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권을 놓고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는 바이든 행정부와 비핵화 협상을 할 의사가 없다는 북한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북한은 핵보유국 입장에서 군축 협상을 원하기 때문에 미국은 외교의 문을 열어 두면서도 제재와 억지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3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에 나온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의 과거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주권을 놓고 미국과 마주 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대목은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에 관심이 없다는 북한의 오래된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것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김 부부장의 발언은 핵무기를 주권적 권리로 간주하기 때문에 핵무기에 대해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오랜 정책과 일치합니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또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의 제재 이행이 느슨해져 제재 압박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압박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에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해 온 미국에게 ‘조건부 대화’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원하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군축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입니다. 핵보유국으로서 그렇게 하길 원할 것입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기존의 전제 조건 없는 대화 촉구와 제재와 억지력 강화라는 압박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해야 하며, 중국의 역할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
“조건 없는 회담 제의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일 것입니다. 미국은 대화의 대가를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중국은 군사기술 이전을 대가로 한 북러 군수품 거래 증가를 반길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책 변화가 없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외교보다는 국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특히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확장 억지력 강화 조치를 포함해 한국, 일본과의 국방 협력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