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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의원, 강제북송 관련 동의안 제출…“탈북민 한국행 위해 중국 압박해야”


피터 줄리안 캐나다 하원의원
피터 줄리안 캐나다 하원의원

캐나다 의회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을 막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동의안이 제출됐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탈북민들의 안전한 한국행을 위해 중국 정부를 압박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나다 신민주당 원내총무를 맡고 있는 피터 줄리안 하원 의원이 11일 중국에 억류돼 강제 북송될 위기에 처한 탈북민의 안전한 한국행을 보장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동의안(Motion)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동의안은 “캐나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중국 정부에 탈북 난민들의 안전한 한국행을 허용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동의안] “That, in the opinion of the House, the government should work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put pressure on the government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o authorize the safe passage of North Korean refugees to South Korea.”

줄리안 의원은 10년 전인 지난 2013년 10월에도 같은 내용의 동의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지난 10월 9일 북중 접경지역에서 구금 중이던 탈북민 수백 명을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의 행방이나 생사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 북한인권협의회(HRNK Canada)의 이경복 회장은 13일 VOA와의 통화에서 중국 내 탈북민들이 한국이나 제3국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탈북민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반대로 설사 탈북민을 정식 난민으로 인정하지 못하더라도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곳으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고문방지협약을 근거로 강제 북송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이경복 회장] “UNHCR로 하여금 심사를 하게끔, 그래서 심사를, 난민인지 아닌지는 심사가 어려워서 주저하지만은, 그러나 고문방지협약에 의거해서 보내면 안 된다는 그런 ‘농르플르망’ 그 결정은 할 수 있단 말이예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탈북민들이 체포되거나 강제 송환될 경우 북한 관리들은 체계적으로 박해와 고문, 장기간의 자의적 구금, 몸 속까지 뒤지는 신체 수색을 포함한 성폭력을 가한다”며 “임신한 여성들은 강제 송환되면 낙태를 당하고 이 여성들이 낳은 아기는 종종 살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COI 보고서] “When they are apprehended or forcibly repatriated, officials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ystematically subject them to persecution, torture, prolonged arbitrary detention and, in some cases, sexual violence, including during invasive body searches. Repatriated women who are pregnant are regularly subjected to forced abortions, and babies born to repatriated women are often killed.”

중국은 1951년 난민지위에관한협약과 1967년 의정서,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강제 송환 금지 의무를 준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탈북민의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부정할 뿐 아니라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13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에서 중국으로 경제적 이유로 불법적으로 온 이들은 불법 이주자이지 난민이 아니다”라며 이들이 유엔 난민지위협약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에서는 고문이나 소위 ‘대규모 인권 침해’가 벌어진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유엔 고문방지협약을 탈북민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캐나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캐나다 이민장관을 지낸 주디 스그로 하원의원은 북한인권법 입법 동의안(Motion)을 하원에 제출했습니다.

동의안에는 캐나다 정부가 북한 인권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습니다.

북한 인권법에는 북한인권특사 직책을 신설해 북한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의회에 보고할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증진하는 비정부기구에 대한 자금과 지원 제공, 중국과 다른 지역에서 탈북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비정부기구에 대한 자금과 지원 제공, 외무장관 정기보고서 제출, 탈북민 난민 지위 신청 촉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회장은 “줄리안 의원과 스그로 의원이 제출한 두 개의 동의안이 캐나다 시민들로부터 널리 지지를 받아 조속히 의회 결의안으로 발의·처리되도록 내년 1월 중순부터 3개월 일정으로 ‘북한 인권 전국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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