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점증하는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자리하고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일본이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안보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일 안보 분야 전문가인 제프리 호넝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영국, 이탈리아와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에 착수한 일본의 움직임을 역내 군사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호넝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특히 중국의 위협을 거론했습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One has to do with the capability issue that you're speaking to the deterrence because they're upgrading their fleet and they're looking for a next generation fighter in order to keep pace with threats especially from China. When it comes to air power, while you do have Russian incursions of Russian aircraft into Japan's ADS or even sometimes into, you know, closer to home, it's primarily looking at the Chinese air power threat given that quantitatively they just have many more numbers in terms of the aircraft that they, that they're able to fly around Japan.”
호넝 연구원은 러시아 항공기가 일본 방공식별구역을 침입하거나 때로 일본 인근에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일본을 위협 비행하는 중국 항공기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는 점에서 일본의 이번 조치는 주로 중국의 공군력 위협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선 북한의 공군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만 지금 일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큰 안보 도전으로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미국과 협력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대공 및 미사일 방어 강화 노력은 모두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을 함께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About the North Korea threat, they don't have an air power. But now obviously their missiles are something that Japan looks at as a big security challenge. The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 that Japan has worked on with the United States as well as just efforts to try to bolster their air and missile defense that's all looking at not just the North Korea threat but also the China threat.”
호넝 연구원은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에 적 정보를 탐지하는 최첨단 레이더가 탑재될 예정이라는 발표에 주목하면서, 단순 타격 역량 못지 않게 적 미사일을 탐지하는 능력 확보에도 일본이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통화에서 일본이 북한과 중국이 제기하는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의 ‘킬체인’과 같은 반격 능력 확보에 집중해왔다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이번 움직임이 중국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y're trying to prepare a force that not only works well today because it's technologically superior to North Korea, but they want a force that will remain superior. Even if North Korea starts getting some fighter jets from Russia or advanced air defense systems from Russia, they've got to be looking ahead. So I don't think this is at all focused just on China.
I think it's also recognizing that Japan needs a more advanced capability to cover the next several decades with regard to the North Korean threat.”
일본은 지금뿐 아니라 미래에도 북한보다 더 기술적으로 뛰어난 군사력을 보유하기를 원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나 첨단 방공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하더라도 북한보다 앞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중국의 위협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 관련해 향후 수십 년을 대비하기 위해 더 발전된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본도 인식한 결과”라고 플이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주로 미국과 군사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과 이례적으로 협력에 나선 것은 경제적 측면과 전략적 측면이 모두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은 일본이 처음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계획했을 때는 미국과 협력을 원했지만 개발 비용과 생산량, 생산 주도권 등의 문제에서 접접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선책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 국가’ 중 전투기 분야 협력이 가능한 유럽 국가 영국과 이탈리아가 함께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They did look after the US option, shut itself off. They did look to other like-minded countries. And there's not that many like-minded countries out there that have a, you know, a flourishing defense industry that would be able to be in a position to create a next generation fighter. And so it was really the UK that, because they were on the search for their own as well, it was really the UK opportunity that was a very fortunate situation that occurred. And so Japan and the UK were able to partner up and obviously Italy's in that partnership as well.”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현대 안보 전략에선 혼자 적국에 대응하기보다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 국가와 연대해 함께 억제한다는 측면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일본이 안보 공조 전략을 아시아와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 think it's generally recognized that the NATO countries, the United States and various other US allies and partners are working together to some extent or another. You know, look South Korean President Yoon has been attending the NATO summit meetings. I think Japan has been interacting with the NATO countries increasingly. I think everybody recognizes that with the rise of the Russian threat over Ukraine and of the Chinese threat more generally, that the Democratic free countries need to work together.”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과 미국, 그리고 미국의 여러 동맹과 파트너들이 협력의 틀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는 한일 정상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과 중국의 역내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 자유 민주 진영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공동 군사 협력을 가능하게 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및 배치 합의는 세 나라 각각의 전력 증강 효과와 더불어 각자가 참여하고 있는 역내 연합 전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은 세 나라의 전투기 개발은 최첨단 탐지 레이더와 통신 장비를 갖춘 차세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탐지와 통합, 발사를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배치할 수 있는 전투기 수가 적더라도 적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한일 3국 안보 협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일본의 전투 및 방어 역량이 향상될수록 북한과 중국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과 한국에게는 큰 전략적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이날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국방장관이 회담을 갖고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기구 설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이번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은 “적의 항공기나 미사일에 의한 항공 공격에 대처할 태세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기술을 결집하고 비용과 손실을 분담하면서 향후 항공 우세를 담보하기 위한 뛰어난 전력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세 나라는 오는 2035년까지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완료하고 배치를 시작한다는 목표 아래 2025년부터 개발 단계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 차세대 전투기는 초음속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현재 체계보다 1만 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레이더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는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와 영국, 이탈리아의 유로파이터 후속 모델로, 전투기 기체는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과 영국 BAE 시스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방산 기업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회사가 설계를 맡도록 했습니다.
3국은 또 차세대 전투기 개발 및 생산을 위해 영국에 본부를 둔 공동개발 기구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CAP)’을 창설하고 인력을 파견하기로 합의했으며, 초대 대표는 일본 측 인사가, 비즈니스 조직 수장은 이탈리아 측 인사가 맡기로 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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