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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유토피아' 오스카상 예비후보 선정…"북한 실상과 탈북민 처지 알리는 계기 되길"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중 한 장면. 사진 제공 = Fathom Events.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중 한 장면. 사진 제공 = Fathom Events.

자유를 향한 탈북민 가족들의 필사적인 탈북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가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의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부문 예비 후보에 올랐습니다. 영화 제작자들은 북한 실상과 탈북민들의 열악한 처지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민 두 가족이 북한을 벗어난 뒤에도 중국 등을 거치며 겪는 온갖 고충과 애환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제96회 아카데미(오스카상)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부문 예비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1일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등 10개 부문의 쇼트리스트(Shortlist·예비 후보)를 발표했습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마리우폴에서의 20일(20 Days in Mariupol)’과 함께 15개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오스카상 예비 후보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포스터. 제공 = Fathom Events.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 포스터. 제공 = Fathom Events.

이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인 수미 테리 전 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 국장은 2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너무나 감격스럽다”면서 “6년 전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전 국장] “I'm overwhelmed and thrilled in, humbled that this movie have this kind of recognition from the Academy. Because you know, when we started making this film six years ago, this was not something that was not even remotely, I could visualize what even thought of.
So it's just very overwhelming feeling. And so, you know, it's just very exciting. And I feel very humbled by it.”

테리 전 국장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다큐멘터리 영화 167편 가운데 15편을 뽑는 예비 후보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것만 해도 이미 큰 성과”라며, “15편 가운데 5편을 뽑는 공식 후보에 오르고 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테리 전 국장은 이 영화가 공식 후보에 오르고 상을 받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되고 탈북민의 인권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지난 10월 영국 런던에서 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사진 = 김성은 목사 제공.
지난 10월 영국 런던에서 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사진 = 김성은 목사 제공.

테리 전 국장은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공식 요청을 받고 이 영화를 보내줬다고 했습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재임 당시 북한 강제수용소인 요덕수용소 수감자 출신인 탈북민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나는 등 북한 인권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강 대표는 요덕수용소에서의 끔찍한 인권 침해 경험을 그의 책 ‘평양의 어항(Aquariums of Pyongyang)’에 생생하게 기록했고, 이 책을 읽은 부시 전 대통령은 강 대표를 백악관에서 만나 4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바 있습니다.

테리 전 국장은 지난 10월 9일 중국 정부가 억류 중이던 탈북민 수백 명을 강제 북송한 것과 관련해 “이런 영화를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을 탈출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정책을 바꾸도록 계속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중국을 벗어나 자유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중국 정부 정책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녹취: 테리 전 국장] “I think this is a travesty and this is what I'm hoping to do with a film like this continue to pressure Chinese government to change its policy because what this film shows is that, you know, the problems don't end for North Koreans once they flee North Korea. It's extremely difficult to get out of China and to find freedom, so we really need Chinese government policy to change it. So hopefully this film where we're contributed to pressuring the Chinese government.”

테리 전 국장은 이 영화가 탈북민뿐 아니라 북한 내 억류 중인 한국인과 납북자, 국군포로 등의 인권 개선을 향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내 인권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일과 관련해 “제 경험상 첫 단계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인도주의적 문제를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전 국장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보좌관, 국가정보위원회(NIC) 동아시아 담당관 등 수 십년 동안 미국 정부에서 북한 관련 업무를 해왔습니다.

이어 “이 영화는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뿐 아니라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강조하는 첫 단계였다”면서 “국제적으로 북한과 중국 정부 등에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북한 안팎에서 얼마나 심각한 인권 침해와 유린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만큼 영화를 통해 그 실상을 알려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북한 인권 개선의 첫 걸음이란 설명입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의 매들린 개빈 감독(왼쪽)과 이소연 씨. 사진 제공 = 매들린 개빈.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의 매들린 개빈 감독(왼쪽)과 이소연 씨. 사진 제공 = 매들린 개빈.

비욘드 유토피아는 앞서 지난 1월엔 세계 독립 영화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 9월에는 우드스톡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영화상과 편집상을 수상했습니다.

테리 전 국장은 “이 영화는 듀퐁 컬럼비아 저널리즘상 후보작으로 지명됐다”면서 “듀퐁상은 영상제작물의 ‘퓰리처상’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은 인쇄 매체를 대상으로 하는 퓰리처상과 영상제작물을 대상으로 하는 듀퐁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테리 전 국장은 비욘드 유토피아는 뉴욕타임스 비평가 선정 영화, 워싱턴포스트 선정 올해의 최고 영화 등으로도 선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테리 전 국장은 “영화 홍보를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그래서 서울, 워싱턴, 도쿄, 그리고 중국 등 전 세계 관객과 정책 입안자 등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전 국장] “we are hoping that we will continue to do with which work to promote the film. So as many people possible, both audiences around the world and the policymakers in Seoul, in Washington, in Tokyo, in, you know, and even China and other places for them to see it.”

영화 속에서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출연한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북한의 실상과 탈북민들의 인권 상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 목사] “저는 아카데미가, 뭐 알긴 알아도, 이게 그 어떤 영향력을 갖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지는 사실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 많은 사람이 보게 된다면 저는 북한의 실상과 탈북민들의 인권 문제, 그들의 고통, 이런 것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게 된다면 저는 그거 하나만으로 감사합니다.”

김 목사는 지난 10월 9일 중국에 억류돼 있다가 강제 북송된 수백 명의 탈북민과 관련해선 “중국 정부가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해 주는 정책이 수립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 목사] “사실 이 비욘드 유토피아를 보면 (탈북에) 성공한 가족도 있지만 실패해서 고통받던 가족의 모습도 나오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탈북민들이 어떤 희망을 품고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에 와 있다가 또 중국 공안에 잡혀서 이번 10월달에 있었던 일 같이 대규모로 북한에 끌려 왔을 때 그들이 처벌받는 건 뭐 다 우리 NGO 단체나 많은 교회들이 충분히 알고 있지만, 사실 이 탈북자 문제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근데 그 비욘드 유토피아를 통해서 탈북자의 실상이 알려지고 중국이 최소한 탈북자들에게 난민으로 인정할 수 있는 또 난민 지위가 될 수 있도록 좀 이런 정책이 세워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탈북민들은 북송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주머니에 독약과 면도칼 등을 넣어갖고 온다”면서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강제 북송을 못하도록 협력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김 목사] “탈북자들이 왜 중국에서 탈출한, 북한에서 탈출하고 중국을 거쳐오면서 그들의 주머니에 독약을 넣고, 또 그들의 주머니에 면도칼을 넣고 잡히면 죽겠다고 준비해 갖고 오겠습니까. 그것은 북한에 가면 그만큼 처벌이 중하고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중국에 한목소리로 좀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만큼은 못하도록 그렇게 같이 협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부문별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23일 발표되며, 시상식은 3월 10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립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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