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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원들 유엔에 서한 “중국 탈북민 강제북송 우려…인권이사국 자격 정지해야”


미국 상원의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왼쪽부터)과 팀 케인 민주당 의원, 하원의 미셸 스틸 공화당 의원, 제리 코널리 민주당 의원. 사진 = AP, Reuters.
미국 상원의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왼쪽부터)과 팀 케인 민주당 의원, 하원의 미셸 스틸 공화당 의원, 제리 코널리 민주당 의원. 사진 = AP, Reuters.

미국의 상하원의원들이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비판하며 유엔이 이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국제 의무를 준수할 때까지 인권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상하원의원 15명이 유엔에 서한을 보내 탈북민 강제 북송을 막기 위해 중국을 압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 한국계인 미셸 스틸 공화당 하원의원과 하원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제리 코널리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주도해 작성한 이 초당적 서한은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앞으로 보내졌습니다.

미 의원들은 “중국 공산당의 최근 탈북민 대규모 강제송환과 노골적인 인권 경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 서한을 작성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 인권 위기를 중단하기 위해 중국에 즉각 압력을 가해줄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한] “We write to express deep concern about the recent mass refoulment of North Korean refugees and blatant disregard for human rights by the Chinese Communist Party (CCP). We respectfully request applying immediate pressure on Beijing to halt this human rights crisis. To date, roughly 2,000 North Koreans defectors remain detained by the CCP and await forced repatriation to North Korea. Many of these refugees are women and children who will face serious human rights abuses when they are sent back to North Korea, including rape, torture, human trafficking, arbitrary detention, forced labor, and execution.”

이어“현재까지 약 2천 명의 탈북민들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구금돼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들 중 대다수는 여성과 어린이로, 북송 시 강간과 고문, 인신매매, 자의적 구금, 강제 노동, 처형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막기 위한 유엔의 충분한 조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서한] “We are concerned that the United Nations (UN), especially the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 and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 are not holding the CCP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PRC) accountable for its violations of commitments to the 1951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The UN must call out this blatant violation of the CCP’s own commitments to respect the principle of non-refoulment. This starts with explicitly condemning the CCP and the PRC for its crimes against North Korean refugees, instead of attributing refoulment to just “third countries.”

미 의원들은 “유엔, 특히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중국과 중국 공산당에1951년 제정된 난민지위협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묻지 않고 있는데 대해 우려한다”며 “유엔은 중국 공산당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점을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유엔은 중국 공산당이 난민을 무자비하게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 것과 관련해 어떤 인권 기준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는 단지 ‘제3국’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말하는 대신에 탈북민에 대한 중국 공산당과 중국의 범죄를 명시적으로 규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한] “The UN must take action to hold the CCP accountable for their failure to uphold any human rights standards for their heartless refoulment of refugees to North Korea. This starts with explicitly condemning the CCP and the PRC for its crimes against North Korean refugees, instead of attributing refoulment to just “third countries.”

아울러 미 의원들은 “중국 공산당이 국제 무대에서 계속 협력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때까지 중국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할 것을 독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서한] “With the CCP’s continued lack of cooperation on the world stage, more must be done to save North Korean lives. We encourage you to suspend the PRC’s seat on the 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 until the PRC complies with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to respect internationally-recognized human rights.”

중국은 유엔 인권이사국으로 가장 많이 선출된 국가 중 하나로 2006~2012년, 2014~2016년, 2017~2019년, 2021~2023년에 걸쳐 이사국으로 활동했습니다.

또 지난 10월 10일 제78차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2024년 1월1일부터 3년간 활동할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됐습니다.

미셸 스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미셸 스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이번 서한 작성을 주도한 스틸 의원은 8일 VOA에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비판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무고한 사람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냄으로써 탈북민들이 고문과 강간, 강제 노동, 죽음에 처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유엔이 어떠한 인권 기준도 지키지 않고 있는 중국 공산당을 압박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틸의원] “Now is the time for the United Nations to put pressure on the Chinese Communist Party for their failure to uphold any human rights standards and we are calling on the UN to suspend China from the UN’s Human Rights Council until it ends these horrific human rights violations.”

스틸 의원은 또 “우리는 중국이 이 같은 끔찍한 인권 침해를 끝낼 때까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을 유엔에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스틸 의원은 지난달 미국을 찾은 태영호 국회의원 등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의 공개서한을 중국 정부에 발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스틸 의원] “이분들(탈북민)이 자유를 찾아서 나오셨기 때문에 절대 다시 돌려보내면 그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편지를 써서 제가 동참하는 다른 국회의원들과 같이 의논해서 편지를 일단 보내겠지만, 중국의 만행은 글쎄요. 너무 사람들을 사람으로 안 보는 것 같아요. 공산당 멤버들이. 그러니까 굉장히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처럼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지난 8월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지난 8월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미 의회 행정부 중국위원회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지난 10월 중국이 탈북민 600여 명을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지자 바로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스미스 의원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호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또 다른 범죄를 자행했다”며 “이전에 송환된 탈북민들이 고문, 성폭행 등 심지어 처형을 경험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규모 송환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해당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캐롤 밀러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캐롤 밀러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또한 지난 9월 이례적으로 미국 의회에서 탈북민을 주제로 연극 행사를 주최한 공화당 소속 캐럴 밀러 하원의원은 탈북민 처우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무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밀러 의원] “I think it's a shame. If people have worked so hard to leave their country and China has signed an agreement, they should follow the agreement and honor it.”

밀러 의원은 중국이 탈북민을 체포해 북송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북한인들이 그토록 어렵게 고국을 떠났고 중국이 (유엔난민협약과 의정서)협정에 서명했다면 그 합의를 따르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탈북민을 경제적 목적으로 북한에서 탈출한 ‘불법 이민자’로 규정하며 합법적인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줄곧 탈북 여성 보호 등 탈북민 처우와 관련해 “중국에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한다”면서도 “탈북민들은 불법 경로를 통해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입국한 불법 이민자”라는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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