 / 유엔주재 북한대사
“교전 상대국인 미국이 우리를 핵무기로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교전국인 북한이 이미 미국이 보유하고 있고, 현재 개발 중인 것과 같은 무기체계를 개발, 시험, 제조, 보유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우리는 ‘미국의 잠재적인 공격’이라는 편집증에 근거한 북한의 행동들에 맞서 동맹과 협력하며, 그들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북한 주민을 파괴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인도적 지원입니다.”
이날 안보리는 결의안 채택이나 의장성명, 또는 언론성명 등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22일 미국 등 10개 나라가 발표한 대북 규탄 성명도 이날은 안보리 회의장 밖에서 별도로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