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민간 상선과 미군 함정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을 국제 테러단체로 재지정하면서 후티 반군의 북한제 미사일 사용 전적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미 유엔이 북한 미사일 유입 사례를 폭로한 적이 있고 최근에도 후티 반군의 미사일 파편에서 한글 표기가 발견돼 추가 증거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를 운항하는 상선과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후티 반군의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폭격을 가하고, 지난 2021년 2월 이후 약 3년 만에 후티 반군을 테러단체로 재지정했습니다.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에 관심이 쏠리는 건 과거 후티 반군이 북한제 미사일을 사용하거나 확보한 정황이 수차례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북한에서 만들어진 ‘북한제’ 미사일의 사용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최근 VOA는 외교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사진에서 후티 반군의 순항미사일 파편에 적힌 한글 표기를 발견해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31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 요격된 이 미사일의 엔진 덮개에서 손으로 적은 듯한 ‘1025나’라는 글씨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예멘에서 약 1천500km 떨어진 요르단 남부 마안 지역에서 요르단 공군에 의해 요격된 이 순항미사일에는 과거 북한의 기술 지원으로 이란이 개발한 터보 제트엔진 ‘톨루(Tolou)-10’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엔진의 덮개에서 한글이 식별되면서 북한이 이란에 제공한 엔진이 후티 반군 측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북한과 후티 반군의 미사일 협력 정황은 예멘에 대한 제재를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산하 2140 예멘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보고서에서도 드러난 바 있습니다.
예멘 전문가패널은 2017년 보고서에서 북한제 화성 5호 미사일의 복제본인 스커드 B 미사일 최소 90기가 예멘에 공급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듬해인 2018년엔 후티 반군이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잔여물을 수거해 북한의 ‘화성-6형’ 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 밖에 전문가패널은 예멘 후티 반군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린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15년에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군사기지로 발사한 20여 발의 미사일도 북한제 스커드 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의 유탄발사기인 F-7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데 이어 러시아도 북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중동에서 북한제 무기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10월 유엔총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 회의에서 “일부 서방 국가들이 중동 위기를 우리와 억지로 연결하려는 대북 비방 책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관련 주장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What cannot be overlooked with that some Western countries are resorting to smear campaign against DPRK to forcibly link the Middle East crisis to us. Some mass media belonging to US administration are spreading groundless and false rumor that North Korea’s weapon seems to be used for attack on Israel.”
특히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인터뷰한 VOA를 겨냥해 “미국 행정부 소속 어떤 매체가 북한의 무기가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근거 없고 거짓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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