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단 도발을 저지할 최선의 방안은 강력한 물리적 대응뿐이라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공포를 느껴야 현재의 공세를 멈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 39호실 고위 경제 관료를 지낸 리정호 씨는 북한 지도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이 실제 군사적 대응에 나서는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3일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 출신의 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와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전략’을 담은 공동 기고문을 발표한 리정호 씨는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포 사격이나 미사일 도발에 나설 경우 즉각 원점을 타격하는 등의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군사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리정호 씨] “핵실험을 한다든지 미사일을 발사할 때 미사일을 요격하는 또는 도발했을 때 원점이나 지도부를 타격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그들도 겁을 먹고 핵 도발을 하려고 하지 않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아무런 제동이 없잖아요. 아무런 제한이 없으니까 그렇게 무모한 그런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리정호 씨와 맥스웰 부대표는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 김정은이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전례 없는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동맹은 김정은의 무모한 도발에 즉각적이고 결단력 있는 군사적 대응을 하고, 핵무기 사용 시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난 수십년 간 미한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대북 억제력이 약화되고 김정은이 상황을 오판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을 비판했습니다.
한국에 대해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는 김 위원장의 행동은 미국과 한국이 자신을 실제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리정호 씨는 북한은 자신들의 핵 역량을 무력화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상황도 매우 두려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팀 스피리트’ 훈련 같은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녹취: 리정호 씨] “내가 북한에 있을 때 보면 미국이 3월이 되면 팀 스프리트 훈련도 하고 정기적인 한미연합훈련을 하는데 그 때마다 항공모함이 2~3척씩 들어오고, B-52라든지 B-1B 같은 전략폭격기들이 들어올 때는 겁이 나고 그랬는데, 계속 그것이 감소되다 보니까 북한 지도부가 이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리정호 씨와 기고문을 공동 작성한 맥스웰 부대표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역사적으로 지난 30여년 간 미한동맹은 북한에 대해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 적이 없었다”면서 억제력은 유화적인 대응이 아니라 강력한 대응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You know that Kim Il Sung, Kim Jong Il and Kim Jong UN know that they must not attack when the alliance is strong and team spirit is when the alliance demonstrates the military capability to defeat North Korea. I think it is the best way to reduce tensions because if we don't respond, then North Korea is going to continue to conduct provocations. They're going to continue to push the envelope and make things more dangerous.”
맥스웰 부대표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은 동맹이 강할 때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대규모 연합훈련 실시와 같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발에도 대응하지 않으면 북한에게 계속 그렇게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군사적 대응이 긴장을 완화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은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아파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 내부의 심리에 정통한 전직 북한 고위 관리와의 정책 제언 협력은 매우 특별하고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learned a lot from RI Jeong Ho. I've talked to him a lot over the last few years so he really helps me to understand the North Korean situation. He really is able to describe, you know, the broken promise that Kim Jong UN has made to the Korean people in the North that nuclear weapons and missiles would bring peace and prosperity. So it really is, I think an important message for us to understand what is happening inside North Korea.”
“핵무기와 미사일이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김정은이 북한 주민에게 한 약속이 ‘깨진 약속’이라는 것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리정호 씨”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의 통찰은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며,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을 다듬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강력하고 단호한 군사적 대응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두 전문가들의 견해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반격하고 다음 단계로 북한의 긴장 격화를 저지할 수 있는 여러 단계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So you've got to be prepared to say, look, if you strike one of the targets in South Korea, the first thing we're going to do is we're going to hit back and destroy this in North Korea. And then if you decide to escalate, we're prepared to hit that as the next step. So we've got to be trying to deter him not just at the first level but at several levels to affect his willingness to escalate.”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를 위해 탄도미사일 방어를 점검하고 무인항공기 드론을 격추하며 북한의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미국과 한국이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현시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도발에 미한 양국이 군사적 대응을 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 격화를 바라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신중하고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 11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도발을 지속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해 미국과 한국이 군사적 맞대응보다는 더 나은 방안을 찾을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 모두 북한의 활동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면서 안정적인 상황을 보장하기 위한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리정호 씨는 “그런 견해도 단기적으로는 일리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것이 지난 30년간 지속돼 왔고,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면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할 때가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대응에 맞설 역량도 용기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정호 씨] “1년, 2년이면 그런 것이 얘기가 될 수 있지만 지금 30년 동안 계속 북한이 그렇게 할 까봐 긴장을 키울까 봐 조심스럽게 왔는데, 핵무기, 미사일이 굉장히 진화되어 있단 말이에요. 독재자가 비겁해요, 용감하지 않다고. 그런데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무모해진다고요. 한국이 거기에다가 보복 타격을 한다 그러면 정말 반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서 위협을 느끼게 의지를 꺾어야 된다 그런 겁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실제 북한의 미사일 공격 등에 대응해 단순 방어를 넘어 ‘격퇴’로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존 플럼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담당 차관보는 지난 2022년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MDR)’ 대담에 참석해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가용 자산을 총동원해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압도적 보복 조치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플럼 차관보는 “방어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포괄적 격퇴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미사일 발사 전 단계를 지칭하는 ‘발사 왼편’ 전략뿐 아니라 발사 직후를 의미하는 ‘발사 오른편’에서도 모두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국도 북한의 대남 도발시 강력한 대응 타격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14일 육군 5군단 항공단을 방문해 적 도발 대비태세를 현장점검하는 자리에서 대남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의 항공기가 있다면 “신속히 출격해 끝까지 추격하고 주저함 없이 격추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국 합참이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이어 드론작전사령부에서도 “현대전에서 드론은 유사시 적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억제 및 공격작전을 수행하는 주 작전수단”이라면서 “적이 도발할 경우 다시는 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히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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