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의 필사적인 탈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매들린 개빈 감독이 올해 미국감독조합상 다큐 부문 감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미국에선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감독조합(DGA)이 10일 발표한 제76회 미국감독조합상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 후보에 ‘비욘드 유토피아’를 제작한 매들린 개빈 감독이 올랐습니다.
조합은 이날 개빈 감독과 함께 ‘보비 와인: 인민의 대통령’을 공동 제작한 모제스 브와요와 크리스토퍼 샤프 감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을 그린 ‘마리우펄의 20일’을 제작한 미치스라브 체르노프 감독 등 5개 다큐 영화의 감독 6명을 후보로 발표했습니다.
미국감독조합은 미국의 영화와 텔레비전 감독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지난 1936년에 설립됐으며 1만 8천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날 후보 발표 소식을 전하며 이 상의 후보는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다른 주요 매체들도 이날 일제히 아카데미상의 예고편으로 불리는 미국감독조합상 후보가 발표됐다며 극영화 부문 감독상 후보에 올해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받은 ‘오펜하이머’의 크리스토퍼 놀란, 마틴 스콜세지 등 쟁쟁한 감독들이 후보에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8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감독조합상 후보에 탈북민을 소재로 한 영화의 감독이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감독조합은 다음 달 10일 베버리 힐즈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개빈 감독이 제작한 ‘비욘드 유토피아’는 탈북민 두 가족의 필사적인 북한 탈출, 성공과 강제북송의 명암, 이들을 구출하려는 한국 목사의 노력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녹취: 영화 트레일러]
이 영화는 지난해 1월 세계 독립 영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는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 부문 예비 후보에 선정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빈 감독은 앞서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영화를 통해 미국 사회에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의 희망은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는 것”이라며, 그들의 목소리가 전달되고 그들의 삶의 실상이 드러나는 것이 자신이 만난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매들린 개빈 감독] “Our hope is to have the widest audience see this film because I think that's what North Korean need. They need. Again, their voices heard. They need the reality of their lives inside North Korea exposed. That's what the people I've met want. And so that's what I want.”
아울러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정책을 비판하며 “이 영화를 통해 중국이 송환 정책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개빈 감독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내 성폭력 피해 여성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다큐영화 ‘기쁨의 도시(City of Joy)’로 여러 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저명한 감독입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지난해 10월 미 600여 개 극장에서 개봉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미국 공영방송 PBS를 통해 미 전역에 방영됐습니다.
PBS는 이 영화에 대해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믿고 자란 탈북민들이 “모든 것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감동 스토리”라고 호평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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