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러 무기거래 정황 지속…접경지서 열차·선박 움직임 활발


13일 북러접경 지역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야적장에 화물(원 안)이 포착된 가운데 바로 앞 선로에는 열차 여러 대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13일 북러접경 지역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야적장에 화물(원 안)이 포착된 가운데 바로 앞 선로에는 열차 여러 대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정황이 계속해서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러 접경 지역에서 열차를 이용한 화물의 이동 장면이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라진항에는 올해 5번째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지난 13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선 야적장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파란색 물체를 볼 수 있습니다.

지붕이 있는 건물 양 옆으로 적재돼 있는 이 물체는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화물. 적재된 화물은 길이만 각각 가로 100m와 30m일 정도로 적지 않은 양입니다.

선로에선 열차도 볼 수 있습니다.

이날 이 일대에서 포착된 열차만 약 5대로, 열차의 길이는 40m에서부터 290m까지 다양합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10일 자 위성사진에서는 위치와 길이가 다른 열차 여러 대가 포착됐는데, 사흘 동안 이 같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이곳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정황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이날 포착된 화물과 열차가 러시아 향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이 지점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날 포착된 열차에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무기가 실려 있는지도 주목됩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4일 “우리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 나라가 거래한 무기가 탄약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제공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약 900km에 달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 인프라를 겨냥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을 추가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We anticipate that Russia will use additional North Korean missiles to target Ukraine's civilian infrastructure and to kill innocent Ukrainian civilians. These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are capable of ranges of approximately 900 kilometers that's about 550 miles. This is a significant and concerning escalation in the DPRK's support for Russia.”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지원이 확대되는 중대하고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진항을 촬영한 12일 자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을 촬영한 12일 자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북러 무기 거래 현장인 라진항에선 또다시 대형 선박의 정박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에는 지난 12일 길이 약 100m 선박이 정박했으며, 사흘 뒤인 15일 같은 길이의 또 다른 선박이 입항했습니다.

어김없이 이들 선박 앞에는 100m 길이로 적재된 컨테이너도 확인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8월 26일 최초 선박 포착 이후 2023년 한 해 동안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약 26척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올해의 경우 지난 2일과 7일, 8일에 총 3척의 선박이 입항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2척의 선박을 더하면 올해 이곳을 드나든 선박은 5척으로 늘어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열차 혹은 선박을 이용한 북러 간 무기 거래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해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Instead of absolutely claiming absurdly claiming about non-existent arms dealings, the US must once and for all stop supplying lethal armaments to Ukraine which cause bloodshed and prolongs the world.”

러시아도 같은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